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에스파 닝닝이 샤라웃한 그 향수, 도대체 뭐길래?

“향수 뭐 써요?”라는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던 에스파 닝닝 향수

프로필 by 한정윤 2025.04.10
사진/@imnotningning 닝닝 인스타그램

사진/@imnotningning 닝닝 인스타그램

에스파 닝닝의 인스타그램 피드 속 평소처럼 쿨한 무드의 일상 사진들. 그런데 눈썰미 좋은 이들은 알아봤다. 그중 두 장의 사진에 아주 조용히 등장한 에스파 닝닝의 두 향수.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지만, 피드 속에 자리한 그 존재감만으로도 충분히 ‘애정템’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바이레도, 로즈 오브 노 맨즈 랜드

사진/@imnotningning 닝닝 인스타그램

사진/@imnotningning 닝닝 인스타그램

프레임 한쪽에 놓인 유리병 하나. ‘로즈 오브 노 맨즈 랜드’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이라면, 바로 반응했을지도. ‘로노맨’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팬층이 두터운 바이레도의 마스터피스다. 단순한 장미향을 기대하고 뚜껑을 열었다면 조금은 놀랄지도 모른다. 이 향의 장미는 꽃잎 하나하나를 따뜻하게 감싸는 동시에, 줄기와 흙 내음을 함께 담아낸다. 우아하고 섬세하지만, 동시에 서늘한 기운을 품은 장미. 그래서 오히려 ‘예쁜 향’보다는 ‘깊은 향’, 혹은 ‘감정이 담긴 향’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사진/바이레도 제공

사진/바이레도 제공

바이레도 로즈 오브 노 맨즈 랜드 오 드 퍼퓸 50ml 28만원대, 100ml 39만원대

이름처럼 서사도 각별한 바이레도 로즈 오브 노 맨즈 랜드. 1차 세계대전 당시 ‘No Man’s Land(무인지대)’에 들어가 부상병을 구한 간호사들에게 바치는 오마주. 그 숭고함을 향으로 풀어낸 듯, 따뜻한 장미의 울림 뒤로 묵직한 연민과 헌신이 느껴진다. 핑크 페퍼가 톡 쏘는 서두를 열고, 터키쉬 로즈의 부드러운 꽃향이 이어진다. 여기에 라즈베리 블라섬이 싱그러움을 더하고, 파피루스와 화이트 앰버가 포근한 잔향으로 마무리된다. 전체적으로 정제된 장미의 이미지, 맑은 투명감, 차분하면서도 고요한 생기가 이 향의 핵심이다. 마치 닝닝의 무대 위와 무대 아래, 그 상반된 분위기처럼.

본투스탠드아웃, 드렁크 러버스 오 드 퍼퓸

사진/@imnotningning 닝닝 인스타그램

사진/@imnotningning 닝닝 인스타그램

다른 하나, 본투스탠드아웃의 ‘드렁크 러버스’는 최근 뷰티 신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국내 브랜드의 시그너처 향수다. 패키지부터 시작해 유니크하고 힙한 무드를 물씬 풍기는데, 향 역시 마찬가지다. 첫 향은 시트로넬라, 베르가못, 주니퍼, 자몽, 그리고 레드베리로 시작되며, 이내 시원한 시트러스에 딸기 리큐르 한 방울을 떨어뜨린 듯한 느낌. 술기운이 맴도는 딸기 칵테일을 떠올리게 하지만, 결코 유치하지 않다. 코냑의 진득한 무게감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생강과 클라리세이지, 페퍼가 술기운에 스파이시한 농도를 더하니까.

본투스탠드아웃 드렁크 러버스 오 드 퍼퓸 50ml 26만원, 100ml 36만원.

본투스탠드아웃 드렁크 러버스 오 드 퍼퓸은 잔향으로 갈수록 진가가 드러난다. 앰버, 머스크, 시더우드, 바닐라, 벤조인, 시나몬껍질까지. 클래식한 우디 향조에 향신료의 따스함과 달달함이 섞여, 피부에 오래 남는 잔향이 깊고 농밀하게 감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도 야성적이고 따뜻하다. 특히 향이 퍼지는 방식이 독특한데, 알코올 한 모금 삼킨 것처럼 생생한 향들이 층층이 퍼진다. 톡톡 튀는 딸기 향과 술 냄새가 뒤섞인 첫인상은 향수보다는 칵테일 한 잔 같은 느낌을 주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무게감 있는 숲 향이 피부에 스며든다. 본투스탠드아웃 드렁크 러버스 오 드 퍼퓸은 정제된 우아함보다는 감정의 절정, 본능적인 잔향, 잊을 수 없는 잔상. 이 향을 고른 닝닝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다.

관련기사

Credit

  • 사진/닝닝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