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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발렌시아가 가죽 디자이너 길민영이 말하는 좋은 디자인의 조건

“잘 만드는 사람은 정말 많아요.” 가죽 디자이너 길민영이 말하는 자신만의 디자인을 찾는 법.

프로필 by 홍상희 2026.08.11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발렌시아가 가죽 제품 디자이너 길민영이 말하는 좋은 디자인의 조건.
  • 익숙한 것에 작은 변주를 더하는 디자인 철학과 일상에서 영감을 찾는 방법.
  • 자신만의 디자인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까지 담았다.





익숙한 것에 작은 변주를 더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사람. 프랑스에서 가죽 제품 디자인을 공부한 뒤 현재 발렌시아가에서 가죽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아크네 스튜디오에 재직중인 길민영은 좋은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화려한 변화보다 익숙한 것에서 발견한 미세한 차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디자인 철학에는 오랜 고민과 집요한 관찰이 담겨 있습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옷차림부터 손끝에서 느껴지는 가죽의 질감, 그리고 AI까지. 길민영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디자인과 자신만의 방식으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1. 바자 구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가죽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는 길민영입니다.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직접 만들고,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일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가방과 신발 같은 액세서리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스럽게 가죽 제품 디자인을 공부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프랑스에서 가죽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있어요. 아직도 인터뷰를 할 때면 조금 부끄럽고 떨리지만, 제가 어떤 생각으로 디자인을 하고 있는지 편하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Q2. 처음부터 가죽 제품 디자이너를 목표로 하셨나요? 여러 분야 중 가죽 제품 디자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아니요. 처음부터 가죽 제품 디자인을 목표로 한 건 아니었어요. 어릴 때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집에서 액자나 작은 가구를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죠. 그러다 자연스럽게 가방이나 신발 같은 액세서리 디자인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이상하게 의류를 만드는 데에는 크게 마음이 가지 않았고요. 신발 디자인도 흥미로웠지만, 여러 분야를 경험하다 보면 결국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잖아요. 저에게는 그게 가죽 제품 디자인이었습니다.







Q3. IFM Leather Goods Design 석사 과정은 어떤 경험이었나요? 지금의 디자인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배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다닐 때가 IFM 통합 이후 첫 기수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지금처럼 커리큘럼이 체계적으로 잡혀 있다기보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배우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그 시간이 정말 좋았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즐겁게 보낸 2년이기도 하고요. 학교에서 가장 크게 배운 건 잘 만드는 방법보다는, 오래 고민하고 결국 해결책을 찾아내는 과정이었습니다. 잘 만드는 사람은 정말 많아요. 그래서 모든 걸 완벽하게 하려고 하기보다는 남들이 쉽게 생각하지 않는 방향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Q4. 한국과 프랑스에서 디자인을 대하는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느끼시나요?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좋은 디자인을 많이 보는 건 어디에서든 중요하니까요. 다만 그 레퍼런스를 이후 자신의 작업에 어떤 방식으로 녹여내느냐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멋있는 것을 보고 그대로 따라 멋있어지려고 하는 건 시간과 재능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브랜드가 하는 방식이 언제나 정답은 아니니까요.






Q5. ‘기존의 것을 새롭게 해석하는 과정’을 좋은 디자인의 핵심으로 꼽으셨는데요. 익숙한 것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무엇인가요?


예전에 학교에 다닐 때 했던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인데, 지금 다시 보니 조금 창피하네요. 그래도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래된 것에 작은 트위스트를 더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익숙해서 편안한데, 분명히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것. 사실 그 미세한 조금을 바꾸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오히려 훨씬 더 오래 고민해야 하거든요.






Q6. 새로운 디자인을 구상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작업 루틴이 궁금합니다.


항상 달라요. 리서치를 하고 바로 스케치를 시작할 때도 있고, 렌더링부터 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는 형태가 중요해서 빈티지 백을 직접 사서 마케트(maquette)를 만들어보기도 해요.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그다음부터는 이것을 실제로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계속 풀어가는 과정입니다.

** 마케트 : 빈티지 백 등을 활용해 실제 제품의 형태를 미리 구현해보는 모형






Q7. 좋은 가죽 제품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는 결국 손으로 만졌을 때의 느낌을 가장 중요하게 봐요.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좋은 가죽은 대부분 손끝에서 느껴지는 촉감, 즉 ‘핸드필(Hand Feel)’에서부터 차이가 드러나는 것 같아요.







Q8. 평소 영감을 얻는 대상도 궁금합니다.

일상이요. 친구들과 길을 걸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걸 좋아합니다. 사람마다 직접 돈을 주고 산 옷, 가방, 신발, 헤어스타일이 모두 다르잖아요. ‘왜 이걸 샀을까?’, ‘오늘은 왜 이렇게 입었을까?’ 하고 그 이유를 상상하는 게 재미있어요. 저에게는 인터넷보다 훨씬 좋은 리서치입니다.






Q9. 최근 가장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디자인 트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I.

 





Q10.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학교마다 비슷한 포트폴리오가 많은 것 같아요. 아무리 편집을 잘해도 비슷한 구성이 반복되면 결국 기억에 남기 어렵습니다. 멋있는 누군가를 닮으려고 하기보다, 본인이 가장 잘하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는 작업만큼이나 그것을 보여주는 방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파리에 있는 동안 정말 많은 포트폴리오를 봤는데, 좋은 작업인데도 레이아웃이 너무 복잡하거나 난해해서 오히려 작업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보는 사람이 오래 읽고 분석하지 않아도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redit

  • 사진/디자이너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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