FASHION

K-추억까지 소환시킨 샌디 리앙

도대체 어디까지 K를 붙일 수 있을까? 세기말 한국 소녀들의 추억을 길어 올리는 샌디리앙

프로필 by 김민정 2025.08.18

뉴욕 디자이너 샌디 리앙(Sandy Liang)은 늘 ‘소녀 시절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이번 2025 가을/겨울 컬렉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핑크빛 다이어리, 낙서 가득한 플래너, 유년기의 낙서 같은 단서들이 런웨이를 가득 채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건 한국의 ‘행운의 별’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받은 룩이었다.

바로, 별 종이접기 튜토리얼을 통째로 프린트한 스커트. 종이를 오므리고 접어 귀여운 별을 완성하던 그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디자인은 보는 순간 ‘아, 이거 알지!’ 하고 웃음 짓게 만든다. 학창시절 누군가 몰래 선물해주던 유리병 속 반짝이는 별들, 친구들과 수다 떨며 손끝으로 접어내던 작은 소망들. 그 사소하지만 반짝였던 기억이 런웨이 위에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샌디 리앙은 이번 시즌, 단순히 ‘예쁘다’는 감각을 넘어 ‘개인적인 기억이 가진 힘’을 이야기한다. 별 접기 스커트와 함께 플래너 속 낙서가 그래픽으로 옮겨진 아우터, 진주와 리본으로 장식된 액세서리까지. 결국 이 컬렉션은 ‘어린 시절의 나’를 지금의 나와 이어주는 다리 같다.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소녀를 샌디 리앙은 장난스럽고도 다정하게 불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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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 @sandyli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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