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리베, 거장의 2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수십 년 동안 레드 카펫의 풍경을 변화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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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beauty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리베(Giorgio Armani Priv′e)의 20주년을 기념하며, 매혹적인 오트 쿠튀르로 할리우드를 사로잡은 이탈리아 거장의 우아한 시간을 되짚어보다.

(왼쪽부터) 자수 장식 원 숄더 실크 드레스는 2007 S/S 컬렉션, 도트 패턴의 오프숄더 튤 드레스는 2019 F/W 컬렉션, 실크·오간자 소재 드레스는 2008 S/S 컬렉션 모두 Giorgio Armani Privé.

크리놀린, 오간자 소재의 볼레로, 실크 크레이프 드레스는 2014 F/W 컬렉션, 시퀸·스팽글 장식 드레스, 오간자 베일은 2023 F/W 컬렉션 모두 Giorgio Armani Privé.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혁명가다. 올해 50주년을 맞은 그의 브랜드는 1980년대의 현란하고 화려한 미학부터 오늘날 오스카 수상자들의 흠잡을 데 없는 우아한 모습까지, 지난 수십 년 동안 레드 카펫의 풍경을 변화시켰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그 누구보다도 오스카 위너들의 의상을 많이 제작한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아르마니가 영화계 톱스타들의 의상을 담당하게 된 것은 ‘뉴 할리우드’라 불리던 1970년대 후반에 뜻밖의 기회를 잡으면서다. 당시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던 리처드 기어와 다이앤 키튼 같은 젊은 배우들이 그에게 의상 제작을 의뢰한 것. 다이앤 키튼은 1978년 영화 <애니 홀(Annie Hall)>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때 아르마니의 재킷을 입었고, 리처드 기어는 1980년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American Gigolo)>에서 아르마니가 제작한 언스트럭처드 블레이저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이때부터 이탈리아 출신의 이 열정 넘치는 디자이너는 별들의 도시인 할리우드를 휩쓸기 시작했다. 그는 1992년 조디 포스터가 영화 <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으로 크림색 컬러의 싱글 재킷에 반짝이는 와이드 팬츠를 입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순간이 “커리어에 분명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그해 시상식을 완전히 점령했고, <위민스 웨어 데일리(WWD)>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아르마니 시상식’이라 바꾸어 부르기도 했다. 아르마니는 “그 모든 일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났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그 후로 그 인연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한다.
아르마니가 20년 전 맞춤 제작 라인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리베를 론칭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당시 새로운 표현 수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오트 쿠튀르는 내 스타일의 다른 면을 탐구할 수 있게 해준다”고 전한다. 현재 90세인 아르마니가 오트 쿠튀르에 대해 갖는 비전은 꿈이면서 동시에 서비스다. 이는 그가 많은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단정하며 품격 있고 시대를 초월하는 미학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르마니의 캔들 스틱을 사든 주얼리를 사든 혹은 립스틱을 사든 이 미학은 언제나 유효하다. 하지만 프리베는 아르마니가 자신의 모든 상상력을 펼치는 곳이다. 그는 자신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이 소중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조차도 마찬가지로 귀중합니다.” 컬렉션이 그의 아틀리에에서 한땀 한땀 수작업으로 제작된다는 점에서 아르마니는 옛 기술을 보존하는 과거의 쿠튀리에(couturier)들과도 연결된다. 그러나 더욱 특징적인 것은 아무리 어려운 테크닉과 고급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그가 말했듯 “아주 단순해 보이는 것 안에 귀중함을 숨겨두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파파라치를 향해 포즈를 취하는 유명인사들만이 프리베의 고객이 되는 건 아니다. 아르마니는 자신의 프리베 디자인을 두고 “단지 멋진 사진이나 런웨이만을 위한 옷이 아닌, 현실의 고객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그 고객들이 상류사회에 속한 사람들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한편으로 오트 쿠튀르가 가진, 틈새의 것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매우 확고한 역할이 있다고 확신하기에 칸 영화제에 참석하는 스타의 의상을 제작하든, 개인 고객이 특별한 날에 입고자 하는 옷을 만들든 그 감정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오트 쿠튀르 제작에 앞서 아르마니가 하는 일은 옷을 입힐 특정한 유형의 여성을 찾는 것이다. “이미 그 여성 역시 나를 찾고 있던 중이니까 훌륭한 조합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어요.” 아르마니의 고객들은 ‘힘, 자유, 자연스러운 우아함’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을 원한다. 어떤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쇼에 설 모델들에게 (또 의상 계약을 한 여배우들에게) 옷을 입히면서 코르셋을 조이고, 파묻힐 정도로 튤을 더하고, 무거운 벨벳으로 사정없이 뒤덮는다. 반면 아르마니 프리베의 옷은 절대로 “의상처럼 느껴지지 않게끔” 한다. “여배우와 평범한 여성 모두에게 좀 더 현대적이고 우아한 버전의 자신이 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그는 프리베 컬렉션에 담긴 비전이 더욱 고상하게 변했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난 몇 년 동안 그의 스타일이나 오트 쿠튀르 고객들의 요구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환상과 현실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입니다. 맞춤 제작된 옷은 더 이상 특권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독특한 옷차림이 필요한 곳에 가야 하는 여성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죠.” 파리에서 열리는 그의 프리베 쇼에 시즌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등장하는 것들이 있다. 그는 “완벽한 일상용 재킷과 자수 드레스는 아마도 모두의 상상 속에 가장 생생하게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브닝 의상으로는 블랙이나 미드나잇 블루와 같은 어두운 색상을 선호하지만, 반짝이는 메탈릭 소재로 옷을 빛나게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데이웨어에는 무채색 톤에 예상치 못한 강렬한 컬러 악센트가 있는 스타일을 담아내고요.”
아르마니 프리베의 개인 고객들이 누구인지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그는 톱스타 고객 중 눈에 띄는 사람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피하다가 놀랍게도 몇 명의 이름을 거론했다. “소피아 로렌과 아주 멋진 관계를 맺고 있어요.” 그는 지난가을, 이탈리아 영화계의 전설인 그녀가 90번째 생일 파티에서 입었던 화이트 크리스털 장식 재킷을 제작했다. 당연히 아르마니 프리베의 룩이었다. 아르마니는 그녀에 대하여 “아름다운 여성일 뿐만 아니라 매우 관대하며, 감명 깊을 정도의 솔직함을 가진 여성”이라 표현했다. 그는 프리베 쇼가 있을 때마다 맨 앞줄에 앉는 케이트 블란쳇과도 진심 어린 우정을 나누는 사이다. “블란쳇은 현대적인 여성이에요. 자기다움과 자연스러움에서 나오는 특유의 우아함을 갖고 있죠. 인격과 독립성은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여성성의 특징인데, 그녀는 바른 인격과 더불어 내면이 강한 여성입니다.” 그가 꼽은 세 번째 프리베 고객은 바로 니콜 키드먼. 그녀의 재능과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과하게 꾸며 입지 않아도 빛을 발하는 특유의 자연스러움과 신선함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오트 쿠튀르 드레스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옷을 입은 여성의 특별한 개성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리베가 추구하는 진정한 본질일지 모른다. 불필요한 장식을 더하는 것이 아닌, 그 옷을 입은 여성 자신을 빛나게 하는 완벽한 틀을 제공하며 우아한 삶을 반영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 말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리베 2005-2025(The Giorgio Armani Prive 2005-2025)»는 5월 22일부터 12월 28일까지 밀라노의 아르마니 사일로(armanisilos.com)에서 열린다.

크리스털과 페더 장식 드레스는 2023 F/W 컬렉션 Giorgio Armani Privé.

(위부터 시계 방향) 스팽글 장식 실크 오간자 드레스는 2021 S/S 컬렉션, 크리스털 자수 장식의 오프숄더 드레스는 2022 F/W 컬렉션, 배우 조이 도이치(Zoey Deutch)가 2019년 오스카 애프터 파티를 위해 선택한 실크 오간자 드레스는 2018 F/W 컬렉션 모두 Giorgio Armani Privé.
※ 화보에 촬영된 제품은 모두 가격 미정.
Credit
- 글/ Sasha Slater
- 번역/ 박수진
- 사진/ Agata Pospieszynsk
- 스타일리스트/ Miranda Almond
- 모델/ Daria Malchuk, Jianing Zhang(26 Models Milano),Lila Pankova(M+P Models)
- 헤어/ Simone Prusso(Walter Schupfer Management)
- 메이크업/ Chiara Guizzetti(Green Apple Italy)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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