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도 매일 한다는 명상, 초보자는 이렇게 시작하세요
잠들기 전까지 생각이 멈추지 않고, 충분히 쉬어도 개운하지 않다면.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명상법부터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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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은 생각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는 연습이다.
- 하루 1~5분이라도 부담 없이 시작하는 것이 꾸준히 이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초보자라면 잠들기 전 5분간 몸의 감각을 따라가는 바디 스캔 명상부터 시작해보자.
@jennierubyjane
@jennierubyjane
빌 게이츠부터 데이비드 린치, 제니까지. 분야는 달라도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명상을 일상의 루틴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명상은 특별한 사람들만의 습관이 아니다. 잠시 속도를 늦추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일상에 들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에디터 역시 그중 한 사람이었다. 별다른 이유 없이 마음이 불안해지는 날이면 잠들기 전 명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눈을 감자마자 밀린 업무와 풀리지 않은 고민들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고,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어느새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다. 마음을 쉬게 하려고 시작했지만, 어느새 명상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또 하나의 숙제가 되기도 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명상 안내자이자 <아무튼, 명상>의 저자 이은경과 유튜브 채널 <요가소년>을 운영하는 한지훈에게 명상을 생활 속 루틴으로 만드는 방법을 물었다.
명상은 삶의 속도를 늦추는 연습이다
이은경 역시 처음부터 명상을 잘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20대 시절에는 야근과 격무에 시달리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불면과 식이 장애, 위장 장애를 겪던 어느 날, 회사 옆 요가원에서 점심시간 명상 수업을 듣게 됐다. 처음엔 그저 '휴식 시간' 정도로 여겼지만, 점차 명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보장된 휴식'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어느새 '보장된 행복'이 됐어요. 예전에는 어려움이 생기면 상황과 관계를 탓하며 살았는데, 명상을 통해 조건과 상관없이 내 안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속도를 늦추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쌓이면서, 그는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나로 사는 것이 편해진 것'을 꼽는다. 늘 부족하다고 느끼며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던 삶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됐다는 것. "어느 순간 지금 이대로의 나로도 충분하다는 감각이 생겼어요. 명상은 결국 내가 나 자신과 맺는 관계를 바꿔준 셈이죠."
명상은 '생각을 비우는 기술'이 아니다
명상 입문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는 생각을 완벽하게 비워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답은 같았다. 그럴 필요 없다는 것. "사람은 하루에 약 6200개의 생각을 한다고 해요. 평소에는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눈을 감고 가만히 앉으면 쉴 새 없이 떠오르는 생각들이 보이기 시작하죠. 그러면 '나는 왜 이렇게 생각이 많지?', '명상이랑 안 맞나 봐'라는 좌절감이 생기기 쉽고요. 하지만 명상의 핵심은 생각을 비우는 데 있지 않아요. 떠오른 생각을 알아차리고 다시 놓아주는 데 있죠." 작가 이은경은 명상을 마음의 근력 운동에 비유한다.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한지훈 역시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왜 또 딴생각을 하지'라며 스스로를 몰아세우기보다 '내가 지금 불안함을 느끼고 있구나', '내일 일을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한 걸음 떨어져 바라봐 주세요. 그리고 다시 숨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생각이 달아나면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는 것. 그 반복 자체가 이미 훌륭한 수련이라는 이야기다.
잘하려고 하지 말 것
한지훈은 완벽한 루틴을 만들려고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명상 방석이 있어야 하고, 반드시 30분 동안 고요하게 앉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루 1분이면 충분합니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도 괜찮고, 잠들기 전 침대 끝에 걸터앉아도 괜찮다.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감각에 잠시 집중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오히려 '매일 해야 한다', '일주일에 몇 번은 꼭 채워야 한다'는 목표가 명상과의 거리를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은경 역시 현재는 매일 새벽 5시에서 5시 30분 사이, 아이가 깨기 전 30분 정도 좌선 명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지만, 가끔은 빼먹는 날도 있다며 웃는다. 중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다.
잠들기 전, 5분 바디 스캔 명상
명상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가장 쉬운 방법부터 시작해 보자. 이은경, 한지훈 모두 누운 상태에서 몸을 이완하며 진행하는 명상을 공통적으로 추천했다. 가만히 앉아 생각을 비우려 애쓰기보다 몸의 감각과 호흡에 집중하는 방식이라, 명상 초보자도 부담 없이 따라 하기 좋다.
특히 불면이 고민이라면 이은경이 추천하는 '바디 스캔 명상'을 시도해 보자. 잠들기 1시간 전, 어렵다면 최소 30분 전부터는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는 게 좋다. 별도의 음성 가이드도 필요 없다. 침대에 편안히 누워 두 팔과 다리를 자연스럽게 벌린 뒤 눈을 감는다. 숨을 편안하게 내쉬며 몸에 긴장이 남아 있는 곳은 없는지 천천히 살펴본다. 정수리부터 얼굴, 목, 턱, 어깨, 팔, 등, 가슴, 허리, 복부, 골반, 엉덩이, 허벅지, 무릎, 종아리, 발목, 발끝까지 순서대로 감각을 따라가며 호흡을 이어간다. 순서를 꼭 지킬 필요는 없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와도 좋고, 발끝에서 정수리로 올라와도 무방하다. 부위를 더 크게 묶거나 세분화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몸의 감각을 천천히 알아차리는 것. 어딘가 굳거나 뭉친 느낌이 든다면 그 부위로 숨을 보내준다고 상상하며 호흡해 보자. 처음부터 길게 하려 하기보다 5분 정도로 짧게 시작해, 익숙해지면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걸 추천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가기도 전에 잠에 빠지는 분들도 많아요. 몸을 충분히 이완하고 잠들면 다음 날 훨씬 상쾌하게 깨어날 수 있습니다" 이은경이 덧붙인다.
깊은 휴식의 시간, 요가 니드라
바디 스캔 명상이 익숙해졌다면, '요가 니드라'로 깊은 휴식을 경험해 볼 것. '요가의 잠'이라 불리는 이 명상법은 바디 스캔을 포함하는 더 넓은 범주의 명상으로,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안내자의 목소리를 따라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내는 방식이다. 몸의 감각과 호흡, 의식을 단계적으로 이완하며 깊은 휴식에 다다른다. 실제로 잠드는 건 아니지만 몸은 깊이 쉬고 의식은 희미하게 깨어 있는 상태에 가까워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억지로 자세를 유지하거나 생각을 비우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좋다. 한지훈은 온라인 가이드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볼 것을 추천한다. "편안하게 누워 안내자의 목소리를 따라가기만 해도 몸과 마음의 긴장이 자연스럽게 풀리고 깊은 쉼을 경험할 수 있어요." 특정 동작 하나를 반복하기보다 10~20분 정도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요가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오늘의 나'에게 꼭 맞는 쉼을 찾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지훈의 말처럼, 결국 명상도 나에게 맞는 쉼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 거창한 수행이 아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몸과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 그 작은 습관이면 충분하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생각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하루 단 몇 분이라도 나 자신에게 돌아오는 연습인지 모른다.
Credit
- 사진/ 인스타그램
- unsplash
- 도움말/ 이은경
- 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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