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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들의 셀럽, 록스타 한로로는 누구? 왜 인기일까?

Z세대 록스타’ 한로로는 음악과 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청춘의 빛과 그림자를 기록한다.

프로필 by 최강선우 2025.08.14

10초 안에 보는 기사 요약

✓ 신선한 록 음악과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주목받는 아티스트 한로로는 누구?

✓ 음악과 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한로로의 독창적인 창작 세계


봄처럼 등장한 입춘소녀

사진/한로로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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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로로 인스타그램 스토리

사진/한로로 인스타그램 스토리

익숙한 멜로디와 직설적인 가사로, 불안과 상처 속에서도 사랑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만의 언어로 담아낸다. 무대 위에서는 폭발적인 록 스피릿으로, 페이지 위에서는 섬세한 문장으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또래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아티스트다. 지난 2022년 3월 첫 싱글 <입춘>으로 데뷔하자마자 인디 신의 화제를 모은 기대주다. 찬란한 봄을 뜻하는 제목과 달리, 차가운 현실 속에서 “피울 수 있게 도와줘요”라는 후렴구를 간절히 외치는 곡은 매일 알 수 없이 흔들리는 불안 속에서도 넘어지고 싶지 않다는 솔직한 목소리를 담아 주목을 받았다. 데뷔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음원은 BTS의 RM이 해당 곡을 인스타그램에서 추천해 소위 ‘바이럴’을 탔다. 이후 발표한 곡 ‘거울’(2022), ‘정류장’(2023), ‘생존법’(2024)까지, 흡입력 강한 목소리와 섬세한 스토리텔링, 인상적 사운드, 서정적 슈게이징 편곡으로 균형 잡힌 음악 세계를 보여주며 꾸준히 독자적 팬덤을 구축해왔다. 데뷔 1년여 만에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및 모던록 부문 후보에 오르며 “한국 인디 록의 라이징 스타”로 꾸준히 주목받았다. 지난 2024년 6월에는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열며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올해는 콜드플레이의 내한 공연에 스페셜 게스트로 등장하기도 했다. 공연장에서의 그를 보면 귀여운 외모와 작은 체구에서 터져 나오는 강한 성량과 몰입감 높은 무대 장악력은 그를 ‘스토리텔러형 뮤지션’으로 당당히 각인시켰다.



따뜻하게 시원하게

사진/한로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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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로는 듣기 편한 가사와 멜로디란 비기로, 어두운 그림자를 껴안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를 빛나는 감수성과 세심한 언어로 노래해왔다. 음악과 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펼쳐온 세계에는 언제나 ‘청춘’이란 키워드가 자리한다. 한로로의 음악은 솔직하다. 아픈 현실을 비껴가지 않고, 대신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면 버텨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한결같이 전한다. 무조건적인 낭만이나 따스함만을 강조하지도 않는다. 청춘의 서늘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그의 사운드는, 기성세대에겐 향수로, 동 세대에겐 위로로 가닿는다. 때론 날 선 기타 리프와 거침없는 가사로 긴장감을 주고, 때로는 섬세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귀를 감싼다. 포크팝과 모던록을 오가며, 문학적 상상력과 철학을 결합한 한로로의 음악은 “Z세대 록스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목소리가 되었다. 고통과 행복, 죽고 싶은 마음과 살고 싶은 마음은 공존할 수 있고, 마음들 조차 변화하며 연속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아는 아티스트라는 걸 알 수 있다.



텍스트와 음악 사이

사진/한로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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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센틱

사진/어센틱

사진/자몽살구클럽

사진/자몽살구클럽

지난 7월 11일, 한로로는 음악 세계에서 문학 세계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는 과감한 도전을 선보이기에 이른다. 세 번째 EP와 동일한 이름의 소설 『자몽살구클럽』은 한로로가 직접 집필한 첫 단편소설. 출간 전부터 지금까지 음악 팬은 물론 독서계까지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출간 일주일 만에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6위, 소설 부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벌써 2쇄에 들어갔다. 소설은 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만든 비밀 클럽 ‘자몽살구클럽’에서 보호막과 지지대가 되어주는, 서로를 구원하기 위해 애쓰는 네 소녀의 성장기를 담았다. 주인공 소하의 시점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는 어느새 우리의 이야기까지로 확장한다. 누구나 겪었을 법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아픔이나 정체 모를 불안과 마주하게 된다. 서로를,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는 그간 아티스트가 음악으로 전해온 메시지와 자연스럽게 포개지며, 노래와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들이 지닌 상처와 희망이 하나의 세계관을 완성한다. 과거 인터뷰에서 “평범한 대화에서 가사가 시작되고, 흉흉한 세상을 음악으로 풀어내다 보면 ‘따뜻한 세상을 함께 만들고 싶다’는 메시지로 귀결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에게 집필은 노래만으로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또 하나의 무대였던 셈이다. 소설을 먼저 완성한 뒤 주요 장면을 노래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면서 음반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만들어나갔다고 회고한다

책 출간을 위해 소속사가 직접 출판업 등록을 한 이유도 소설의 주제가 EP를 이해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음악과 텍스트가 함께 작동하는 입체적 내레이션은 동시대 아티스트로서의 독보적인 진정성을 입증하는 지점을 엿볼 수 있다. 참고로 <자몽살구클럽> 앨범 발매를 기념해 비이커와 협업해 머천다이즈를 만나볼 수 있다. 직접 그린 아트워크를 담은 티셔츠, 액세서리와 그녀의 퍼스널 스타일을 반영한 제품들로 구성된 캡슐 컬렉션으로 구성되었다고. 작품의 배경인 학교 교실과 악기실을 떠오르게 하는 팝업 스토어는 비이커 한남점에서 8월 27일까지 열린다.



플레이리스트에 넣을, 한로로의 곡 3


거울 (2022)

나지막이 말을 내뱉듯이 한마디 한 마디가 콕콕 마음에 박히는 듯하다가 조금씩 감정을 고조시키고 후반부 일렉 기타 연주로 분위기를 확 반전시킨다. 내일 죽는 것보다 내일 사는 것을 두려워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한로로의 초기 곡이다. 가장 락적이고 어두운 곡이지만, 지금의 곡들과는 다른 구석이 있어 더욱 기억에 강렬히 남는다. 한로로는 ‘입춘’–‘거울’–‘비틀비틀 짝짜꿍’–‘정류장’–다시 ‘입춘’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 속에서 이 곡을 중요한 고리로 삼았다.


비틀비틀 짝짜꿍 (2023)

한 편의 시와 같은 가사, 계속 따라 부르고만 싶어지는 멜로디가 특징인 곡. “우리는 서로의 좋은 반창고, 상처투성이의 손을 맞잡고”라며 상처로 얼룩진 손이어도 괜찮을 것만 같다고 이야기 해주는 곡. 싫증이 날 정도로 매일 같은 하루에서 탄생한 우울(비틀비틀), 사랑하는 친구도 같은 우울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 순간에 느낀 연대(짝짜꿍), 값진 경험을 기반해 탄생한 낙관적 마음을 노래한 청춘찬가이다.


0+0 (2025)

듣는 순간 여름 노래라는 확신이 드는 곡. 서로 같은 너와 내가 더해져 서로 같은 우리가 된다는 의미와 '영'생과 '영'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제목만큼이나, 가사 하나하나가 좋다. 소설을 미리 읽고 곡을 들으면 다르게 들린다. 곡의 모티브가 된 단체로 도망치던 장면이 연상된다. 0은, 가능성과 없는 텅 빈 상태를 의미한다. 문득 0이란 공간에 들어갈 이름은 자몽살구클럽원인 태수와 유민, 보현이와 소하, 그리고 어쩌면 노래를 듣는 우리 모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알수록 매력 터지는, 로로버스!


Point 1. 로그에서 길으로

한로로의 본명은 한지수. 고등학교 수학 과목에 있는 ‘지수와 로그’ 때문에 '한로그'라는 별명으로 불린 데서 예명을 착안했다고 한다. 한로그는 수학적인 느낌이 강해서 귀엽고 동글동글한 '한로로'로 지었다는 후일담이 있다. 한자로는 길 로(路)자를 써서 ‘우리의 길로 나아가자’라는 의미도 담았다. 그 이름대로 한로로는 혼자 열심히 하는 음악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스타그램(@hanr0r0) https://www.instagram.com/hanr0r0/ 이나 로로로그(브이로그), 가사에는 담기 힘든 장문의 글들을 영상으로 풀어내는 ‘로로노트 등 또다른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통해 자신을 솔직히 표현하고 먼저 다가가 소통해간다. 음악은 혼자 만드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사진/한로로 SNS

사진/한로로 SNS


Point 2. 문학과 가사 사이

국문학도로 평소에도 시집, 소설 등 문학 작품 읽기를 즐기는 그는 시집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이제니 시인의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고선경 시인의 『샤워젤과 소다수』, 양안다 시인의 『숲의 소실점을 향해』 등을 추천한 바 있다. 보통 특정 가사나 곡 내용보다 영화나 문학 작품을 이루는 세계관, 작가가 가진 가치관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음악을 만들기 전에 글로 써내려 가는 습관이 있어서 문득 쓰고 싶은 소재가 떠오르거나 평범한 일상을 경험한 뒤 적어 내려간 글을 특정 멜로디에 맞춘 가삿말로 수정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서 글을 쓸 때와 노래 가사를 적을 때의 마음가짐은 비슷하다고.


Point 3. 끝은 언제나 사랑

사진/한로로 인스타그램 스토리

사진/한로로 인스타그램 스토리

한 시기의 열병 같은 우울을 이야기해도 ‘사랑’이란 결론으로 귀결된다. “사랑받고 싶다면 먼저 사랑하라”가 지켜온 좌우명일 만큼, 한로로에게 사랑은 생의 과제이자 냉소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우리의 지금을 타계할 수 있는 해결책이다. 흔들리고 위태로웠을 때 누군가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줬던 것처럼 그 역시 다른 이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다는 마음은 곳곳에서 온전히 드러난다. 곡 ‘사랑하게 될 거야’ 속 “뭐가 그리 샘이 났길래 그토록 휘몰아쳤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 가사처럼. 사랑이란 마음의 연장선에서 그는 늘 앞장서서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일 또한 주저하지 않는 용감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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