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디자인 신에서 떠오르는 작가, 김민재의 서울 작업실에서 나눈 대화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업실에서 마주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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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WE COME_김민재
디자인 마이애미가 한국에 처음 상륙한다.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에 참여하는 다섯 작가의 작업실에서 마주한 것들.
김민재 Kim Minjae
뉴욕에 기반해 활동하는 김민재는 최근 국내외 가구 디자인 신에서 가장 활발히 전시를 펼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회화와 건축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에 바탕해, 구조적인 디자인과 비정형적인 미감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아트 위크 기간 동안 서울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업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Kim Minjae, <Ruffled Chair>, 2025, Wood, lacquer, fabric, resin, 86.36x53.34x54.61cm.
이번 전시에서 옻칠과 보료를 더한 데이베드와 디렉터스 체어를 연상시키는 의자 등 상반된 스타일의 가구를 전시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내 작업은 서양적 미감과 동양적 미감이 혼재해 있다는 평을 자주 받는다. 몇 해 전 소속 갤러리인 마사(Martha)에서 연 첫 전시에서는, 미국으로 대학을 가게 되면서 내가 느껴온 배경이나 문화에서 오는 차이를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미국 내에서는 점점 한국의 전통을 재해석하는 작가라는 인식으로만 알려지니 이를 극단적으로 해석한 작업을 선보인 적도 있다. 그 연장선에서 지난해 아름지기 전시에서 선보인 작업이 이번 전시 참여작 중 하나다. 반면 근작인 <Ruffled Chair>는 LA 할리우드 이미지에 착안했다. 두 문화 사이에서 오갈 수 있는 게 내게 있어서는 큰 도구이고, 그 사이를 아우르거나 의도에 따라 선택하는 과정을 즐기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가구의 구조는 견고하되, 장식적인 요소는 매우 추상적이거나 분방한 인상을 준다.
회화와 건축을 전공했는데, 학생 때 르 코르뷔지에와 조셉 사비나의 작업에 영향받기도 했다. 코르뷔지에가 그림을 그리면 사비나가 그림을 바탕으로 조각을 만들었거든. 나무를 깎으면 물리적으로는 작아지지만, 형상에 따라 시각적으로는 볼륨감이 생기며 더 크게 보이는데, 그 점이 재미있다. 건축 스튜디오인 지안칼로 스튜디오에서 일할 때 ‘스케일레스니스(Scaleless-ness)’라는 개념을 접한 적이 있다. “건축이나 디자인을 할 때 스케일을 뺀다”라는 개념이 무슨 말인지 당시엔 또렷이 이해할 수 없었는데, 공간에 관한 고정된 감각을 둔하게 만들라는 것이었다. 사물을 볼 때 산업화된, 익숙한 두께나 규격이 있는데 그런 걸 배제했을 때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작업을 할 때에도 사물이 주는 존재감을 다르게 만드는 것에 유념한다.

조명 갓으로 레진을 더한 유리섬유처럼 새로운 소재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직접 소재를 개발하는 이유가 있나?
임스 체어의 파이버글라스처럼, 유리섬유에 UV 레진을 더해 열을 가하며 한 땀씩 모양을 잡는다. 나는 ‘유리 퀼팅’, ‘유리 누빔’이라고 칭하는데, 전형적인 상태를 벗어나 자연스러운 형태와 질감을 만들고 싶어서 고심한 결과물이다. 화가인 어머니가 형태를 잡는 작업을 오랫동안 봐왔기에 내겐 익숙한 방식이고, 건축을 공부하며 정형적인 선을 탈피하고 싶은 갈망을 반영한 것도 있다. 러플 체어의 경우에도, 직접 재봉틀로 여러 차례 박음질하며, 의복을 만들 때처럼 패턴을 떠서 재단하는 과정을 거쳤다.
최근 몇 달간 서울의 레지던시에 두 명의 작가와 머물며 작업하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에 관해 들려준다면?
팬데믹 기간 동안 서울에서 재미있는 전시나 새로운 작가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하는 걸 보면서,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벨트 레지던시에 참여해 작업실 겸 생활을 하며 인터랙티브 작가, 공예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준비 중이다. 계속해서 틀을 넓혀가면서 재미를 잃지 않는 작업을 지속하고 싶다.
※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Design Miami. In Situ)’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전시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Illuminated: A Spotlight on Korean Design)»는 9월 2일부터 14일까지 DDP 이간수문전시장에서 열린다.
Credit
- 사진/ Erik Benjamins ⓒ Marta LosAngeles(작품),전의철(인물)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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