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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킬러'부터 '킬러들의 쇼핑몰2'까지...K-총기 액션 현주소

'총기 청정국'에 울린 총성! K-콘텐츠, 이제 '건액션'이 디폴트다?

프로필 by 박현민 2026.08.23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표적인 '총기 청정국'이다. 그간 한국 장르물에서 인물의 감정과 폭력성을 실어 나르던 도구가 칼과 둔기, 혹은 '맨몸 액션'에 주로 의존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스크린 속 총은 언제나 낯설었고, 바다를 건너온 외화 속 설정처럼 어딘가 겉돌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스틸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스틸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스틸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스틸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K-콘텐츠 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길복순>(2023), <킬러들의 쇼핑몰>(2024), <굿보이>와 <트리거>(2025) 등을 거치며 총기는 점차 화면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2026년 현재에 이르러서는 장르와 플랫폼을 불문하고 대중적인 액션 문법으로 확고히 안착했다. 킬러의 직업적 도구부터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대규모 화력전, 그리고 벼랑 끝에서 쥐어 든 권총 한 자루까지. 올해 총기 액션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며 스펙트럼을 넓힌 K-콘텐츠를 세 가지 유형으로 짚어본다.



#1. 아직도 낯선 '전문 킬러'의 세계


<유부녀 킬러>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 포스터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 포스터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 스틸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 스틸

주인공의 정체성과 직업적 특성을 드러내는 핵심 오브제로 총기를 활용하는 유형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길복순>, 영화 <파과> 등의 계보를 잇는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는 평범한 주부이자 엄마인 주인공이 실은 에이스 킬러라는 이중생활을 그린다. 흥미로운 점은 조직원들이 각기 다른 사고사로 표적을 위장 제거하는 가운데, 유독 주인공 유보나(공효진)만 저격총을 전담하며 '킹피셔'로 불린다는 사실이다. 아이를 돌보고 장을 보던 손에 저격총이 쥐어지는 순간, 일상과 비일상이 충돌하며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한다. 앞선 <길복순>처럼 '워킹맘의 이중생활'이라는 흥미로운 외피 안에, 최근 K-콘텐츠의 주력 소재로 자리 잡은 '사적 제재'를 자연스럽게 얹어냈다.



#2. 대규모 화력전, '한국형 총기 액션'


<킬러들의 쇼핑몰 2>, <호프>, <김부장>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2> 포스터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2> 포스터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2> 스틸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스틸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2> 스틸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스틸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스틸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2> 스틸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2> 스틸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2> 스틸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2> 현장 스틸
<김부장> 스틸컷

<김부장> 스틸컷

영화 <호프> 스틸

영화 <호프> 스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홍콩 누아르에서 보던 대규모 총격전을 한국적 공간으로 끌어들여 몸집을 키운 작품들이다. 정지안(김혜준)이 삼촌 정진만(이동욱)과 함께 글로벌 용병 조직 '바빌론'과 맞서는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2>는 개인의 생존기를 넘어 도시 전역을 전쟁터로 바꾸는 대규모 화력전을 선보인다. 특수부대 출신 아버지(소지섭)가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SBS 드라마 <김부장> 역시 초반부의 처절한 맨몸 격투로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압도적인 총기 액션으로 전환되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는 고립된 항구 마을의 주민 전체가 미지의 존재에 맞서 다양한 화기를 집어 드는 전례 없는 스케일의 크리처 총격전을 스크린에 펼쳐낸다.



#3. 손에 쥐어진 '단 한 자루'의 서스펜스


<결혼의 완성>, <엿 같은 사랑>

KBS 2TV 토일드라마 <결혼의 완성> 스틸

KBS 2TV 토일드라마 <결혼의 완성> 스틸

총기가 흔치 않은 한국 사회의 현실성을 역으로 활용해 극도의 서스펜스를 빚어낸 케이스다. 밀수나 암시장, 자체 제작 등을 통해 '어렵게 구한 총'은 등장인물들이 상황을 역전시킬 수단이자 금기다. KBS 드라마 <결혼의 완성>에서는 납치된 아내를 구하려다 용의자로 몰린 신경외과 의사(남궁민)가 자신을 막는 이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지경까지 내몰린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역시 로맨틱 코미디의 외피를 두르고 가다가 말미에 등장하는 위기 상황에서 '권총 한 자루'가 상황을 순식간에 종결짓는 장치로 기능한다. 총이 흔하지 않기에 발생하는 '단 한 발'의 무게감이 극 전체의 긴장감을 지탱하는 셈이다.

JTBC 드라마 <굿보이> 스틸

JTBC 드라마 <굿보이> 스틸

칼과 쇠파이프가 난무하던 한국형 누아르는 이제 정교한 저격과 대규모 총격전, 그리고 숨 막히는 심리적 긴장감까지 총기라는 도구로 완벽히 흡수하고 있다. 한국적인 정서와 글로벌 액션 문법이 총성 속에서 어떻게 결합하고 진화하는지, 그리고 그 총구가 과연 어디를 겨누고 있는지를 응시하는 것 또한 요즘 K-콘텐츠를 즐기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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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 / MBC·디즈니+·SBS·플러스엠·KBS·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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