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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주토피아2, 매력 팡팡! 관전 포인트 4

무려 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의 흥행이 심상치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밌을, 영화를 본 난 뒤에 알면 유익한 관전 포인트 네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프로필 by 최강선우 2025.12.15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매료시킨 전편 <주토피아>는 포식자와 초식동물 관계를 통해 편견과 차별을 은유한 영리한 작품으로 사랑받았다. 2편은 전편의 결말 직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콤비 토끼 경찰 주디 홉스여우 사기꾼 출신 닉 와일드가 정식 파트너가 되면서 주토피아 경찰서(ZPD)에서 활약을 시작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그 후 한층 확장된 세계관과 깊어진 메시지로 시대의 정서를 담아낸다. 너무 다르지만 점점 다름을 받아들이고 서로의 소중함을 확인해 나가는 두 주인공의 서사와 동시에 정체불명의 뱀 ‘게리’를 쫓아, 새로운 세계로 뛰어들며 위험천만한 사건을 수사하는 짜릿한 추적 어드벤처가 속편의 핵심 줄거리다.



1. 키 호이 콴의 감동 비하인드 스토리

사진/ 디즈니 제공

사진/ 디즈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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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게리는 100년간 억울하게 쓴 집안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뱀으로, 이번 편의 핵심 캐릭터다. 유쾌하고 다정한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목소리를 맡은 건 놀랍게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배우 키 호이 콴. 키 호이 콴은 처음엔 자신의 목소리가 ‘독을 품은 살모사’와 맞지 않을 것 같아 고민했다고 하지만 게리가 편견과 낙인을 넘어서서 무서운 뱀이 아닌 진짜 그 캐릭터 자체로 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를 결심했다고 밝혀 감동이 두 배가 되는 비하인드 소식을 전하면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다.

배우 키 호이 콴의 운명적인 캐스팅 비화는 팬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주고 있다. 평소 스티븐 콜베어 쇼에서 밝고 독특한 목소리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던 그의 모습을 눈여겨본 한 디즈니 애니메이터가, 콜베어 쇼 인터뷰 클립에서 키 호이 콴의 음성을 오려내 게리 애니메이션 테스트 영상에 입혀봤다고 알려졌다. 내부 시사회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결국 정식으로 그에게 러브콜이 간 것이라고. 키 호이 콴은 이 일화를 소개하며 “애니메이터에게 너무 고맙다. 덕분에 내가 게리가 될 수 있었다”고 기쁨을 전하기도 했다.

재러드 부시 감독에 의하면 게리 캐릭터는 배우 키 호이 콴과 동일한 성격을 가졌다고. 하는데, 게리는 믿었던 동료한테 배신당했음에도 오히려 자신 때문에 계획을 망쳤다고 자책하는 주디를 진심으로 위로할 정도로 속이 깊다. 게리가 영화 속에서 착용하고 다니는 가방은 키 호이 콴의 출세작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에서 그가 맡은 웨이먼드 왕이 쓰고 다니는 가방의 오마주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사진/ 디즈니 제공

사진/ 디즈니 제공

게리가 등장하기 전까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뱀 캐릭터는 주로 악역이었다. 그러나 주토피아의 모토는 ‘누구나 뭐든지 될 수 있는 곳'이기에 우리가 가졌던 뱀에 대한 선입견을 물리쳐 주는 존재로 분한다. 주토피아에 출입이 금지된 종족이기에 몰래 숨어 살고 있다는 언급까지 나와서 이민과 난민 문제를 다루는 스토리로 강하게 추정해볼 수 있다. 참고로 키 호이 콴 역시 난민 출신이다. 게리와 키 호이 콴의 만남은 작품 내외의 서사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특별한 여운을 남긴다. 오스카 수상 후에도 소년 같은 순수함과 열정을 간직한 키 호이 콴 배우의 목소리가 더해져, 게리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뱀을 넘어 희망과 화해의 아이콘으로 거듭난다. 주토피아의 다른 동물들이 게리를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 곧 키 호이 콴이라는 배우가 편견 어린 할리우드에 자신의 자리를 다시금 찾은 과정과 닮아 있어 스크린 안팎의 경계를 허무는 큰 감동을 준다.



2. 들썩들썩 신나는 OST

작품의 주제가인 신곡 ‘주(Zoo)’는 팝스타 에드 시런, 블레이크 슬래트킨과 원격 협업으로 탄생했다. 이번에도 역시 전 세계적으로 약 27억 회 스트리밍된 ‘Try Everything’ 이후 무려 9년 만에 선보이는 신곡이다. 특유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전편만큼이나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와카 와카’(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주제가)를 연상시키고, “힘든 하루 끝엔 너와 내가 함께 있어”, “우린 이곳을 동물원으로 바꿔버려”, “이 순간을 꼭 붙잡고 사라지게 두지 마” 등의 노랫말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여정과, 모두가 꿈꾸는 도시 ‘주토피아’가 그대로 담겨있다. 이번 OST 앨범은 에드 시런과, ‘Try Everything’의 주인공이자 가젤 캐릭터의 목소리를 맡은 샤키라가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샤키라는 “에드 시런이 문득 떠올랐고, 함께 한 작업은 너무나 수월했다”며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영화 속에서 샤키라는 전편과 동일하게 가젤 역으로 복귀했고, 에드 시런은 새로운 캐릭터 ‘에드 시어린’으로 깜짝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작품 속에서 그가 카메오로 등장하는 캐릭터를 찾아보자. 또 하나의 재미다.)



※ 여기서부터 영화에 대한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읽기 전에 주의해 주세요. ※



3. 꼭꼭 숨었나, 이스터 에그오마주

디즈니 애니메이션 팀의 장난기와 애정이 곳곳에 숨어 있어, 관객들에게 발견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전편에서도 ‘미키마우스’ 실루엣이나 듀크 위즐턴의 가짜 DVD 판매 같은 이스터에그로 화제를 모았는데, 속편에서는 그 밀도와 스케일이 더욱 커졌다. 실제로 제작진은 초반에 800개에 달하는 레퍼런스 아이디어를 쏟아냈다고 하니, 디즈니 100주년 즈음의 축제 분위기를 타고 확장된 팬 서비스를 짐작할 만하다.

사진/ 디즈니 제공

감독 재러드 부시가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영화에 대한 비하인드를 직접 밝히기도 해 화제가 되었다. 재러드 부시 감독에 따르면, 극중 주인공 주디가 입고 있는 드레스는 <미녀와 야수>의 벨 드레스를 오마주 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주디와 닉이 한 연회장의 부엌을 가로지를 때 벌어지는 <라따뚜이> 패러디 장면이 압권이다. 요리사 사자의 모자가 벗겨지며 드러나는 요리사 쥐 설정은 픽사의 걸작 <라따뚜이>를 떠올리게 하고, 이를 지켜본 옆 동료 너구리 셰프가 “역시 그럴 줄 알았어!”라고 외치는 대목에서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속 “라카쿠니” 패러디까지 이중으로 결합된다. 한 장면에 두 작품을 겹친 위트는 물론이고, 게리 역의 배우 키 호이 콴이 바로 그 영화로 아카데미상을 탄 사실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니 절로 미소 짓게 된다. 외에도 곳곳에 숨은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있다. <겨울왕국>을 주토피아 세계관으로 패러디한 가상의 영화 작품이 등장하기도 한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도 유명한 대작들의 오마주가 등장한다. 비버 니블스가 이빨로 나무를 갈아 열쇠를 만드는 장면은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을 떠올리게 한다. 감옥에 갇힌 양 전 시장 벨웨더와 주디의 면담 장면은 <양들의 침묵>의 렉터 박사의 유리 감옥 신을 떠올리게 하는데, 무표정한 양 벨웨더가 자신의 양털로 뜨개질한 가구들로 둘러싸여 있는 장면 연출은 기막힐 정도로 영화를 연상시킨다. 게리가 ‘비밀 일지’를 토해내는 모습은 영화 <모아나>에서 헤이헤이가 먹이를 토해내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스터 에그라고 작품에 참여한 한 애니메이터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직접 밝히기도 했다. 스텐리 큐브릭 감독의 스릴러 영화 <샤이닝>에서 '주인공 웬디'와 '대니 토랜스'는 스노우캣(제설차)을 타고 미로 정원에서 도망쳐 살아남았던 것처럼 주디와 닉 역시 제설차를 발견한다. 이처럼 영화 곳곳에 팬들을 위한 보너스가 숨겨져 있어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패러디 장면들은 디즈니 세계관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영화에 대한 애정을 깊게 만들 세련된 위트의 향연이라 할 수 있다. TMI를 찾는 일은 또 하나의 관람 방식으로 자리 잡아, 전 세계적으로 n차 관람을 통해 디테일을 찾는 관객들이 생길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4. 주토피아 3, 기대해도 좋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끝난 후 등장하는 짧은 쿠키 영상은 팬들에게 기대를 안겨주었다. 조용한 주택가 창문가에 주디가 서 있는 마지막 장면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묘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영화를 꼭 보고 난 뒤에 쿠키 영상을 놓치지 말 것.)

개봉 후에 감독 재러드 부시가 영화 속 폴 형사의 컴퓨터 모니터에 붙어 있던 포스트잇 메모에 속편에 대한 힌트가 숨어있다고 밝히자, 일부 관객과 팬들은 확대 분석하기 시작했다. 폴 형사가 적어둔 PC 로그인 비밀번호는 무작위한 문자열 “P@Rt3izFr&BrdZr2”처럼 보였지만, 이를 해독하면 “Part 3 is for real, and birds are too”, 즉 “파트3는 진짜다, 그리고 새들도 진짜다”라는 문장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자 혹시 지금까지 주토피아에서 한 번도 등장하지 않던 조류 종족이 등장하는 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만약 추측이 맞다면 1편 포유류에 이어 2편에서 파충류를, 앞으로 3편에서 추측 대로 조류를 다룬다면, 주토피아 세계가 점차 동물계의 모든 다양성을 포용해가는 방향으로 나아감을 의미한다. 이러한 행보는 자연스럽게 다문화에 대한 움직임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시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쿠키 영상과 암호까지 활용해 후속편의 힌트를 심어두었다는 점에서 주토피아 시리즈를 장기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키려는 디즈니의 전략이 엿보인다. 디즈니가 이미 <주토피아 3>의 기획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토이 스토리>나 <겨울왕국>에 버금가는 디즈니 대표 시리즈로 자리매김할 조짐이다. 잘 구축된 가상의 세계와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진화하는 이야기로 돌아온다면, 그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디즈니가 쌓아온 동화적 판타지에 동시대 여러 사회적 이슈를 세련되게 접목한 영화는 지금 우리가 나누고 싶은 대화들을 전해준다. 어린이 관객에게는 용기와 희망으로, 성인 관객에게는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9년을 기다린 보상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속편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도전이자, 앞으로 펼쳐 갈 멋진 이야기들의 서막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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