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2026 F/W 런던 패션 위크, NEWGEN이 주목한 10인의 이름

신진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NEWGEN을 통해, 런던 패션 위크의 다음 세대를 이끌 10인을 조명한다

프로필 by 한지연 2026.02.25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런던에서 열린 이번 시즌 공식 일정에 새로운 세대의 디자이너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 신진 브랜드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이들은 재정·멘토링 지원 아래 컬렉션을 선보였다.
  • 기능적 설계, 조형적 니트, 문화적 서사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동시대 패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런던 패션 위크 공식 스케줄에 낯선 이름들이 눈에 띈다. 재치 있고 예측 불가하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움직임. 어쩌면 그 불확실성 자체가 새로운 세대에 대한 기대이자 선망일지도 모른다. “패션은 즐거워야 한다”는 안나 델로 루소(Anna Dello Russo)의 말처럼, 5일간 이어지는 여정이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가는 이유도 결국 이들 덕분이다. 정형화된 실루엣 대신 대체 불가능한 한 끗을, 안정감 대신 과감한 도전을 택하는 에너지가 런던의 공기를 바꾼다.


NEWGEN은 ‘New Generation’의 약자로, British Fashion Council이 운영하는 상징적인 인큐베이팅 플랫폼이다. 영국 기반의 유망 신진 디자이너를 선정해 재정 지원과 멘토링을 제공하고, 런던 패션 위크 공식 일정 안에서 쇼 또는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일 기회를 부여한다. 매 시즌 단 하나의 쇼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에서, 협회의 지원은 선택이 아닌 생존에 가깝다. 동시에 브랜드의 다음 단계를 가능하게 하는 자양분이자 확장의 동력이 된다.


2025/2026 시즌 뉴젠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19개의 브랜드 중 이번 2026 F/W 시즌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10인의 주역과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Charlie Constantinou 찰리 콘스탄티노우

테크니컬 아우터를 기반으로 레이어링의 미학을 확장해 온 찰리 콘스탄티누는 기능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거머쥔 디자이너다. 스포츠웨어와 밀리터리 구조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한 스트리트웨어에 머물지 않는다. 내구성과 수선 가능성을 고려한 설계, 모듈화된 구조는 ‘오래 입을 수 있는 기능’에 대한 깊은 고민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실용적 접근이 NEWGEN의 기준과도 맞닿아 있다. 2025 골든 디스크에서 신인 그룹 코르티스의 풀 착장을 제작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확장시켰다.


컬렉션 관전 포인트 @charlieconstantinou

완성형 옷이 아닌 시스템처럼 작동하는 지점을 주목할 것. 패널 분할 방식, 탈부착할 수 있는 패널,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주되는 실루엣이 흥미로운 서사를 만든다.


Karoline Vitto 캐롤라인 비토

카롤린 비토는 ‘몸이 옷에 맞춰지는’ 오랜 관습을 거부하고 신체의 곡선을 중심에 둔 조형적 여성복을 제안한다. 압박과 이완, 긴장과 해방을 패턴 설계의 도구로 활용하며 금속 하드웨어를 지지대 삼아 여성의 곡선을 극대화한다. 데드스톡 원단 사용과 소규모 책임 생산, 사이즈 확장에 대한 지속적인 실험은 그녀가 뉴젠 선정 기준 안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컬렉션 관전 포인트 @karolinevitto

실루엣의 조율을 눈여겨볼 것. 차가운 메탈 디테일이 유연하게 흐르는 드레이핑과 대비를 이루며 만드는 팽팽한 긴장감이 핵심이다.



Pauline Dujancourt 폴린 뒤장쿠르

폴린 뒤장쿠르는 니트를 단순한 장식이 아닌 견고한 구조물로 다룬다. 손뜨개와 크로셰, 직조 스트립을 결합해 스스로 텍스타일을 구축하며, 섬세한 금속 트리밍을 더해 ‘주얼리 니트’라는 독보적인 장르를 개척했다. 여성 장인들과의 협업을 통한 수공예 중심 제작 방식은 지속 가능한 생산 구조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NEWGEN이 공예 기반 브랜드를 계속해서 지지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다.


관전 포인트 @paulinedujancourt

니트의 해체와 재구성을 집중적으로 볼 것. 실이 풀린 듯한 가장자리와 정교한 금속 장식 사이의 우아한 균형을 확인해 보자.



Tolu Coker 톨루 코커

정체성을 입는 옷. 톨루 코커는 영국과 나이지리아를 아우르는 문화적 서사를 테일러링과 프린트 안에 녹여낸다. 그녀에게 패션은 공동체 기반의 프로젝트이며, 지역 장인과의 협업과 책임 있는 소재 사용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선 실천이다. 뉴젠의 윤리적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화한 디자이너 중 하나다.


관전 포인트 @tolucoker

강렬한 프린트와 실루엣의 관계를 집중해 볼 것. 과잉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실루엣 안에 매끄럽게 안착하는지 살펴보자. 그녀의 쇼는 언제나 끈끈한 커뮤니티의 감각과 함께 완성된다.



DERRICK 데릭

약간의 흐트러진 실루엣과 여유 있는 비율. 루크 데릭이 전개하는 데릭은 새빌 로(Savile Row)식 전통 영국 테일러링을 기반으로 현대적 도시 남성상을 재구성한다. ‘게으른 우아함’이라는 개념 아래 완벽하게 단정하지 않은 실루엣을 지향한다. 영국 지역 생산과 장인 협업 구조는 지속 가능성의 또 다른 방식. 과거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혁신의 자원으로 삼는 태도에서 NEWGEN 선정의 의미가 드러난다.


컬렉션 관전 포인트 @lukederrik

원단 선택과 재단의 간극을 살펴볼 것. 전통 텍스타일 밀과의 협업이 단순한 헤리티지 차용에 머무는지, 아니면 새로운 비율을 만드는지 읽는 재미가 있다.



Oscar Ouyang 오스카 오양

소재에서 출발하는 디자이너, 오스카 우양은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새롭게 뉴젠에 합류한 신진 디자이너다. 기존 원단을 사용하는 대신 직접 텍스타일을 구축하여 소재의 혁신을 보여준다. 지속 가능한 니트 개발과 재생 소재 사용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기술 기반 실험을 전면에 내세운 접근은 뉴젠이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컬렉션 관전 포인트 @oscarouyang.official

니트의 밀도와 구조를 집중적으로 볼 것. 실의 조직과 표면 처리, 젠더 뉴트럴 실루엣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면 브랜드의 방향성이 읽힌다.



YAKU 야쿠

야쿠는 아프로 퓨처리즘과 RPG 세계관을 결합해 패션을 서사적 경험으로 확장한다. 뉴젠은 그의 창의성과 재활용 기반 제작의 책임 있는 생산 방식을 동시에 인정했다. 무료 업사이클 워크숍을 진행해 온 점 역시 브랜드의 철학을 보여준다. 지속 가능성과 커뮤니티 확장을 동시에 실천한다는 점에서 뉴젠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


컬렉션 관전 포인트 @yaku.____

과장된 실루엣과 텍스처에 집중해볼 것. 업사이클 나일론, 재활용 충전재로 완성된 구조가 단순한 콘셉트인지, 실제 착용 가능성으로 이어지는지 읽어보는 것이 흥미롭다.



The Ouze 더 우즈

토비 버논(Toby Vernon)이 설립한 주얼리 브랜드 더 우즈는 완벽함보다 흔적을 남긴다. 고대 로스트 왁스 기법을 통해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지 않고, 손으로 만든 제작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한다. 재생 가능한 귀금속 사용과 재가공이 가능한 제작 방식은 지속 가능성을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뉴젠에 새로운 주얼리 브랜드가 포함된 것은 플랫폼 확장의 신호이기도 하다.


컬렉션 관전 포인트 @the_ouze

표면의 질감을 자세히 볼 것. 스크래치, 굴곡, 비대칭이 어떻게 완성 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LUEDER 루더

마리 루더가 설립한 루더는 스포츠웨어와 중세적 실루엣을 결합해 보호와 표현을 동시에 제안한다. 갑옷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연하다. 보호와 노출, 강인함과 섬세함이 공존한다. 유기농 데님, 재생 나일론 등 지속 가능한 소재 사용은 브랜드의 핵심 가치이다. 정체성과 젠더에 대한 탐구 역시 뉴젠이 지지하는 ‘동시대적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컬렉션 관전 포인트 @marie.lueder

레이어링과 소재 대비를 집중해 볼 것. 유기농 데님과 재생 나일론이 형성한 구조와 실루엣에서 브랜드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OCTI 오씨티아이

자연의 파편을 금속으로 번역하는 옥티. 돌과 식물 껍질, 물결무늬 흔적을 본떠 만든 주얼리는 시간의 층위를 담는다. 올해 새롭게 선정된 주얼리 브랜드로 ‘감각적 조형미’와 ‘책임 있는 소재 사용’의 균형이 뉴젠이 주목한 이유다. 재활용 귀금속과 로스트 왁스 캐스팅을 활용한 제작은 공예 기반 지속 가능성을 실천한다.


컬렉션 관전 포인트 @_octi

표면 패턴을 자세히 들여다볼 것. 손으로 그린 선과 자연에서 추출한 질감이 어떻게 반복되고 연결되는지 읽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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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런던 통신원 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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