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론 뮤익 전시, 오픈런이었던 이유

6미터에 달하는 누워있는 여인, 100여개의 거대한 해골 더미가 관객을 압도하는 <론 뮤익>전

프로필 by 남미영 2025.04.14

모처럼 국립현대미술관에 오픈런의 진풍경이 펼쳐졌다. 지난 4월 11일 국내 최초 개인전을 연 <론 뮤익>전 때문이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 왜 인기 였나.


작품명 <마스크 II>

작품명 <마스크 II>


이 전시가 왜 인기야?

호주 출신의 현대미술 조각가 론 뮤익은 하이퍼리얼리즘을 구현하는 조각과 인체 사이즈의 왜곡으로 관람객에게 놀라운 경험을 제공하는 예술가다. 한국에서 열린 첫 내한 전시인 <론 뮤익>전에는 유튜브와 SNS 속 이미지로만 만나던 그의 압도적인 조각의 실체를 접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작가의 대표작 <마스크 II>는 론 뮤익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얼굴에 잡힌 사실적인 주름과 짧은 수염들, 속눈썹에 이르기까지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조각상의 형태이지만 가로 1미터 18센티미터, 세로 77센티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스케일은 관람객을 단번에 압도한다.


작품명 <MASS>

작품명 <MASS>


이 뿐만 아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MASS>는 약 1.5 ~ 2미터에 달하는 거대 주철 해골 도상 100여개를 쌓아서 관람객을 압도한다. 익숙한 도상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규모를 통해 시각적인 충격을 선사하는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라면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작품명 <In Bed>

작품명 <In Bed>


론 뮤익은 어떤 작가일까?

론 뮤익을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 방송국에서 인형 제작 및 특수 효과와 관련된 일을 하며 지금의 작업의 기초를 다졌다. 1996년 미술가로 전환한 그는 1997년 영국의 사치 갤러리에서 열린 <천사와 악마전>에 참여하여 대표작 <Dead Dad>를 통해 실제 인체와 흡사하면서도 실제보다 작은 사이즈의 인체 조각을 선보이며 화제가 된다. 2001년에는 길이 5미터에 달하는 조각 <BOY>를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하여 세계적인 찬사를 받으며 거장의 대열에 빠르게 진입했다.


국내에 전시된 <치킨/맨>의 인체상을 다듬고 있는 론 뮤익

국내에 전시된 <치킨/맨>의 인체상을 다듬고 있는 론 뮤익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인 <MASS>를 제외한 대표작들은 극사실주의를 바탕으로 하여 인간의 실존과 삶의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5년부터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후원작가로 선정되어 파리 본국에서 2005년, 2013년, 2023년 세 차례 전시를 한 바 있다. 론 뮤익의 인체 조각은 사실적인 묘사에 비해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을 비현실적으로 표현한다. 매우 크거나 실제와 달리 매우 작아지거나 하는 방식으로 관람객에게 묘한 인상을 남긴다.


작품명 <치킨/맨>

작품명 <치킨/맨>


이번 전시와 관련해서 알아야 할 것은?

<론 뮤익> 전은 작가의 아시아 최대 규모 회고전이다. 작가의 30여 년간의 시기별 주요 조각, 스튜디오 연작, 다큐멘터리 등 모두 24점의 작품이 공개되었다. 전시는 7월 1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내가 제작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작품의 표상이지만, 내가 포착하고 싶은 것은 삶의 깊이다”라고 말한 작가의 의도에서 현대인이 일상에서 느끼는 외로움, 취약함, 불안과 같은 내면의 감정을 떠올리며 감상한다면 더욱 깊이 있는 관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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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