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남→최종면접→로또 1등도 출근...취업, 이토록 잔혹한 서바이벌
입사 전에도, 후에도 끝나지 않는 전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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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콘텐츠 속 취업은 현실처럼 고되다. 면접장에서 쫓기고, 동료였던 이가 순식간에 폭로전의 상대가 되고, 힘겹게 입사한 뒤에도 회사라는 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보는, 지극히 일상적인 순간들이 어느새 부활과 살인, 심리전이 오가는 장르물의 무대로 바뀐다. 우연이라기엔 최근 공개된 작품들이 그리는 궤적이 유독 선명하다. 취업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최종 관문, 그리고 마침내 입사한 이후까지, 어느 지점에도 안전지대는 없다는 것. 최근 관심을 모은 세 작품을 나열하고 보면, 이 서바이벌은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처럼 읽힌다.
<부활남: 더 레드>
영화 <부활남> 스틸
오는 9월 30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 <부활남: 더 레드>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액션 코미디로, 백종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취업 준비생 석환 역은 구교환. 면접에서 번번이 낙방하던 그는 어느 날 살해당하지만, 죽으면 사흘 뒤 되살아나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후 그를 노리는 의문의 인물 '블랙'(신승호)에게 쫓기게 되고, 절친 영하(강기영)와 여동생 예린(김시아)이 위태로운 도피극 곳곳에 숨 돌릴 웃음을 채워 넣는다. 이 영화가 웃긴 건 설정이 황당해서가 아니라, 그 황당한 설정이 이상하리만치 현실적이어서다. 몇 번을 떨어져도 결국 다시 이력서를 집어드는 취준생에게 부활은 낯선 초능력이 아니라 이미 체득한 생존 방식에 가깝다.
<최종면접>
영화 <최종면접> 스틸
죽지 않아도 이미 취준이 곧 서바이벌이라는 걸 증명하는 작품도 있다. 11월 개봉을 앞둔 <최종면접>은 <해적: 도깨비 깃발>, <탐정: 더 비기닝>을 연출한 김정훈 감독의 신작으로, 조이현, 김재원, 신승호, 강유석, 곽동연, 배강희가 5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면접에 오른 6명의 지원자로 분한다. 밀실에 모인 이들에게 주어진 건 제한 시간 2시간, 다섯 차례의 공개 투표로 단 한 명의 합격자를 직접 골라내야 한다는 잔인한 룰. 여기에 각자의 이름이 적힌 '의문의 봉투'가 하나둘 발견되며 판이 뒤집힌다. 봉투 속에는 상대의 치부와 비밀, 완벽해 보였던 스펙 뒤에 숨겨둔 약점이 담겨 있고, 지원자들은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이 정보를 손에 쥔 채 서로를 저격하기 시작한다. 초능력도, 부활도 없다. 오직 정보와 의심, 두 시간이라는 시한폭탄 같은 룰만으로도 이야기는 데스게임 스릴러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품는다. 판타지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취업 시장이 이미 서바이벌 장르라는 걸 증명해버리는 셈이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티빙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스틸
과연 그 관문을 통과하면 고난은 끝날까? 현재 티빙과 tvN에서 공개 중인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슬픈 답을 내놓는다. 성실하게 회사 생활을 이어온 팀장 공은태(이준혁)는 로또 1등에 당첨돼 세금을 떼고도 13억을 손에 쥔다. 이쯤 되면 사직서를 던지는 게 익숙한 클리셰지만, 공은태는 다시 출근길에 오른다. 얼핏 거액 같아도 강남 아파트 한 채 살 수 없는 돈, 인생을 통째로 바꾸기엔 애매하게 부족한 액수다. 통장 잔고가 달라졌다고 승진을 두고 벌이는 팀장 다툼이 사라지는 것도, 경쟁이 멈추는 것도 아니다. '돈만 있으면 회사를 벗어날 수 있다'는 오랜 믿음을 반박하는 이 설정은, 13억이라는 구체적인 숫자 하나로 지금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현실을 섬뜩(?)하게 요약해낸다.
Credit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NEW·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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