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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파워! 찰리 XCX부터 킴 카다시안까지, 지금 전 세계가 서울을 찾는 이유

셀럽들의 루틴과 함께 증명되는 K-뷰티의 힘

프로필 by 최강선우 2025.08.25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서울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셀럽들 사이에서 K-스킨케어 철학을 경험할 필수 도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 찰리 XCX가 서울에서 조선미녀 브랜드와 함께 현대 K-뷰티의 진정성을 보여줌

✓ K-뷰티는 가격 대비 효과와 혁신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지난주 ‘브랫팝’의 아이콘 찰리 XCX는 서울 무대와 뷰티 신을 동시에 점령했다. 노르웨이에서 열린 오야(Oya) 페스티벌 무대 직전, 그녀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선택한 것은 한국 브랜드 조선미녀(Beauty of Joseon)의 진정·광채·아이케어·선케어 라인업이었다. 피부 바탕을 얇고 투명하게 정돈해 메이크업이 잘 받도록 설계하는 방식은 곧 K-스킨케어의 철학을 상징한다. 완벽히 가려내는 것이 아니라 피부의 결을 살리며 빛을 얹는 것. 서구식 메이크업 문화가 강조해 온 ‘커버’ 중심의 태도와 다른 길을 보여주고 있었다. 글로벌 팝 스타의 무대 뒤에서 이 철학이 증명되었다는 점은 단순한 광고 효과를 넘어, K-뷰티가 제안하는 새로운 미학을 뚜렷하게 드러낸 순간이다.

지난주 ‘브랫팝’의 아이콘 찰리 XCX는 서울 무대와 뷰티 신을 동시에 점령했다. 노르웨이에서 열린 오야(Oya) 페스티벌 무대 직전, 그녀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선택한 것은 한국 브랜드 조선미녀(Beauty of Joseon)의 진정·광채·아이케어·선케어 라인업이었다. 피부 바탕을 얇고 투명하게 정돈해 메이크업이 잘 받도록 설계하는 방식은 곧 K-스킨케어의 철학을 상징한다. 완벽히 가려내는 것이 아니라 피부의 결을 살리며 빛을 얹는 것. 서구식 메이크업 문화가 강조해 온 ‘커버’ 중심의 태도와 다른 길을 보여주고 있었다. 글로벌 팝 스타의 무대 뒤에서 이 철학이 증명되었다는 점은 단순한 광고 효과를 넘어, K-뷰티가 제안하는 새로운 미학을 뚜렷하게 드러낸 순간이다.

사진/ Øyafestivalen_레딧 사진/ Øyafestivalen_Helge Brekke 사진/ BRAT_Atlantic records 사진/ CharliXCX_way out west


셀럽의 화장대 위 K-스킨케어


사진/ 헤일리 비버 SNS

사진/ 헤일리 비버 SNS

셀럽들의 루틴 속에서 한국식 스킨케어는 이미 생활화되어 있다. 모델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는 COSRX의 96% 스네일 뮤신 에센스를 “구원자”라 부르며 수분과 재생 케어의 핵심으로 꼽았다. 시드니 스위니와 브룩 쉴즈는 ‘라네즈’의 수면 마스크와 립 마스크를 애용한다고 밝혔고, 배우 플로렌스 퓨는 ‘닥터 자르트’의 시카페어 라인을 개인 SNS에서 극찬하며 제품 품절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헤일리 비버가 ‘메디큐브’의 PDRN 핑크 콜라겐 마스크를 꾸준히 사용하는 모습은 SNS를 통해 확산되며 빛나는 피부의 비밀로 회자되기도 했다. 앞서 스칼렛 요한슨 역시 영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홍보차 내한했을 당시 “오늘 아침에는 눈을 뜨자마자 쇼핑에 나서 화장품들을 싹 쓸었다.”라며 한국 화장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사진/ 킴 카다시안 SNS 사진/ 킴 카다시안 SNS 사진/ 킴 카다시안 SNS

지난주 방한한 킴 카다시안의 행보 역시 K-뷰티가 더 이상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의 개인 SNS를 통해 한국에서 우리가 하는 일들”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눈썹 위 테이프 부착(강력 레이저 보호)과 팩을 올린 시술 사진을 공개했다. 그리고 팔에서 자신의 혈액을 채취하는 순간도 가감 없이 드러내 보였다. (공식적인 시술 명칭이나 병원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위 ‘뱀파이어 페이셜’이라고 부르는 시술로 추정된다. 또한 한남 구도 피부과와 호안 클리닉, 강남 리엔장, 청담 미엘르인청담의원까지 한남동과 강남의 4군데 병원을 다녀갔다고 알려졌다.) 레이저와 스킨부스터, PRP와 같은 논다운타임(non-downtime) 시술이 짧은 체류 기간에 가능하다는 점은 서울을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세계적 뷰티 투어리즘의 중심지로 만들고 있다.



대세로 떠오른 K-뷰티 브랜드들


셀럽들이 경험하는 K-뷰티는 곧 브랜드와 제품 확장성을 보여준다. 해외 시장에서 각광받는 대표 스킨케어 주력 브랜드로는 COSRX, 조선미녀, 라네즈, 메디큐브, 마녀공장, 닥터 자르트 등이 있다. COSRX는 달팽이 점액 에센스와 여드름 패치로 틱톡과 아마존을 강타하며 북미 차트 상위에 올랐다. 뷰티오브조선은 전통 한방 성분을 강조한 선크림과 크림으로 세포라(Sephora), 부츠(Boots), 얼타(Ulta)까지 진입하며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했다. 라네즈는 슬리핑 마스크로 ‘밤 사이 피부를 회복시켜 준다’는 간단하고 매혹적인 메시지를 각인시켰고, 메디큐브는 PDRN 앰플을 앞세워 장벽 강화와 재생 기능을 강조하며 시장을 넓혔다. 이 브랜드들이 공통으로 가진 힘은 합리적인 가격과 눈에 띄는 효과다. 실험적인 성분을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소비자는 K-뷰티를 ‘합리적 가격의 혁신’으로 인식한다.


서울 곳곳에서 이 열기는 쉽게 확인된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CJ 올리브영은 이제 필수 코스다. 2024년 한 해 동안만 189개국에서 940만 건 이상의 외국인 결제가 이루어졌고, 전체 매장의 92%에서 해외 소비자가 쇼핑을 경험했다. 특히 미국 관광객은 선크림 구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이는 곧바로 글래스 스킨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단순히 기념품을 사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식 기초 루틴 전체를 장바구니에 담아가는 것이다. 매장에서 제품을 고른 뒤 클리닉에서 시술까지 연결하는 ‘제품–리테일–시술’ 패키지가 하루 일정 안에 가능하다는 점은 다른 도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서울만의 매력이다.



K-뷰티 인기 비결, 다섯!


예뻐지기 위해 서울을 찾을 정도로 K-뷰티가 하나의 글로벌 현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K-뷰티가 지닌 철학이다.

K-뷰티는 ‘완벽히 가리는 것’보다 ‘투명한 피부 바탕을 준비하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 이미 2000년대 초반 BB크림과 2010년대 쿠션 파운데이션의 열풍으로 증명된 바 있다. 두껍고 매트한 피부가 아닌, 얇고 촉촉한 피부를 선호하는 흐름은 당시 서구 뷰티 문법을 바꿔 놓았고, 오늘날의 ‘프렙 앤 글로우’로 이어졌다. 필터를 씌운 듯 자연스러운 톤업을 강조한다.


둘째는 접근성이다.

한국에서는 드럭스토어에서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가격으로 달팽이 병풍, 점액, 인삼, PDRN 같은 실험적 성분을 마음껏 시도할 수 있다.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에서나 등장할 법한 혁신적 성분이 저렴한 가격에 제공된다는 점은 글로벌 소비자에게 ‘합리적 가격의 혁신’으로 받아들여진다.


제품에 적용하는 첨단 과학과 고도의 기술력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 뷰티 산업은 화장품과 제약, 바이오 연구가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 센텔라 아시아티카, 스네일 뮤신, 프로바이오틱스처럼 피부 진정과 재생에 특화된 성분 연구가 활발하고, 동시에 레이저와 마이크로니들링 같은 첨단 시술 장비가 빠르게 발전했다.


넷째는 문화적 파급력이다.

숏폼 영상 속에서 K-뷰티는 가장 빠르고 직관적인 언어로 번역된다. 유튜브, 틱톡, 릴스 같은 플랫폼은 메이크업의 제스처와 피부의 결을 반복 재생하며, 세계 어디서든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보편적 코드로 만든다. 이사배와 포니로 대표되는 1세대 뷰티 크리에이터들의 공이 컸다. 또한, 아이돌의 무대 메이크업과 드라마 속 배우들의 투명한 피부는 곧 글로벌 팬덤의 욕망으로 확장된다. 화면을 스치듯 지나가는 짧은 영상 하나가, 문화의 이미지를 전 세계로 파급시키는 거대한 힘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가 제품, 리테일, 시술이 한데 묶인 뷰티 허브라는 점에 있다.

사진/ 유튜브 'YTN'캡처

사진/ 유튜브 'YTN'캡처

명동과 홍대 매장에서 올리브영 쇼핑을 즐기고, 오후에 피부과에서 레이저나 스킨 부스터 시술을 받는 일정이 가능하다. 쇼핑–체험–시술이 하나의 패키지처럼 연결해 관광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경험’으로 끌어올린다. 저렴한 드럭스토어 제품과 최첨단 시술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곳은 사실상 찾기 힘들다.




앞으로의 과제는?


K-뷰티가 두 팔 벌려 어디서나 뜨거운 환영을 받는 흐름은 무척 긍정적이지만, 물론 과제도 있다. 유행의 빠른 주기는 브랜드의 수명 주기 역시 짧게 만들고, 과도한 소비와 환경적 부담을 야기한다. 지속 가능한 성분 개발, 친환경 패키지, 규제와 안전성 강화 같은 과제는 앞으로 K-뷰티가 오래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분명하다. 전 세계가 아름다움의 해답을 찾기 위해 서울을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특정 제품군을 넘어 피부를 준비하는 철학, 합리적 혁신, 과학적 신뢰, 문화적 파급력, 도시 경험이 결합한 현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름다움을 찾는 여정은 결국 서울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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