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서펜타인 파빌리온 건축가, 오사카 엑스포 메인 프로듀서, 일본의 차세대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
도쿄 모리 미술관에서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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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숲
거대한 모형의 숲 한가운데에서. 서펜타인 파빌리온의 최연소 건축가이자 이번 오사카 엑스포의 메인 프로듀서, 차세대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거론되는 후지모토 소우를 만났다.

Installation view: The Architecture of Sou Fujimoto: Primordial Future Forest, Mori Art Museum, Tokyo, 2025. Photo:Yashiro Tetsuya / Photo courtesy: Mori Art Museum, Tokyo
지금 도쿄의 모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The Architecture of Sou Fujimoto: Primordial Future Forest»는 1971년생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의 25년 건축 여정을 돌아보는 서베이 전시다. 건축가로는 한창인 나이지만 이번 전시는 회고전에 가까울 정도로 규모가 크다. 그가 모형으로 만든 ‘건축의 숲’은 미래에 대한 낙관으로 가득 차 있다. 전시의 마지막 방을 나서는 순간, 앞으로 그의 작업이 얼마나 더 유기적이며 혁신적일지 기대하게 된다. 후지모토 소우는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일본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건축가다. 현재는 도쿄뿐만 아니라 파리와 중국 선전에도 오피스가 있을 정도. 그는 2013년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프로젝트의 최연소 건축가로 선정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이름처럼 ‘흰색 나무’를 연상케 하는 프랑스 몽펠리에의 고층 주거 ‘라브르 블랑’ 설계에 당선되었다. 곧 이어 부다페스트 ‘헝가리 음악의 집’ 설계자로 선정되는 등 유럽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리고 현재 한창 진행 중인 2025 오사카 엑스포 디자인 프로듀서로 발탁되어 ‘그랜드 링’을 선보였다. 세계 최대 규모의 목조 건축물로 손꼽히는 ‘그랜드 링’은 오사카 엑스포의 중심 건물로 이번 전시에도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1:5로 축소한 ‘그랜드 링’ 모형 사이를 거닐다 보면 내외부의 풍부한 공간 연결과 관입을 느낄 수 있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으로 폐허가 됐던 센다이 지역을 위한 복합시설 모형도 드라마틱하다. 음악당과 지진 추모 공간이 있는 이 건물도 실물과 가까운 스케일로 설치되었다. 실제 공간 감각을 화이트 큐브에 최대한 구현하고자 한 전시 의도가 느껴진다. 건축을 머리로 이해하기보다 감각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기획자의 메시지 같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전시장에 들어오자마자 펼쳐지는 ‘생각의 숲’이다. 첫 섹션은 후지모토 소우 스튜디오가 만든 오브제 1천여 점으로 구성되었다. 건축이 진행되는 여러 과정을 담은 스터디 모형이라 개별 완성도는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그 집합의 풍경은 마치 건축가의 머릿속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오브제는 건축가가 직접 고안한 모형 스탠드 위에 올라가 있거나 천장에 모빌처럼 매달려 있다. 이 흔적에서 인공과 경계, 그 사이를 탐구하고 이를 통합하려는 건축가의 일관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모형들 사이를 찬찬히 걷다 보면 진정 건축이라는 인공물로 만든 숲속에 포위된 느낌이 든다. 관객들은 눈길이 가는 건축에 걸음을 멈추면서 전시장을 산책한다.

Photo: Tayama Tatsuyuki
숲은 후지모토 소우 작업의 오랜 핵심 개념이었다. 그는 전시장에서 “다양한 것들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로서 ‘숲’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후지모토 소우가 제안하는 건축의 미래는 이렇다. “그것은 곧 제가 자란 홋카이도의 원풍경이도 하고, 동시에 다양한 장소가 숲 안에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건축의 모델이 바로 숲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숲에서 길을 잃어도 두렵지 않은 이유다.
※ «The Architecture of Sou Fujimoto: Primordial Future Forest»는 11월 9일까지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열린다.
Credit
- 글/ 정다영(2025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공동 예술감독,CAC 공동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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