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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귀신은 옛말? 유연석·정경호가 '망자 구원'에 진심인 이유

귀신 보는 변호사·노무사·무녀... 억울한 영혼을 성불하는 K-드라마 3선

프로필 by 박현민 2026.03.22

'귀신의 한(恨)을 풀어준다?' 최근 안방극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K-오컬트 드라마들의 거부할 수 없는 공통점이다. 이제 귀신은 그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는 악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억울함을 들어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가장 슬픈 의뢰인'으로 재정의된다. 공포의 대상을 연민과 공감의 주인공으로 치환하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는 '한풀이 오컬트'의 계보를 짚었다.



설화 속 귀물, 연민의 옷을 입다 <귀궁>


SBS 드라마 <귀궁> 스틸

SBS 드라마 <귀궁> 스틸

SBS 드라마 <귀궁> 스틸

SBS 드라마 <귀궁> 스틸

지난해 방영된 SBS 드라마 <귀궁>은 영험한 능력을 지닌 무녀(김지연)와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 ‘강철이’(육성재)의 공조라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작품이 특별했던 이유는 한국 전통 설화 속 귀물들을 단순한 공포의 대상이 아닌,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고뇌를 가진 존재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기괴한 형상 뒤에 숨겨진 그들의 사연을 마주하고, 맺힌 한을 풀어주며 성불로 인도하는 과정은 에피소드마다 묵직한 감동을 안겼다. '무서운 존재'가 '가여운 존재'가 되는 순간, <귀궁>은 사극 오컬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구천을 떠도는 노동자들의 위령비 <노무사 노무진>


SBS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스틸

SBS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스틸

MBC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역시 유사한 궤적을 그리며 호평받았다. 유령을 보는 노무사(정경호)가 주인공인 이 작품은, 일터에서 억울하게 숨진 뒤 세상을 떠나지 못한 노동자들의 원한을 파고든다. 실제 사회적 이슈를 반영한 듯한 에피소드들은 귀신의 슬픔이 개인의 사연을 넘어 부조리한 현실과 맞닿아 있음을 날카롭게 짚어냈다. 법전 너머 영혼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노무진의 행보는 차가운 사회에 던지는 가장 뜨거운 위로였다.



죽은 자의 권리를 변호하는 '빙의' 로펌 <신이랑 법률사무소>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 스틸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 스틸

이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현재 주말 시리즈 왕좌를 거머쥔 작품은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다. 박수무당의 터에서 법률사무소를 개업한 변호사(유연석)가 예기치 않게 영안을 뜨며 벌어지는 소동극을 그린다. 의료 사고로 숨진 환자부터 자살로 위장된 아이돌 연습생까지, 유연석은 이들의 영혼을 제 몸으로 받아내는 '1인 N역' 빙의 열연으로 매회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샤머니즘과 법의 절묘한 만남, 그리고 원혼들의 억울함을 법적으로 집도하는 그의 분투는 시청률 10%대 진입을 목전에 두며 K-오컬트의 정점을 찍고 있다.

결국 K-오컬트가 귀신의 한을 풀어주는 데 집중하는 이유는 산 자들이 미처 다하지 못한 '정의 구현'을 대신 수행하고 있는 탓이다. 스크린 속 원혼들이 승천할 때마다 우리가 눈물을 훔치는 건, 그들의 한풀이가 곧 우리 마음속 부채감을 덜어내는 치유의 과정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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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 / SBS·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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