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발매된 강산에의 새 싱글
일상의 감각을 떠올리게 만드는 노래를 듣자 온기가 몽글몽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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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에의 목소리는 쾌청하고 단단하다. 돌에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같이. 강산에는 날마다 새 곡을 내는 부류의 가수가 아니지만 우리 세대 대다수는 그의 노래를 내내 곁에 두고 살아왔다. 아주 어릴 적 ‘라구요’의 첫 소절을 듣고 ‘문학 같은 가사는 이런 거구나’ 실감한 기억이 난다. 한국말로 된 가사가 그토록 아름다운 걸 처음 느꼈던 것 같다. ‘명태’는 듣고 나서 무슨 사회문화적인 노래인가, 했고.
몇 해 전 강산에는 10년 만에 싱글 <가만 있어봐라>를 냈다. 빠른 템포와 경쾌한 리듬의 ‘툭툭탁’은 모기와 파리, 귀뚜라미를 보며 삶의 이치를 떠올린 곡이고, ‘성의김밥’은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 허기가 져 참치김밥, 땡초김밥 두 줄을 먹는다는, 절로 실소가 나오는 노래다. 제주로 거처를 옮기며 사사로운 일상을 담은 곡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일상을 말하는 그가 새롭고 반갑다 했지만 사실 2008년 8집 <물수건>을 낼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좋아하는 이에게 친구 딸의 그림을 선물하겠다는 곡 ‘이구아나’처럼 사랑스러운 가사는 떠오르지 않으니까. 강산에가 오랜만에 신곡을 낸다. 1월, 4년여 만에 공개를 앞둔 새 싱글 <그 앞에 세워주세요>를 미리 들어봤다. 차분한 포크 리듬과 특유의 가사는 여전하다. 데뷔 31주년 콘서트를 통해 다시 뭉친 강산에밴드의 기타와 키보드 사운드 역시 야무지고 조화롭다. 무엇보다 그 어느 곡보다 꾸밈없이 솔직하다. “도착했을 때 기분이 좋아 오천 원을 더 드렸죠/ 웃는 얼굴의 아저씨를 보니까 진짜 좋네요/ 네 여깁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복 마이 마이 마이 마이 받으세요.” 듣는 이도 얼큰하게 취기가 거나해지는 노래. 대놓고 연말과 새해의 노래다. 그러다 문득 세상에 대한 한탄도 자조도 없이, 그저 사는 얘기 하다가 기분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담은 곡을 언제 들었나, 싶다. “언제나 자신이 사는 시대를 살고 있을 뿐”이라 말하던 가수가 우리에게 말하는 외침 같기도 하다. 더 사람답게 살자고. 쾌청한 목소리가 유독 따뜻하다.
Credit
- 사진/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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