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올 가을/겨울 옷 잘입고 싶다면 여기 주목하세요! 2025 가을 겨울 런웨이 하이라이츠

새 시즌을 맞이하기에 앞서 주목해야 할, 주요 패션 하우스의 키 룩을 한데 모았다.

프로필 by 이진선 2025.08.10

Balenciaga

뎀나는 ‘표준(Standard)’을 테마로 일상적인 룩에 비범하고 특별한 감각을 불어넣었다. 화이트 셔츠와 펜슬 스커트, 미니멀한 코트 등 전형적인 오피스 웨어를 대담하게 변주했고 강렬한 컷아웃이 더해진 로고 티셔츠, 네온 컬러의 수영복은 스윔 드레스로 한 끗 다르게 재탄생했다. 특히 스카프 칼라가 어우러진 화이트 캐시미어 코트는 디자이너 특유의 절제된 럭셔리를 보여주었고, 온통 구멍이 나 있는 수트는 무엇을 어떻게 입느냐는 ‘태도’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드러냈다. 푸마의 스피드캣 OG를 재구성한 다양한 컬러의 ‘울트라 소프트 스피드캣’과 트랙수트, 시어링 재킷, 알파인스타스(Alpinestars)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아이웨어, 장갑, 헬멧 등 발렌시아가의 팬이라면 열광할 만한 협업 아이템도 눈길을 끌었다.


Burberry

가장 영국적인 브랜드, 버버리. 이번 시즌, 다니엘 리는 영화와 TV 속에서 관습적으로 묘사하는 영국의 것에 집중했다. 장소로는 런던 테이트 브리튼을 택했다. 런웨이를 장식한 거대 커튼에는 영국 거장들의 풍경화와 태피스트리에서 영감받은 문화유산이 재해석돼 담겼다. 그렇다면 런웨이는? 다니엘 리는 하우스 아카이브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듯했다. 니트·시어링 소재 케이프가 돌아왔고, 에비에이터 요소를 더한 코트 역시 빠지지 않았다. 여기에 두꺼운 실타래 프린지를 단 니트 드레스, 플로럴 프린트 트렌치코트, 벨벳 소재 스목 드레스로 현대적 해석을 더했다. 이날의 킥은 제이슨 아이삭스, 리처드 E. 그랜트, 레슬리 맨빌 등 내로라 하는 영국 셀러브리티들이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 이날의 버버리는 영국 그 자체였다.


Chanel

“느슨하게 매거나 바람에 흩날리는 리본은 매력을 발산한다”는 문구가 적힌 초대장부터 19미터에 달하는 커다란 블랙 리본 모양(시노그래피 아티스트 윌로 페론의 작품) 세트를 보자 이번 시즌의 테마를 곧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바로 가브리엘 샤넬의 상징적 요소 중 하나인 리본! 트위드 재킷에 튤 소재의 스커트와 작은 리본 장식을 더한 오프닝 룩을 시작으로 리본을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실험한 듯했다. 목에 묶거나 프린트, 스팽글 자수, 오려내고, 니트로 짜고, 머리에 꽂기까지. 그야말로 리본 천국! 여기에 또 다른 조력자, 진주도 존재감을 뽐냈다. 커다란 진주를 엮은 크로스 백부터 미니 백, 커스텀 주얼리, 힐까지 진주로 장식했으니. 새로운 수장의 합류를 앞두고 하우스의 아카이브를 재정비하는 듯 느껴진 71벌의 룩. 브랜드의 공식을 잘 아는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와 찬란한 유산은 준비되어 있다. 오는 10월에 공개될 마티유 블라지의 첫 쇼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Chloé

끌로에의 쇼 노트 말미는 이렇게 끝이 난다. “사랑을 담아, 세미나.” 여성 디자이너가 만든, 동시대 여성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브랜드, 바로 끌로에일 것이다. 바람처럼 흐르는 실루엣, 다채로운 패턴, 수공예 크로셰・자수・프린지 디테일, 틀에 갇히지 않은 레이어드 스타일링・・・. 모두가 자연스러운 여성성과 관능미, 독립적이면서도 자유로운 가벼움을 드러낸다. 이번 시즌엔 발목까지 흘러내리는 맥시 드레스부터 시스루 톱에 매치한 스트레이트 팬츠까지, 하우스 특유의 유연한 실루엣으로 진화했다. 여기에 퍼 칼라 장식, 퀼팅 코트, 구조적인 어깨선, 레더 코트 같은 묵직한 요소를 더해 부드러운 실루엣 속 균형감을 완성했다. 세미나 카밀리의 끌로에는 역대 디렉터들이 쌓아온 기조를 잇되 그 본질을 한층 섬세하게 다듬는다. 한없이 부드럽지만 중심은 단단하다.


Coach

당장 입고 거리로 나서도 좋을 룩들의 향연. 물론, 남다르고 세련된 건 기본이다. 스튜어트 베버스가 선보인 코치 런웨이는 빈티지 무드에서 출발했다. 데님, 몰스킨, 클래식 수트 패브릭으로 만든 오버사이즈 팬츠는 과장되지 않으면서 넉넉한 실루엣을 자랑했고, 크롭트 티셔츠와 스웨트셔츠, 니트, 재킷 등이 이를 균형 있게 감쌌다. 액세서리 역시 눈길을 끈다. 1968년 아카이브에서 영감받은 ‘트윈 포켓’ 백이 처음으로 공개됐고, 주얼 참을 더한 ‘소호’ 스니커즈는 시그너처 아이템으로 자리를 굳혔다.


Dior

디올 2025 F/W 컬렉션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올랜도>에서 출발했다. 세기와 성별을 넘나들던 빅토리아 시대 한 시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시간을 초월한 새로운 여성성과 디올의 유산을 현대적이고 창의적으로 재해석했다. 미국의 저명한 연극연출가 로버트 윌슨이 구성한 무대를 배경으로, 고풍스러운 러플 칼라 레이스 블라우스와 날카로운 가죽 재킷, 코르셋으로 조인 티셔츠 위에 걸친 터프한 파카 등 과거와 현재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모습. 코르셋과 크리놀린 드레스는 유연한 실루엣으로 모던하게 재구성했고, 밀리터리풍 벨벳 재킷은 자수 코르셋 패널을 매치해 여성성과 남성성을 동시에 담아냈다. 디올의 전임자 지안프랑코 페레가 구상한 화이트 셔츠를 다양하게 스타일링한 점, 존 갈리아노의 상징적인 ‘자도르 디올(J’adore Dior)’ 로고 티셔츠를 펑크하게 오마주한 점도 눈여겨 보아야 할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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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진선,서동범, 윤혜영, 윤혜연, 김경후
  • 사진/ Launchmetrics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