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개막 전, 미리 체크해야 할 위성 전시 리스트
지금부터 가을까지 이어지는 주요 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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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스 찬《Vessels of Other Worlds》
베니스와 상하이에서 동시에 열리는 전시가 있다. 월리스 찬(Wallace Chan)은 산타 마리아 델라 피에타 채플과 상하이 롱 뮤지엄에서 《Vessels of Other Worlds》를 선보인다. 그는 베니스와 상하이 모두 물과 밀접하다는 점에 주목해 유동성과 형태의 재형상화를 통해 두 도시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영적인 베슬(Vessel)은 기억과 정신, 변화의 용기로, 영원에 가장 가까운 물질인 티타늄으로 조각되었다. 물처럼 잡을 수 없는 순간이나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는 셈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두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대화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관람객이 삶의 순환을 사색하도록 안내한다. 피에타 채플에는 가톨릭 축복 의식에 사용되는 세 가지 신성한 기름인 성유(Olea Sancta)에서 영감을 얻은 세 가지 티타늄 조각품이 전시된다. 삶의 세 단계, 즉 탄생, 성장, 죽음을 상징하는 이 복잡하고 환상적인 형태는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쾌락의 정원(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에서 영향을 받았다. 더불어 롱 뮤지엄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영상 작업을 통해 두 장소를 연결함으로써 작품의 존재감을 확장하고 초월적인 경험을 함께 창출하고자 한다.
장소: 산타 마리아 델라 피에타 SANTA MARIA DELLA PIETÀ
일정: 5.8-10.18
딩 이 《Cosmotechnics: Ding Yi as a Planetary Code》
기하학적 추상의 선구자 딩 이(Ding Yi)는 1988년 문화대혁명 이후 회화의 이념적 과잉에서 벗어나기 위해 《Appearance of Crosses》 시리즈를 시작했다. '+' 또는 'x' 기호 형태의 크로스를 라이트모티프로 채택하면서 개방적이고 생성적인 의미의 체계를 탐구했다. 문자적인 콘텐츠를 제거하고 상징으로 돌아가기 위한 시도였으며, 순수하고 이성적인 추상을 추구하는 고집스러운 모험은 40년 동안 지속되었다. 전시 제목인 코스모테크닉스(Cosmotechnics)는 기술철학을 선도하는 철학자 육 후이에게서 차용한 개념이다. '기술과 세계관의 결합'을 뜻하는 코스모테크닉스는 기술활동을 통해 도덕적 질서와 우주의 질서를 통합한다. 2010년대에 이르러 자연과 우주의 주제를 폭넓은 관점으로 수용하던 딩 이는 《코스모테크닉스》에서 회화적 탐구를 가장 증류된 형태로 밀고 나아간다. 그의 새로운 흑백 회화와 석비(stone stele)는 거대한 공허함을 드러내는 동시에 붓질(회화)과 새겨진 자국(조각)이 형성하는 상호작용을 전경화한다. 관람객이 천천히 이동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을 접하도록 유도하는 명상적인 환경을 베니스에 조성한다.
장소: 폰다치오네 케리니 스탬팔리아 Fondazione Querini Stampalia 6
일정: 5.9-11.22
휴 헤이든
조각가 휴 헤이든(Hugh Hayden)의 기념비적인 새 작품이 산 자코모에 등장한다. 놀라운 것은 앞쪽으로 약 40도 기울어진 예배당이라는 사실이다. 녹색 금속 지붕과 10미터 첨탑이 있는 벽돌 구조물로 미국과 이탈리아의 건축 양식을 결합해 믿음, 힘, 인내의 보편적인 원형을 품고 있다. 십자가와 벤치형 좌석이 있는 내부는 거주가 가능한 성찰의 공간이다. 한편 첨탑의 종에는 재미 있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아기돼지 삼형제>에 나오는 유행어로 늑대가 집에 들어오려고 할 때 꼬마 돼지가 거부의 의미로 사용하던 말이다. 이 예배당은 헤이든의 전작,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집을 모델로 한 기울어진 오두막 <Huff and a Puff>(2023)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현재 매사추세츠주 링컨에 있는 드코르도바 조각 공원의 정원에 설치되어 있다. 1854년 소로가 <월든>을 쓰며 고립된 생활을 한 주택의 복제품이다. 이렇듯 헤이든은 동화나 우화, 일화를 지속적으로 활용해 서사적 틀로 확장한다. 이 이야기들은 도덕적 가르침과 심리적 형성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작품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한층 높여준다.
장소: 산 자코모에 영구 설치 Permanent Commission on San Giacomo
일정: 5.7일 오픈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Transforming Energy》
80번째 생일을 맞이한 퍼포먼스 아트의 개척자와 베니스의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한 르네상스 걸작들과의 심오한 대화가 펼쳐진다. 델라카데미아의 상설 전시관과 임시 전시관을 모두 아우르는 전시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ć:)의 작업을 베네치아 유산의 중심에 담아냈다. 《Transforming Energy》라는 주제는 다분히 아브라모비치가 실천해온 수행성의 미학을 떠오르게 한다. 핵심은 과거와 현재, 물질과 비물질, 육체와 정신의 만남이다. 관람객은 상호작용하는 ‘일시적인 사물들(transitory objects)’을 경험하도록 안내 받는다. 이 구조물은 눕거나 앉거나 그 위에 서서 아브라모비치가 '에너지 전송'이라고 부르는 것을 활성화한다. 울라이와 함께 알몸으로 볼로냐 현대미술관의 문이 된 <임폰데라빌리아(Imponderabilia)>(1977), 세르비아 민요를 부르며 피에 젖은 소 뼈를 북북 문지르던 <발칸 바로크(Balkan Baroque)>(1997)처럼 그의 상징적인 초기 공연을 연상시킨다. 작품의 중심에 관람객의 몸을 배치함으로써 전시는 지속적인 형태의 관람을 유도한다. 수동적인 관찰보다는 존재와 참여, 궁극적으로 내면의 변화 가능성에 더 중점을 둔다.
장소: 갤러리 델레카데미아 GALLERIE DELL’ACCADEMIA
일정: 5.6-10.19
데이비드 살레 《Present-Tense Painting》
만화, 광고, 대중문화를 차용하거나 몽타주나 중첩 같은 영화 기법을 적극 사용해 이미지의 작동을 실험해온 데이비드 살레(David Salle)가 AI와 만났다. 인공지능 모델을 사용해 초기 작업 《태피스트리 페인팅(Tapestry Paintings)》(1990–92) 시리즈에 다시 집중한다. 그는 다층적인 시간적 실재를 단일 평면 위로 응축해내는 회화의 능력을 믿는다. 그에 따르면 “회화 속의 모든 것은 현재 시제로 존재한다.” 《태피스트리 페인팅》은 16세기와 17세기 이탈리아 회화를 모델로 삼았던 18세기 러시아 태피스트리를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미술사의 역사적 층위는 살레의 독자적인 인공지능 모델과 접목된다. 살레의 시그니처인 인셋 패널(Inset panels)을 통해 입체파적인 격자로 구성된 채색 태피스트리는 작가 특유의 시적 병치를 구현하는 토대가 된다. 살레의 회화는 언어나 시처럼 대조적인 요소 간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한다.
장소: 팔라초 치니 갤러리(Palazzo Cini Gallery)
일정: 5.5-9.27
에르빈 부름 《Dreamers》
'위트'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조각가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익숙한 대상을 창의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에르빈 부름(Erwin Wurm)의 개인전 《Dreamers》가 스페인 패션 디자이너 마리아노 포르투니(Mariano Fortuny)의 저택이자 아틀리에였던 팔라초 포르투니(Palazzo Fortuny)의 전 층에서 열린다. 조각 및 인간 신체에 대한 개념을 확장시켜온 부름의 작품을 그라운드 플로어에서 개인전 형식으로 소개한다. 반면 1층과 2층에서는 부름이 포르투니가 남긴 유산과 대화를 시도한다. 미술관이 소장한 방대한 컬렉션 사이에서 그의 작품이 지닌 밝은 색채와 유연한 특성이 부각되며 조각적 가소성이 두드러진다. 커다란 베개나 옷처럼 주위에서 흔히 보는 소재를 작품에 활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실존적 질문을 더하는 것이 그만의 매력이다. “이처럼 겹겹이 쌓인 역사적 환경에 현대 조각을 배치하는 작업은 매우 흥미롭다"고 밝힌 부름은 이 역사적 공간에서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꿈꿀지도 모른다.
장소: 포르투니 미술관 Museo Fortuny
일정: 5.6-11.22
아모아코 보아포 《It doesn’t have to always make sense》
가나 출신의 아모아코 보아포(Amoako Boafo)는 독특한 초상화를 통해 아프리카의 현대 문화와 아프리카 디아스포라를 정의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우아한 초상화는 자신감 넘치는 스타일이나 개성을 반영한 포즈가 돋보인다. 특히 붓이 아닌 손가락으로 그려 묘사한 인물의 얼굴과 피부는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그의 핑거 페인팅은 구불구불한 선으로 강렬한 에너지를 생성한다. 2014년 비엔나로 이주한 그는 유럽 흑인들의 소외를 접한 후 세계 현대 미술에서 여전히 주목 받지 못하는 흑인 인물들의 초상화에 집중했다. 더불어 그는 자화상을 통해 자아를 찾는 자전적 탐구에 빠져들었고 남성성의 전통적인 서사에 도전하는 취약성과 독창성을 추구했다. 팔라초 그리마니의 전시를 준비하면서 르네상스 분위기에 직접 영향을 받은 보아포는 풍요로운 베네치아 초상화 전통으로 시선을 돌렸다. 역사적인 맥락과 독특한 건축물을 직접 참고해 특별한 작품을 완성했다.
장소: 팔라초 그리마니 미술관 Museo di Palazzo Grimani
일정: 5.6-11.22
아서 자파 & 리처드 프린스 《Helther Skelter》
두 작가의 만남으로 이미 사건은 시작되었다.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인 아서 자파(Arthur Jafa, 1960년생)와 개념미술가이자 사진가인 리처드 프린스(Richard Prince, 1949년생)는 영화, 펄프 소설, 코믹 북, 유튜브 비디오, 앨범 커버, 뉴스 릴, 소셜 미디어 등에서 찾아낸 이미지를 도용하고 조작한다는 점에서 무법 정신을 공유한다. 대중문화와 미국적인 정서를 토대로 논쟁적이고 도발적인 작품을 만드는 두 작가 모두 미국 특유의 독특한 지형을 보여준다. 자파는 흑인 영화와 예술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사명과 함께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반면 프린스는 백인 남성성에 대한 자의식적인 비판과 미국 정신의 어두운 면에 대한 매혹 사이를 맴돌고 있다. 혼란과 난잡을 뜻하는 《헬터 스켈터(Helther Skelter)》는 이들의 작품 세계에 가장 어울리는 상황이자 사건을 촉발하는 화두다. 두 예술가가 함께 만들어 낼 파격적인 작품을 상상해 보자. 이들이 성역이나 경계 없이 소통하는 과정을 상상만 해도 즐겁다.
장소: 프라다 재단 Fondazione Prada
일정: 5.9-11.23
갈라 포라스-김, 그룹전 《In Minor Keys》
미술관, 박물관 같은 기관이나 제도가 구성해온 관습과 형식에 균열을 내는 비판적인 작업 방식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갈라 포라스-김(Gala Porras-Kim). 그의 작업이 베니스 비엔날레와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V&A) 박물관의 특별 공동 프로젝트로 공개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문화 유물, 박물관과 이들의 역사적 위치를 분류하고 서사화하는 제도적 관습 사이의 복합적인 관계를 탐구한다. 프로젝트는 드로잉, 조각, 영상 작업을 아우르며, 보존 체계와 더불어 보존가와 큐레이터를 포함한 박물관 분야의 다양한 주체들이 문화적 대상의 의미와 기능을 형성하는 과정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을 반영한다. 갈라 포라스-김의 연구는 아카이브를 비스듬히 바라보는 이번 전시의 시각과 공명한다.
장소: 응용미술 파빌리온 Applied Arts Pavilion, Arsenale, Sale d’Armi
일정: 5.9-11.22
Credit
- 글/ 전종혁
- 에디터/ 고영진
- 사진/ 각 기관 및 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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