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 반클리프 아펠의 뻬를리 컬렉션에 대한 모든 것.

반클리프 아펠의 뻬를리 컬렉션은 골드 비즈라는 작고 완전한 형태에서 시작했다.

프로필 by 윤혜영 2026.07.10

BEHIND THE NAME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반클리프 아펠의 뻬를리 컬렉션은 그 질문에 골드 비즈라는 작고 완전한 형태로 답한다. 단순함 속에 깃든 정교함, 유쾌함 속에 담긴 깊이. 작은 골드 비즈 하나가 어떻게 철학이 되고, 역사가 되고, 사람의 손 위에서 예술이 되었는지를 따라간다.


카닐리언의 빨강, 말라카이트의 초록, 튀르쿠아즈의 청록이 돋보이는 ‘뻬를리 컬러’ 이어링.


꽃 모티프 장식의 ‘쿠스쿠스 바가텔’ 네크리스(1949). 코럴, 진주, 골드 비즈가 섬세하게 꼬인 형태로 어우러진 ‘트위스트’ 브레이슬릿(1964), ‘트위스트’ 반지(1965). 어린 사슴의 형태를 빼곡한 골드 비즈로 표현한 ‘리틀 도’ 클립(1956).

NOTHING BUT THE BEAD

1개의 골드 비즈는 손바닥 위에서 거의 무게를 느낄 수 없다. 그러나 반클리프 아펠이 이 작은 황금 구슬에 쏟아온 집념은 100년의 시간에 가깝다. 단순한 장식에서 출발해 메종의 시그너처 모티프로 자리 잡기까지, 골드 비즈의 역사는 곧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답해온 메종의 역사이기도 하다.


철학자들이 구(球)를 가장 완전한 형태라고 말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플라톤은 구를 ‘신의 형태’라 불렀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평생 완벽한 원을 그리려 했다. 반클리프 아펠이 골드 비즈에 집착하는 이유도 여기서 멀지 않다. 이 작은 황금 구슬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반클리프 아펠이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눈 그 자체다. 골드 비즈가 반클리프 아펠의 작품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20년대. 당시 골드 비즈는 주얼리의 가장자리나 스톤 주변을 섬세하게 마감하는 보조적인 존재였다. 진주를 받치고 있는 조개껍데기처럼, 보석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조용한 조연이었다. 그러나 1940년대 후반, 메종은 이 작고 빛나는 요소를 무대 위의 주인공으로 끌어올리는 결정을 내린다. ‘쿠스쿠스(Couscous)’ 컬렉션이 그 전환점이었다. 1940년대 말 탄생한 이 컬렉션은 투보가스(tubogas) 스타일의 유연한 체인 위에 미러 폴리싱된 옐로 골드 비즈를 가득 담아, 골드 비즈 자체가 하나의 조형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추상적이고 유기적인 형태 속에서 비즈들은 빛을 받아 마치 내부에서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것처럼 반짝였다. 이 성공은 메종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장식은 배경이 되어야 한다는 오랜 믿음을 깨고, 장식 그 자체가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메시지가 가장 순수할 때, 즉 가장 단순한 형태일 때 더욱 강력해진다는 것이다. 1950년대, 반클리프 아펠은 방돔 광장 최초의 데일리 주얼리 컬렉션 ‘라 부티크(La Boutique)’를 출시하며 ‘일상의 아름다움’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 시기 골드 비즈는 동물과 자연에서 영감받은 구상적인 작품들 속에서도 살아 숨 쉬었다. 1956년의 ‘리틀 도(Little Doe) 클립’이 대표적인 예다. 어린 사슴의 형태를 빼곡한 골드 비즈로 표현한 이 작품은, 비즈가 볼륨과 생명력을 동시에 부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963년, 골드 비즈는 또 한 번 변신한다. ‘트위스트(Twist)’ 컬렉션에서 코럴의 붉은 오렌지, 라피스라줄리의 깊은 블루, 튀르쿠아즈의 하늘색이 컬처드 펄, 골드 비즈와 함께 섬세하게 꼬인 형태로 어우러졌다. 골드 비즈는 이제 컬러와 질감의 매개자가 되었다. 서로 다른 소재를 하나의 리듬 속으로 이끄는 지휘자처럼! 그리고 1968년, 골드 비즈는 반클리프 아펠의 가장 아이코닉한 컬렉션인 ‘알함브라(Alhambra)’의 윤곽을 따라 자리 잡으며 메종의 DNA 속으로 완전히 스며든다. 알함브라의 네잎클로버 모티프를 섬세하게 감싸는 골드 비즈들은 행운의 상징에 빛이라는 차원을 더했다. 이렇게 수십 년간 축적된 골드 비즈의 서사는 2008년, 마침내 하나의 이름을 얻는다. 뻬를리(Perl´ee). 프랑스어로 ‘진주처럼 장식된’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지금, 하나의 디테일에 불과했던 골드 비즈는 컬렉션 전체를 정의하는 시그너처가 되었다.


골드 비즈의 표면을 거울처럼 연마하는 미러 폴리싱 기법. ‘황금손’이라 불리는 장인의 섬세한 손길.

MAINS D’OR

뻬를리의 골드 비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는 수십 번의 손길이 스쳐 지나간다. 보이지 않는 뒷면이라도, 결국 피부에 닿는 곳이라면 기준은 다르지 않다. 스톤 사이를 정교하게 비워낸 오픈워크, 눈에 띄지 않는 면까지 이어지는 세심한 연마. 주얼리는 진열장 안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손목을 감싸고 손가락 위에 안착하는 순간, 비로소 온전한 존재가 된다. 반클리프 아펠은 그 순간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완성도가 끝내 사람의 손에서 비롯된다는 사실 역시.


모든 비즈는 ‘로스트 왁스 주조’ 기법에서 시작된다. 왁스로 원형을 만들고 금속을 부어 굳힌 뒤 왁스를 녹여내면 금속 형태만이 남는다. 이 고대의 기법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반클리프 아펠의 장인들은 이를 현대 하이주얼리의 정밀도로 끌어올렸다. 주조 이후가 진짜 시작이다. 동일한 사이즈의 완벽한 구형을 만드는 것은 가장 숙련된 장인만이 구사할 수 있는 작업이다. 비즈 하나하나를 손으로 다듬으며 완벽한 곡면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정밀 기계로도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감각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 다음은 미러 폴리싱. 골드 비즈의 표면을 거울처럼 완벽하게 연마하는 이 기법은 외부의 미세한 빛까지도 포착하여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한 광채를 만들어낸다. 앞면은 물론 보이지 않는 뒷면까지 동일하게 연마한다. 보이지 않는 곳도 완벽해야 한다는, 장인정신의 가장 고전적인 표현이다. 뻬를리 클로버와 다이아몬드 라인에서는 ‘오픈워크(Openwork)’ 기법이 더해진다. 골드에 구멍을 내어 빛이 스톤 사이로 통과하도록 하는 이 기법은 폴리싱 와이어를 이용한 ‘스레드 폴리싱’으로 마무리된다. 결과는 믿기 어려울 만큼 가벼우면서도 눈부신 광채를 지닌 작품이 된다.

스톤 선별은 또 다른 예술이다. 메종에서 ‘황금손(Mains d’Or)’이라 불리는 전문가들은 수백, 수천 개의 스톤 중에서 컬러, 광채, 균일함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것만을 골라낸다. 벨벳 같은 깊이의 블루 사파이어, 강렬하고 채도 높은 루비, 생기 넘치는 그린의 에메랄드. 각각의 스톤은 단독으로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함께 배열되었을 때 더욱 완전한 앙상블을 이루어야 한다.

세팅 기법에서도 뻬를리만의 특별함이 있다. ‘셰어드 비즈 세팅(Shared Bead Setting)’ 또는 ‘네일 세팅(Nail Setting)’은 각 네일이 최대 세 개의 스톤을 동시에 지탱하며, 스톤들이 서로 맞닿아 끊임없는 색채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작업은 오직 하이주얼리 세팅 전문가만이 수행할 수 있으며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처럼 경도가 높은 스톤일수록 더 정교한 손길이 요구된다.

반클리프 아펠이 말하는 ‘단순함’은 결코 쉽지 않다. 뻬를리의 미니멀한 외관 뒤에는 수십 년간 축적한 기술과 그것을 구현하는 장인들의 헌신이 있다. 가장 순수한 아름다움은 가장 깊은 노력 위에서만 피어난다. 그것이 뻬를리가 전하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다.


1940년대 말 탄생한 ‘쿠스쿠스’ 브레이슬릿의 스케치.


THE BEAD UNIVERSE

뻬를리 컬렉션을 처음 마주하면 그 단순함에 먼저 매료된다. 그러나 찬찬히 들여다볼수록 하나의 골드 비즈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는지를 알게 된다. 같은 씨앗에서 자랐지만, 다섯 가지 라인은 착용하는 사람의 손 위에서 매번 다른 모습으로 피어난다.

뻬를리 골드 비즈(Perle Gold Beads)

골드 비즈 자체만으로 이루어진 이 라인은 컬렉션의 가장 순수한 출발점이다. 화이트·옐로·로즈 골드 세 가지 컬러로 제작된 링, 후프 이어링, 브레이슬릿이 라인업을 이룬다. 단독으로 착용해도 존재감이 분명하고, 여러 개를 레이어드하면 손목과 손가락 위에서 발레리나가 빠르게 회전하듯 춤추는 ‘피루엣(pirouette)’ 효과를 선보인다. 이 라인은 조용히 묻는다. 아름다움이 과연 복잡해야만 하는가?

반복적인 비즈가 돋보이는 ‘뻬를리 골드 비즈’ 브레이슬릿은 Van Cleef & Arpels.


뻬를리 시그니처(Perle Signature)

메종의 정체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담은 라인. 미러 폴리싱된 골드 밴드 위에 두 줄의 비즈 포인트, 그리고 반클리프 아펠의 로고 인그레이빙이 조화를 이룬다. 흥미로운 것은 로고가 작품의 정중앙에 위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메종의 미학 코드인 비대칭을 의도적으로 구현한 선택으로, 비대칭에서 더 큰 자유로움과 생동감을 찾는 철학은 뻬를리 전체 컬렉션을 관통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반클리프 아펠 서명이 캘리그라피로 새겨진 ‘뻬를리 시그니처’ 브레이슬릿은 Van Cleef & Arpels.


뻬를리 컬러(Perle Colours)

골드 비즈가 컬러와 만나는 순간, 세계는 더 풍요로워진다. 사파이어의 깊은 블루, 에메랄드의 생기 있는 그린, 루비의 열정적인 레드. 각각의 스톤은 골드 컬러와 최적의 조화를 이루도록 페어링된다. 사파이어와 에메랄드는 옐로 골드와, 루비는 로즈 골드와 함께한다. 튀르쿠아즈, 말라카이트, 카닐리언, 라피스라줄리, 오닉스와 같은 컬러 스톤도 개성 넘치는 변주를 더한다. 반클리프 아펠의 엄격한 안목은 다이아몬드뿐 아니라 유색 보석에도 적용된다.

튀르쿠아즈가 세팅된 ‘뻬를리 컬러’ 펜던트는 Van Cleef & Arpels.


뻬를리 워치(Perle Watches)

‘시간을 담은 주얼리’라는 반클리프 아펠의 철학이 가장 농밀하게 구현된 라인이다. 2019년 처음 선보인 뻬를리 시크릿 워치는 그 이름처럼 비밀을 품고 있다. 브레이슬릿 타입의 ‘투아 에 무아 시크릿’ 워치는 손목 위의 오브제처럼 착용하다가, 모티프를 살짝 돌리면 다이얼이 드러난다. 2025년에는 블루 쿼츠와 그린 재스퍼를 새롭게 더한 버전이 추가되었다. 포켓 워치에서 영감받은 ‘뻬를리 시크릿 펜던트’ 워치는 완벽한 롱 네크리스처럼 보이지만, 펜던트 덮개를 돌리면 은밀하게 다이얼이 모습을 드러낸다. 2022년에는 곡선의 실루엣이 아름다운 뻬를리 타임피스가 출시되어 가죽 스트랩과 함께 클래식한 워치의 매력을 더했다.

머더오브펄과 캘세더니, 화이트 골드 비즈가 조화를 이룬 ‘뻬를리 시크릿 펜던트’ 워치는 Van Cleef & Arpels.


뻬를리 클로버(Perle Clover)

골드 비즈와 반클리프 아펠의 아이코닉한 클로버 모티프가 만났다. 네잎클로버는 메종이 오랫동안 행운의 상징으로 사랑해온 모티프다. 이 라인에서 클로버는 오픈워크 기법으로 제작되어 가볍고 정교하며, 각 클로버 중앙의 골드 비즈를 네 개의 라운드 다이아몬드가 섬세하게 둘러싼다. 브레이슬릿에는 18~20개, 링에는 7~8개의 클로버 모티프가 배열되어 리듬감과 생동감을 만들어낸다. ‘스위트 클로버’는 더 소박하고 아담한 버전으로, 일상의 행운을 담기에 딱 맞는 크기다.

행운을 상징하는 클로버 모티프가 더해진 ‘뻬를리 클로버 후프’ 이어링은 Van Cleef & Arpels.


뻬를리 다이아몬드(Perle Diamond)

이 라인의 핵심은 골드 비즈와 다이아몬드 사이의 긴장이다. 장인들은 골드 비즈와 다이아몬드를 규칙적으로 나열하는 대신, 마치 자연의 불규칙한 아름다움처럼 자유롭게 배치해 독창적인 라인과 볼륨을 창조한다. 1-로우부터 5-로우까지 다양한 구성의 링과 브레이슬릿, 파베 세팅의 커프 브레이슬릿과 이어링 등 이 라인은 화려함과 정교함이 서로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골드 비즈의 따뜻한 빛은 다이아몬드의 차고 강렬한 반짝임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다이아몬드는 골드 비즈의 황금빛 윤곽을 따라 흐르며 주얼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2026년 4월 새롭게 선보인 ‘뻬를리 다이아몬드 3-로우’ 링은 다양한 크기의 골드 비즈가 세 줄로 배열되어 손가락을 감싸며, 대각선으로 세팅된 9개의 라운드 다이아몬드가 빛의 각도를 끊임없이 변화시킨다.

라운드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뻬를리 다이아몬드 3-로우’ 링은 Van Cleef & Arpels.


ART OF OBSESSION

반클리프 아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에는 역설이 있다. 가장 단순해 보이는 것이 가장 복잡한 과정을 거쳐 탄생하고, 가장 가벼워 보이는 것이 가장 깊은 노하우를 담고 있다는 것. 뻬를리 컬렉션의 철학과 골드 비즈라는 형태 안에 담긴 메종의 이야기를, 캐서린 레니에(Catherine Rénier) 반클리프 아펠 CEO 겸 회장에게 들었다.


골드 비즈는 1920년대 반클리프 아펠 작품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 당시에 골드 비즈는 어떤 역할을 했으며, 어떻게 메종의 시그너처 모티프로 발전하게 되었나요? 뻬를리 컬렉션은 메종의 창조적 유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습니다. 그 작품들에서 골드 비즈가 주요 모티프로 확립되었고 1940년대 후반부터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반클리프 아펠만의 독자적인 미학으로 발전했습니다. 빛을 포착하고 주얼리의 광채를 극대화하는 특성 덕분에, 초기에는 ‘쿠스쿠스’ 컬렉션의 추상적인 작품에 주로 장식되었습니다. 때로는 다이아몬드와 컬러 젬스톤이 지닌 뉘앙스와 함께 사용되기도 했죠. 1963년에는 진주, 컬러 젬스톤과 결합되어 ‘트위스트’ 컬렉션에서 땋은 형태인 브레이드 디자인으로 이어졌고, 1968년 ‘알함브라’ 컬렉션에서 작품들의 윤곽을 강조하면서부터 반클리프 아펠의 대표적인 스타일 코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출시 이후 뻬를리 컬렉션은 메종의 주얼리 헤리티지와 탁월한 노하우, 현대적인 우아함의 비전을 구현하는 메종의 대표적인 컬렉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한 세대를 초월한 타임리스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반클리프 아펠의 철학 역시 담아내고 있습니다.


골드 비즈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2008년부터 뻬를리 컬렉션은 순수한 라인과 세련된 분위기를 통해, 반클리프 아펠의 상징적인 모티프인 골드 비즈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해 왔습니다. 작품들은 단일 혹은 다중 배열의 골드 구형으로 구성된 추상적인 미학이 특징입니다. 간결한 라인으로 일상 속에서 자유롭고 유쾌한 스타일링과 레이어링이 가능합니다. 이 컬렉션은 출시 이후 다양한 미학과 기능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화이트·옐로·로즈 골드는 뻬를리 골드 비즈와 뻬를리 시그니처 작품에서 강조되며, 뻬를리 다이아몬드와 뻬를리 클로버 모티프의 작품들은 다이아몬드의 반짝임을 돋보이게 합니다. 또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같은 젬스톤과 다양한 골드 컬러가 어우러져 링, 브레이슬릿, 워치, 펜던트, 이어링 등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완성하죠.


뻬를리는 일상적인 착용을 위해 탄생한 컬렉션이기도 합니다. 하이주얼리 메종으로서 ‘매일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를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일상에서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는 ‘라 부티크’ 탄생 이후 반클리프 아펠의 전통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해 왔습니다. 1953년 방돔 광장에 마련된 전용 공간에서 처음 선보인 이 창의적인 컬렉션은 낮에도 편하게 착용하는 주얼리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1968년에 알함브라 컬렉션이 ‘라 부티크’ 카탈로그에 포함되었고, 트위스트 컬렉션 역시 1960년대에 포함되었습니다. 뻬를리 컬렉션 또한 탄생 이후 다양한 조합이 만들어졌습니다. 추상적인 라인과 순수한 디자인 언어를 지닌 뻬를리 작품들은 보편적인 감성을 전달하며, 단독 착용은 물론 페어링이나 믹스 매치까지 다양한 연출이 가능합니다. 착용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조합하며 개성 있는 파뤼르(parure, 통일된 디자인으로 맞춰 착용하는 주얼리 세트)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골드 컬러는 조화를 이루거나 젬스톤과 어우러져 빛나는 앙상블을 만들어 냅니다.


미러 폴리싱은 골드 비즈의 광채를 완성하는 핵심 기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공정은 어느 정도의 기술적 난이도를 필요로 하며, 제작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는 무엇인가요? 뻬를리 컬렉션은 수많은 기술적 도전을 해결해야 비로소 탄생합니다. 서로 다른 지름을 지닌 골드 비즈는 로스트 왁스 주조 기법을 통해 옐로·화이트·로즈 골드로 제작됩니다. 이후 장인들은 각각의 비즈를 하나씩 손으로 정교하게 다듬어 완벽한 곡선과 풍성한 볼륨을 구현합니다. 섬세한 폴리싱 과정을 통해 골드만의 광채가 극대화되며, 작품의 앞면과 뒷면 모두 연마되어 어느 각도에서 감상해도 아름다운 빛을 펼쳐내게 합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즈가 완벽한 둥근 형태를 갖추게 하는 것입니다. 스톤 셀렉션 또한 중요한 기술적 과제입니다. 메종의 보석학 전문가들은 작품 디자인에 따라 다이아몬드와 다양한 젬스톤을 엄격한 컬러 및 품질 기준으로 선별합니다. 세팅 이후에 장인들은 오픈워크 기법을 통해 빛의 흐름을 극대화하고 작품의 광채를 더욱 살아나게 합니다.


반클리프 아펠은 컬러, 광채, 대칭성 등에서 최상의 스톤만을 엄선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장인의 ‘눈’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수많은 장인과 전문가들은 장인정신을 발휘하여 작품에 빛을 불어넣고, 메종의 높은 기준에 부합되도록 협업하고 있습니다. 스톤 선별은 뻬를리 작품의 순수함, 컬러, 광채를 완성하는 핵심 단계입니다. 메종의 전문가인 장인들은 엄격한 내부 기준 아래 이 과정을 관리하며, 모든 젬스톤은 메종의 보석학 전문가에 의해 가장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됩니다. 특히 장식용 스톤의 경우 균일하고 강렬한 컬러 톤이 중요하며,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인상을 전달해야 합니다. 뻬를리 작품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높은 수준의 주얼리 제작 기술이 필수적이죠. 이는 메종의 정교한 장인정신과 디테일을 향한 정신을 오롯이 보여주며, 특히 편안한 착용감과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구현하려는 철학까지 담고 있습니다.


뻬를리는 매우 정교한 기술로 완성되고 유쾌한 인상을 전달합니다. 이러한 균형은 어떻게 구현되나요? 가장 절제된 디자인일수록 제작 과정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얼핏 보면 간결해 보이지만, 뻬를리 작품에는 메종과 워크숍의 다양한 전문적 기술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특히 주조 이후와 폴리싱 과정에서 골드 비즈에 완벽한 둥근 형태와 강렬한 광채를 부여하기 위해 극도의 정밀함이 요구됩니다. 또한 작품의 뒷면에 적용된 섬세한 오픈워크 기법은 스톤 사이로 빛이 통과하도록 하여 광채를 더욱 풍성하게 살아나게 합니다. 5-로우 및 3-로우의 뻬를리 브레이슬릿과 링에는 ‘셰어드 비즈 세팅(shared bead setting, 하나의 골드 비즈가 인접한 여러 스톤을 동시에 고정하는 세팅 기법)’이라는 전통적인 기법이 적용됩니다. 매우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이 세팅 방식은 특히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처럼 섬세한 젬스톤을 사용하는 경우에 하이주얼리 전문 세팅 전문가만이 이 작업을 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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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김민정(프리랜스 에디터)
  • 사진/ © Van Cleef Arpels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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