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궁' 남주혁부터 '오싹한 연애' 박은빈까지..."귀신이 보인다"
법정물·오컬트 액션·로코 수사극으로 변주된 K-드라마 속 '귀신 보는 주인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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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볼 수 없는 것을 나만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과연 축복일까, 저주일까. 그 대상이 '귀신'이라면 이야기는 한층 더 복잡해진다. 한동안 오컬트나 정통 공포물의 전유물이었던 '귀신을 보는 주인공' 설정이 최근 안방극장과 OTT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장르물의 핵심 엔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상반기 화제작 <신이랑 법률사무소>부터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 그리고 현재 방영 중인 <오싹한 연애>까지, 저마다의 개성으로 '귀신 보는 눈'을 장착한 드라마 3편을 살펴본다.
법조물 위에 오컬트를 얹다! <신이랑 법률사무소>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 스틸
올해 가장 먼저 문을 연 것은 법정물이었다. 상반기 방영된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는 법정 드라마에 심령 오컬트를 유쾌하게 접목해 최고 시청률 10%를 넘긴 흥행작이다. 옛 무당집 터에 변호사 사무소를 개업했다가 뜻밖에 귀신을 보게 된 '신이랑'(유연석)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인간의 법체계로는 증명하기 어려운 억울한 사연을 귀신에게 직접 전해 듣고 변호한다는 설정은 시청자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귀신에 빙의되는 유연석의 1인 다역 열연을 필두로, 한나현(이솜)과의 설레는 공조 로맨스, 죽은 아버지(최원영)와의 절절한 휴머니즘이 조화를 이루며 법정 드라마의 익숙한 틀을 영리하게 비틀었다.
조선의 궁에 드리운 귀(⻤)의 세계, <동궁>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 스틸
같은 소재를 사극 액션에 접목시킨 작품도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동궁>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귀(⻤)의 세계'를 스케일감 있게 펼쳐낸 다크 오컬트다. 어릴 적 사경을 헤맨 뒤 귀신의 세계를 넘나들며 악귀를 베게 된 '구천'(남주혁)과 귀신의 소리를 듣는 궁녀 '생강'(노윤서)이 호흡을 맞춰 궁궐 깊숙한 곳의 저주를 파헤친다. 가문의 업보와 대물림된 특별한 능력을 서사의 뼈대로 삼고, 넷플릭스 특유의 과감한 VFX와 유니크한 궁중 미장센을 더해 비주얼 완성도를 높였다. 단순한 괴담을 넘어 국가 권력의 암투와 인간의 탐욕을 귀신 사냥이라는 장르적 쾌감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다.
손끝으로 옮겨붙는 능력과 로맨스, <오싹한 연애>
tvN 토일드라마 <오싹한 연애> 스틸
법정물과 사극 액션을 거쳐, 세 번째 작품은 이 설정을 로맨틱 코미디의 언어로 옮겨놓는다.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리메이크된 tvN 토일드라마 <오싹한 연애>는 귀신 보는 설정을 현대적인 '로코 수사물'로 재해석했다. 사고 후 갑자기 귀신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린 호텔 재벌 상속녀 '천여리'(박은빈)와 원칙주의 검사 '마강욱'(양세종)이 주인공이다. 손을 잡은 상대에게 귀신 보는 능력이 일시적으로 옮아간다는 독특한 설정은 두 사람 사이의 스킨십과 로맨틱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매력적인 장치로 작동한다. 동시에 억울하게 죽은 자들의 한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풀어가는 수사극의 묘미까지 촘촘히 엮어내며 종영을 2회 앞두고 7%대 시청률과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tvN 토일드라마 <오싹한 연애> 스틸
과거 드라마 속 귀신이 공포를 유발하는 대상에 머물렀다면, 작금의 주인공들에게 귀신을 보는 눈은 다른 무언가로 진화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에 선 채, 법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의 진실을 밝히는 '해결사'(신이랑 법률사무소)로, 권력의 어둠을 베어내는 '심판자'(동궁)로,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매개'(오싹한 연애)로 말이다. 세 작품 모두 변주의 결은 다르지만 도달하는 결론은 같다. 귀신을 본다는 것은 단순한 저주가 아니라, 현실이 풀지 못한 매듭을 풀어낼 특별한 자격이라는 점이다. 초자연적 능력으로 현실의 답답함을 통쾌하게 돌파해 내는 이 주인공들의 활약이야말로, 현재 K-드라마가 오컬트 소재를 가장 트렌디하게 소비하는 방식이 아닐까.
Credit
- 사진 / SBS·넷플릭스·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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