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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콘텐츠는 여성 킬러를 주인공으로 쓴다

김혜준부터 전종서, 한소희, 이혜영까지. 싸움 잘 하는 여자를 넘어선 K-콘텐츠 속 여성 킬러.

프로필 by 서해인 2026.07.28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킬러들의 쇼핑몰'부터 '파과'까지 여성 킬러가 스크린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 김혜준, 전종서, 한소희, 이혜영이 연기한 여성 킬러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싸우고 살아남는다.
  •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K-콘텐츠 속 여성 킬러 캐릭터를 모았다.


전 세계 스크린에서 여성 킬러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할리우드가 <애나>, <킬빌>을 거쳐 <발레리나>로 존 윅 유니버스의 주인공 자리까지 여성에게 내준 사이, K-콘텐츠도 비슷한 흐름을 그려왔다.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이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글로벌 1위를 기록하고, <파과>, <마이 네임> 등이 잇따라 화제를 모으며 여성 킬러는 더 이상 예외적인 캐릭터가 아니게 됐다. 이들은 단순히 '싸움 잘하는 여자'라는 소비되기 쉬운 이미지를 넘어, 각기 다른 삶의 국면과 욕망을 짊어진 인물로 그려진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각성과 실력의 대비ㅣ<킬러들의 쇼핑몰>의 지안(김혜준)과 민혜(금해나)


사진/ 디즈니플러스

사진/ 디즈니플러스

사진/ 디즈니플러스

사진/ 디즈니플러스

사진/ @hyello._.O

사진/ @hyello._.O

사진/ @no.86114

사진/ @no.86114

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에서 평범한 대학생이던 지안은 스무살인 자신의 취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삼촌 진만(이동욱)의 철제 옷장 선물이 의아하고, 같이 영화를 보다가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사각지대만 잘 파악하면 생존할 수 있다는 삼촌의 말도 웃어넘긴다. 그러다 갑자기 삼촌의 비밀스런 정체를 알게 되며 싸우는 법을 악으로, 깡으로 익혀간다. 지안의 성장은 완성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기에, 작중 실력파 여성 킬러 민혜와는 대비되는 축을 이룬다. <레옹>의 마틸다가 성장한 듯한 칼단발의 비주얼로 등장한 민혜는 불이 꺼진 어두운 창고에서 수십 명의 킬러들을 홀로 상대하며 지안을 지켜낸다. 그때부터 어쩌다 킬러의 세계에 들어온 지안이 자신이 몰랐던 삼촌의 일면을 알아가는 동시에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각성기가 펼쳐진다. 두 캐릭터의 공존은 결국 이 드라마가 지향하는 욕망이 생존과 보호 양 축에 걸쳐있음을 보여준다.




차갑고 냉혹한 애도ㅣ<발레리나>의 옥주(전종서)


사진/ 넷플릭스

사진/ 넷플릭스

사진/ @wjswhdtj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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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호원 출신의 옥주는 절친한 친구의 죽음 뒤에 남겨진 마지막 부탁인 복수를 실행에 옮기는 인물이다. 직업적 특성상 이미 완성된 신체 능력과 실력을 지닌 채 등장한다는 점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발레리나>의 옥주는 본격적인 액션 히어로에 가깝다. 촉망받는 발레리나였던 친구 민희가 자신을 향한 선물과 함께 "복수해달라"는 메시지만 남긴 채 세상을 떠나자, 옥주는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인물을 추적하며 조용히 무너져가는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전종서는 절제된 대사와 표정으로 슬픔과 분노를 동시에 표현해내며 스타일리시한 미장센과 격렬한 몸싸움이 결합된 액션을 선보였다. 이 영화의 방점은 애도에 찍혀있는데, 옥주에게 복수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떠난 친구에게 바치는 마지막 헌사다.




위장된 복수의 실행ㅣ<마이 네임>의 지우(한소희)


사진/ 넷플릭스

사진/ 넷플릭스

사진/ @xeesoxee

사진/ @xeesoxee

아버지가 눈앞에서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한 지우는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폭력배의 일원이 됐다가, 이후 완전히 다른 신분으로 경찰 조직에 위장 잠입한다. 즉, 정체를 두 번 세탁하며 조직과 경찰 사이의 경계를 오가는데 이 '이중 위장' 구조가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만의 독특한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한소희는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한 것으로 알려진 격투 장면들로 호평받았고, 세심한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액션 시퀀스로 몰입도를 유지한다. <킬러들의 쇼핑몰>의 지안이 얼떨결에 각성해나가는 인물이고, <발레리나>의 옥주가 이미 완성된 실력자라면, 킬러로서 지우의 방향성은 한층 내밀하되 선명하다. 모든 액션은 역량을 과시하는 게 아니라 들키면 죽는다는 긴장감 위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가는 킬러의 초상ㅣ<파과>의 조각(이혜영)


사진/ (주)NEW

사진/ (주)NEW

사진/ 네이버 영화

사진/ 네이버 영화

한때 스승 류(김무열)와 '지킬 것은 만들지 말자'고 약속했던 조각은 예기치 않게 다친 밤 자신을 치료해준 이들에게 마음을 연다. 이는 40년간 지켜온 생존 원칙을 스스로 깨는 일이기도 하다. 이 균열을 눈치챈 후배 킬러 투우(김성철)가 분노하며 그녀를 몰아세우면서, 조각은 지키려는 대상과 지켜온 삶의 방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처지에 놓인다. 영화 <파과>에서 40여년간 감정 없이 임무를 수행해온 베테랑 킬러 조각은 '대모님'이라는 존칭으로 불리지만, 정작 오래 몸담은 회사에서는 한물간 존재 취급을 받고 있다. 이혜영은 냉혹함 아래 감춰진 노년의 고독과 허무를 드러내며, 액션 장르에서 좀처럼 다뤄지지 않던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나이 들어가는 여성 직업인”의 면면이다. 스펙터클보다는 감정선에 무게를 두는 방식으로 액션이 영화 전반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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