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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죽어야 흥한다? 예측을 배반하는 '초반 죽음' 흥행 공식

'북극성' '부세미' 바통을 잇는 '아너'의 충격적인 1회 엔딩

프로필 by 박현민 2026.02.23

언젠가부터 한국 장르물에는 하나의 흥행 공식이 자리 잡았다. 극 초반, 당연히 완주할 것이라 믿었던 주요 인물을 과감히 퇴장시키며 시청자의 허를 찌르는 전개다. 단체 ‘멘붕’을 유발할 만큼 파격적이지만, 한 번 발을 들이면 멈출 수 없는 속도감을 선사하는 이 서사 전략은 이제 도파민에 반응하는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필승 카드가 됐다. 현재 안방극장을 뒤흔든 <아너: 그녀들의 법정>부터 <착한 여자 부세미>, <북극성>까지, 강렬했던 ‘죽음의 서막’들을 분석해 본다.



1회 엔딩의 전율, <아너: 그녀들의 법정>


ENA 월화드라마 <아너 : 그녀들의 법정> 포스터

ENA 월화드라마 <아너 : 그녀들의 법정> 포스터

이나영, 정은채, 이청아라는 화려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은 ENA 월화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은 첫 회부터 시청자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갔다. 거대 스캔들에 맞서는 세 변호사의 공조를 차근차근 예상했던 시청자들은 1회 엔딩에서 마주한 차가운 진실에 얼어붙었다. 거악을 추적하던 기자(이충주)가 참혹한 시체로 발견된 것. 특히 그는 황현진(이청아)의 전남친이자 서사의 핵심 고리처럼 보였기에 그 충격은 배가 됐다. “설마 벌써 죽겠어?”라는 예측을 비웃듯 날아든 이 변칙적 전개는 곧바로 시청률로 응답받았다. 1회 시청률 3.1%를 기록하며 역대 ENA 드라마 첫 방송 기준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판을 뒤엎는 설계, <착한 여자 부세미>


ENA 월화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 스틸

ENA 월화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 스틸

지난해 9월, 안방극장에서 선보였던 동채널의 <착한 여자 부세미> 역시 죽음을 흥행의 발판으로 삼았다. 메인 포스터에 등장할 만큼 비중이 컸던 가성그룹 회장 가성호(문성근)가 단 2회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순간이 바로 그것. 이 같은 파격 전개는 2.4%였던 1회 시청률을 단숨에 4%까지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회장의 죽음은 그의 경호원이었던 김영란(전여빈)이 ‘부세미’라는 가짜 신분으로 위장해 거대한 음모 속으로 뛰어들어야만 하는 필연적 명분을 제공하며, 본격적인 작품의 서막을 알리는 결정적 장치로 기능했다.



글로벌 시청자도 홀린 속도감, <북극성>


디즈니+ 시리즈 <북극성> 스틸

디즈니+ 시리즈 <북극성> 스틸

디즈니+ 시리즈 <북극성> 스틸

디즈니+ 시리즈 <북극성> 스틸

디즈니+의 야심작 <북극성>전지현강동원의 만남만큼이나 거침없는 전개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극 초반 서사의 무게중심을 지탱하던 장준익 역의 박해준이 단 1회 만에 총격으로 피살된 순간, 작품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주연급 배우의 이른 퇴장은 극 전체에 베일에 싸인 미스터리를 불어넣었고, 남겨진 이들이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쏟아지는 반전들은 글로벌 시청자들을 화면 앞으로 불러모았다. 1회의 과감한 희생이 시리즈 전체의 호흡을 견인하는 강력한 연료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서사와 높은 완성도 덕분에 북극성은 미국 타임(TIME)지가 선정한 '2025년 베스트 한국 드라마'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전 세계적인 찬사를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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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사진 / ENA·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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