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를 닮은 호텔,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
미슐랭 다이닝부터 대만식 괄사까지, 오래된 타이베이와 지금의 타이베이를 하루에 경험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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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ITY WITHIN
한 도시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오래 머물 필요는 없다. 때로는 그곳의 시간과 취향이 스며든 공간에서 보내는 하루면 충분하다. 오래된 타이베이와 지금의 타이베이를 한 지붕 아래 품은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
현대 사회는 언제나 놓쳐서는 안 될 리스트를 업데이트한다. 그리고 우린 종종 이 빠르고 급하게 흐르는 트랙에서 잠시라도 발을 헛디디면 뒤처진다는 ‘포모’에 시달린다. 늘 흥미로운 일들이 나 특정한 레시피, 스타일, 또는 지역에 대해 얘기한다. 몇 해 전에는 베를린이, 그다음에는 코펜하겐이 지금 꼭 가지 않으면 안 되는 힙스터들의 최종 집결지 같았다.
타이베이는 자신을 ‘다음 도시’라고 요란하게 주장하지 않는다. 오래된 찻집과 새로 생긴 바, 낡은 아케이드와 매끈한 디자인 숍, 야시장과 파인다이닝이 별다른 경계 없이 한 도시에 섞여 있다. 청나라 시대의 흔적 위로 일본 통치기의 건축이 남았고, 전쟁 이후 중국 대륙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또 다른 문화와 음식을 더했다. 오래된 사원에서 몇 블록만 걸으면 일본식 가옥을 개조한 카페가 나오고, 다시 고개를 들면 타이베이101이 시야에 들어오는 식이다. 이 도시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굳이 서로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다. 그래서 타이베이는 ‘지금 당장 가야 할 곳’이라기보다, 막상 도착하고 나면 왜 이제야 왔을까 싶은 도시다.
이 도시의 성격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소 중 하나가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다. 처음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를 마주하면 적어도 한 세기는 이 자리를 지켰을 법한 유럽의 그랜드 호텔을 떠올리게 된다. 프렌치 르네상스풍의 외관과 아치, 석조 장식에 안으로 들어서면 높은 천장과 대리석, 화려한 샹들리에가 이어진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타이베이 한복판에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의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가 문을 연 것은 2014년이다. 오래된 건물을 리뉴얼한 것도 아니다. 과거 타이베이의 유명 국제 호텔이었던 중타이 빈관(Mandarina Crown Hotel)을 허물고 완전히 새로 지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이 모든 게 새롭게 보인다. 호텔은 타이베이의 비즈니스 중심지이면서 가로수가 길게 이어지는 둔화북로에 자리한다. 번잡한 관광지 한복판에서는 조금 비켜서 있지만 신이 쇼핑 지구와 타이베이101까지 차로 15분, 타이베이 아레나와 MRT역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다. 쑹산국제공항에서는 차로 약 10분이면 도착한다. 건물의 웅장함은 객실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256개의 객실과 47개의 스위트는 가장 기본적인 객실이 55㎡부터 시작한다. 대리석 욕실과 넉넉한 드레스 공간을 갖췄고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376㎡, 만다린 스위트는 320㎡에 달한다. 두 스위트에는 별도의 일상의 피로를 풀어주는 자쿠지, 스팀룸, 사우나를 갖춘 욕실과 피트니스 시설까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이 호텔을 즐기는 방법은 방 안에 머무는 것보다 훨씬 많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토니 치가 세 곳의 레스토랑을 디자인했으며, 중식당 ‘야 거(Ya Ge)’는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 현지에서 재배한 식재료를 중심으로 정교한 중식과 딤섬으로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이탤리언 레스토랑 ‘벤코토(Bencotto)’는 미슐랭 셀렉티드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2026년 감베로 로소에서 1포크를 받았다. 로비 옆 더 제이드 라운지에서는 만다린 오리엔탈의 애프터눈 티를, 아트리움의 만다린 케이크 숍에서는 케이크와 갓 구운 빵, 마카롱과 수제 초콜릿을 즐길 수 있다. 밤에는 또 다른 분위기다. 1920년대 아르데코 스타일로 꾸민 M.O. 바의 긴 바에 앉아 클래식 칵테일이나 샴페인을 마실 수 있다. 흥미롭게도 호텔의 프레스 키트는 이곳을 ‘타이베이 여피족들의 모임 장소’라고 소개한다. 도시의 오래된 그랜드 호텔을 닮은 건물 안에 지금의 타이베이 사람들이 모이는 바가 있다는 것도 이 호텔다운 장면이다. 스파에 들어가면 이야기는 다시 대만으로 돌아온다. 야부 푸셸버그가 디자인한 ‘더 스파 앳 만다린 오리엔탈’은 두 개 층, 3500㎡가 넘는 공간에 12개의 트리트먼트 스위트와 티 라운지, 피트니스 센터를 갖췄다. 정원 사이에는 20m 길이의 야외 온수 수영장도 자리한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포모사(Formosa)’다. 대만의 옛 이름에서 따온 트리트먼트로, 바다 진주와 소금을 배합한 족욕에서 시작해 화이트 클레이 팩과 마사지, 대만 전통 방식의 괄사로 이어진다. 프렌치 르네상스풍의 건물 안에서 대만의 오래된 웰니스 방식을 경험하는 셈이다.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는 이 도시와 꽤 닮았다. 프렌치 르네상스풍의 건물에서 눈을 뜨고 미슐랭 중식을 먹은 뒤 대만식 괄사를 받고, 문밖으로 나서면 다시 지금의 타이베이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동양과 서양을 굳이 어느 한쪽으로 정리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시간과 취향이 겹쳐 있는데 이상하게 어색하지 않다. 어떤 도시, 더 크게는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건 어쩌면 엄청난 양의 지식이 아니다. 그저 하루 즈음 그들의 모든 것이 스며 있는 공간에서 지내는 것.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는 그 하루를 위해 만들어졌다.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나만의 타이베이 만나기
아는 것만큼 보이는 게 여행이다. 좀 더 깊게 여행지를 들여다보려면 전문가의 힘을 빌리는 편이 좋다. 틀에 박힌 가이드 투어를 지양한다면 정해진 명소를 빠르게 훑는 대신, 조금 더 개인적인 방식으로 타이베이를 소개하는 마이타이완투어(MyTaiwanTour) 서비스를 이용해보자.
대만 현지의 전문성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여행자의 취향과 속도에 맞춘 프라이빗 투어를 설계하며, 지우펀을 비롯한 주요 지역을 보다 유연하고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www.mytaiwantour.com
Credit
- 사진/ Ⓒ mandarin oriental taipei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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