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어여쁜' 스포티룩!
운동복을 아무리 싫어해도 입을 수 밖에 없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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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FUL SPORTS
운동복을 싫어하는 이도 이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런웨이를 장악한 ‘어여쁜’ 스포티 룩에 대하여.

올시즌을 장악한 키워드를 단 하나만 선택하라면 단연 ‘스포티(sporty)’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뉴욕의 토리 버치에서 파리의 미우미우에 이르기까지, 모든 도시의 주요 쇼에서 매력적인 스포티 룩이 쏟아졌기 때문. 언제부터였을까? 스포츠가 하이패션에 이토록 깊숙히 파고들게 된 것이. 물론 스포츠와 패션 둘 사이에는 수세기에 걸친 히스토리가 존재한다. 19세기엔 폴로 선수들이 칼라가 얼굴에 펄럭이는 것을 막기 위해 버튼다운 셔츠를 고안해냈고, 1920년대에는 테니스의 거장 르네 라코스테의 손에서 그 유명한 피케셔츠가 탄생한 바 있으니. 스포츠 경기를 후원해온 패션 하우스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20세기 초부터 스포츠 스폰서십을 진행해온 롤렉스, 태그호이어와 같은 워치메이커들이 있었는가 하면 랄프 로렌은 오랫동안 윔블던과 US오픈을 후원해왔고, 2008년부터 작년 파리올림픽까지 미국 대표팀의 의상을 제작해왔다. 어디 그뿐인가. 1997년에 루나 로사(Luna Rossa) 요트 클럽을 설립한 프라다도 있다.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패션 하우스의 지대한 관심도 둘의 관계를 심화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최근만 보더라도 디올은 F1의 전설이자 그 자체로도 패션 아이콘인 루이스 해밀턴과 협업한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고, 구찌는 헤드(Head)와 손잡고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야닉 시너를 위한 커스텀 더플 백을 제작했다. 여기에 시대적 상황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난데없는 팬데믹에 이어 패션의 메카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은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 LVMH가 1억5천만 유로(약 2천160억원)를 투자하며 자연스레 패션계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으니 말이다. 이쯤 되니 패션과 스포츠는 태생부터 서로 이끌릴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게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 “2025년의 스포티 룩은 도대체 무엇이 다를까?” 하는 궁금증이 고개를 들고. 우선 이번 시즌의 스포티 룩은 운동복을 싫어하는 에디터조차 입어보고 싶을 정도로 어여쁘다. 그리고 무척이나 다양하다. 스포츠 분야로 나눠보자면 수영, F1, 체조(발레), 구기 종목, 하이킹 등 다채로운 종목에서 영감 받은 룩들이 쏟아졌는데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가령 수영복을 재해석한 듯한 토리 버치의 보디수트와 드로스트링 팬츠는 미우미우 쇼에 등장한 스윔웨어 룩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겼고, 레이서들의 경기복에서 모티프를 빌려온 디올과 바퀘라 역시 그러했다. 발레코어의 강세 속에서 타이츠와 리어타드, 토슈즈, 더 나아가 튀튀(tutu)까지 재해석한 페라가모, 시몬 로샤도 눈길을 끈다. 프레피 코드의 인기는 테니스 스커트, 피케셔츠, 럭비 셔츠, 바시티 재킷의 인기로 이어졌으며, 트렌치코트의 대안으로 떠오른 아노락의 활약도 눈부셨다. 프라다, 버버리, 라반, 루이 비통 등에서처럼 화려한 디테일의 드레스 위에 무심하게 걸쳐 입는 스타일링이 대세로 떠올랐는데 이러한 하이-로(high-low) 매치는 올 시즌 스포티 룩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다. 여기에 의상에 한 끗을 더하는 백&슈즈, 액세서리의 조합도 필수. 미우미우와 루이 비통, 스키아파렐리 쇼를 참고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명심해야 할 점은 10년 전에 유행한 놈코어 룩(Normcore look, 과하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게 차려입은 패션)과 지금의 스포티 룩은 결부터 다르다는 것. 지나가다 한번쯤 뒤돌아보게 만들, 객관적인 예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Credit
- 사진/ Launchmetrics(런웨이), Getty Images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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