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소장각은 왜 동남아시아를 주제로 한 책을 낼까?
디자이너 노성일 대표가 소장각의 책을 만드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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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 SMALL PRESS 2
선명한 목소리로 독자를 먼 곳으로 데려다주는 책을 펴내는 소규모 출판사. 편집자의 손을 거쳐, 지금 막 세상에 나오려는 책들이 모인 공간을 찾았다.
디지털 환경에서 다양한 시각 경험을 할 수 있는 시대지만, 아트 북은 그 너머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이다.
소장각
노성일 대표
동남아시아 문화 그래픽 디자이너로 출판사에서 일해왔는데, 대학원 졸업 논문으로 캄보디아 ‘크메르 문자’를 연구하고 직접 캄보디아를 경험하면서 몰랐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알게 됐다. 한국에서 단편적으로 알려진 동남아시아와 직접 경험한 나라의 문화 간극을 메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소장각의 첫 책으로 <크메르 문자 기행>을 펴내게 됐다. 매일 인터넷에서 동남아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다 동남아 덕후 같은 분들을 발견하면 제안을 드리기도 하고, 행사를 하다 인맥이 생기기도 한다. 태국 곳곳의 문방구와 문구를 다룬 <태국 문방구> 역시 그렇게 탄생한 책.
아트 북의 감각 디지털 환경에서 다양한 시각 경험을 할 수 있는 시대지만, 아트북은 그 너머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이다. 종이를 고를 때도 콘텐츠에 어울리는 질감을 찾아 일일이 만져보고 고른다. 시중에 유통되는 종이는 300~500종 사이다. 말레이시아의 다언어 간판 같은 거리 풍경을 담은 <환영광림>을 만들 때는, 습한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물 먹은 것처럼 퍼지는 종이를 썼다. 기후 문제를 다루는 책을 만들 때는 일반 종이의 네 배 정도 가격에 달하는, 친환경 화장품 패키지에 쓰이는 프리터 종이를 썼다. 인쇄를 할 때도 잉크를 왜 이걸 써야 하는지, 어떤 종이를 골랐을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 고심한다. 비싼 재료를 쓰면서도 책값을 쉽게 올릴 수 없다는 현실은 늘 고민이지만, 그래도 이유 있는 선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북페어의 매력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고르면 섬네일을 보고 고르는 게 끝이지만, 북페어에 가면 책 이면의 비하인드를 듣고 작가를 직접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국내 북페어뿐만 아니라 자카르타, 세부 등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해외 북페어에 참여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한국인이 동남아 북페어에 관심 갖는다는 것 자체로 주목을 받았는데, 이제는 실제 콘텐츠와 해외 작가와의 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인쇄물을 만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유럽 출판 시장이 오랜 인프라 위에 안정적인 형태를 갖췄다면, 상대적으로 뒤늦게 발전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작은 복사기와 리소그래피에서 대안을 찾을 때도 많다. 자본이 부족한 곳에서 오히려 창의적인 실험이 많이 나오고, 그 지점에서 디자이너로서 매력을 느낀다.
앞으로 나올 책 1년에 약 8권을 낸다. 절반은 대중의 관심에서 비켜난 주변부의 이야기를 소량으로, 나머지 절반은 조금 더 대중적인 책으로. 신간 <시차와 시차>는 동남아시아 미술계를 조망하는 책이다. AS라는 이름으로 함께 활동하는 큐레이터 문혜인, 조현아가 쓴 책으로 서양 중심으로 흘러온 미술계에서 빈 구멍처럼 남아 있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제목의 ‘시차’는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이기도 하고, 속도의 간극이기도 하다.
Credit
- 사진/ 하태민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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