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9월, 삼청동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갤러리와 미술관

국제갤러리의 갈라 포라스 김부터 갤러리 현대의 이강승&캔디스 린까지.

프로필 by 고영진 2025.08.30

SEOUL ART ROUTE 1


전시와 아트 행사로 분주한 9월의 서울. 삼청동, 한남동, 청담동에서 흥미로운 볼거리를 손에 쥐고 관람객을 기다리는 전시 공간을 모았다. 다음의 지도를 참고해 각자의 아트 위크를 계획해보길.


삼청동


1 PKM 갤러리

홍영인은 지난 몇 년간 일상에서 자신을 사로잡은 소리를 채집해왔다. 전시장에서는 그렇게 모은 소리들을 색과 이미지, 촉각적인 형태로 편곡해 선보인다. 조각, 소품, 자수, 드로잉 신작 20여 점이 최초 공개되는 전시 «서투른 작곡가» 얘기다. 8월 20일부터 9월 27일까지.


2 피비갤러리

9월 13일까지 개최되는 «서용선: 도시와 사람들»은 뉴욕 지하철의 사람들을 그린 서용선의 신작을 볼 수 있는 자리다. 뒤이어 스위스 출신 작가 릴리안 토마스코가 바통을 이어받아 대담한 색채로 꿈과 무의식을 표현한 추상회화를 선보인다. 9월 24일부터 11월 7일까지.


3 바라캇 컨템포러리

사진과 비디오, 퍼포먼스를 폭넓게 다루는 지미 로버트는 자신의 몸이 종이 같은 유약한 매체와 접촉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신체는 오브제가 된다. 이러한 작업을 차학경의 아카이브 안에서 조망하는 전시 «Eclipser»가 열린다. 8월 28일부터 10월 26일까지.


4 국제갤러리

갈라 포라스-김은 역사를 독해하는 과정에서 제도, 무형의 유산이 규정되는 방식 같은 인위적 맥락에 집중한다. 전시 «Conditions for Holding a Natural Form»은 유물이 현재에 이르는 과정에서 사라진 정보, 즉 불완전한 기록에 초점을 맞췄다. 9월 2일부터 10월 26일까지.


5 학고재

생성과 소멸을 담아내는 그릇. 뭉치면 기물이 되고, 쌓이면 건축이 되는 문명의 근간. ‘흙’은 한국미술 안에서 어떻게 다뤄져 왔을까? 그 과정을 조망하는 전시 «흙으로부터»에 김환기, 송현숙, 박영하, 이진용, 박광수, 로와정, 지근욱 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8월 20일부터 9월 13일까지.


6 갤러리조선

설치미술가 민성홍에게 사물의 파편이란 기존의 개념을 벗어나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는 상태다. 어쩌면 새로운 자아를 찾으려는 자신의 욕망을 투영시킨 대상일지도 모른다. 전시 «파편의 흐름»에서는 수집한 파편들을 몸의 형태로 만든 설치 신작을 볼 수 있다. 10월 26일까지.


7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집요하게 물방울을 그려온 작가 김창열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물방울 속 빛과 그림자가 존재에 대한 사유에 이르기까지, 초기 작업부터 미국, 프랑스를 거친 말년의 창작 여정을 조명한다. 8월 22일부터 12월 21일까지.


8 갤러리현대

퀴어 역사의 유산을 탐구하는 이강승. 곰팡이, 박테리아, 얼룩 같은 물질을 활용해 인종과 젠더, 섹슈얼리티 개념을 다루는 캔디스 린. 전시 «나 아닌, 내가 아닌, 나를 통해 부는 바람»에서 다방면으로 물성을 탐구한 두 작가의 신작을 볼 수 있다. 8월 27일부터 10월 5일까지.


9 아트선재센터

출입구는 흙더미로 봉쇄하고, 전시장 내부의 온·습도 제어 장치를 멈추며, 흙·불·식물과 같은 가공되지 않은 자연 요소를 끌어들이기. 국내 첫 개인전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를 여는 아르헨티나의 조각가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의 계획이다. 9월 3일부터 2026년 2월 1일까지.


10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일상에서 마주한 기이한 장면을 동양화의 전통 채색 기법으로 표현하는 이진주의 개인전 «불연속연속»을 준비했다. 정교하고 사실적이지만 하나의 서사로 이어지지 않아 도무지 뜻을 알 수 없는 그림들은 인간의 삶을 닮았다. 10월 9일까지.

Credit

  • 일러스트/ 리곡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