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사랑을 이야기할 때, ‘Design is an Act of Love’
2026 서울디자인위크에서 선보이는 삼성 디자인과 이탈리아 아티스트 14팀의 협업 프로젝트, ‘Design is an Act of Love’에서 발견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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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디자인위크 2026에서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신진 아티스트 14팀과 함께 ‘Design is an Act of Love’를 선보이며, 디자인의 출발점에 사랑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 이탈리아 아티스트 14팀과 협업해 저마다의 개성이 드러난 작품이 각기 다른 프레임의 OLED TV SH95에 담겼다.
- 10월 25일까지 DDP 아트홀 1층 DDP 라운지에서 열린다.
AI와 가전제품. 키워드만 놓고 보면, 이 조합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가전을 철저히 기능과 실용의 영역이라 여기고, 디자인을 고려할 때도 이를 충족하는 선 안에서 덜어낼수록 좋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니까. 지금 2026 서울디자인위크에서 볼 수 있는 삼성 디자인의 작품들은 이와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
‘Design is an Act of Love(디자인은 사랑의 표현)’를 주제로 이탈리아 신진 아티스트 14팀과 협업한 전시는 삼성전자의 제품을 저마다의 시선과 시각 언어로 해석했다. 새하얀 벽에는 색색의 팔레트에 저마다 다른 상상력을 펼쳐둔 14점의 작품이 걸려 있는데, 가까이 들여다보면 익숙한 제품이 보인다. 뮤직 스튜디오 5,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갤럭시 Z 폴드8처럼 모바일과 가전, TV를 아우르는 14개의 제품이 각 작품의 출발점이 됐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사랑은 유구하고 방대한 개념이다. 가전과 기술을 다루는 전시에 왜 사랑일까 싶었는데, 전시를 보며 삼성전자 최고디자인책임자(CDO)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의 말을 들으니 비로소 납득이 가기 시작했다. 그는 디자인의 시작을 인류의 역사에서 찾는다. “디자인은 사랑이에요. 혁신도 사랑이죠.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신을 숭배하고 옷을 짓기 위해 도구를 만들었어요. 디자인은 처음부터 나 자신과 주변 공동체를 향한 사랑에서 시작한 거죠. 제품과 돈을 교환하고 브랜드와 기업이 생겨나면서 우리는 그 의미를 잊었지만, 자동차든 옷이든 서비스든 사랑은 그 처음과 끝에 있습니다.”
AI가 모든 걸 대체할 수 있다는 불안이 번지는 시대에, 디자인은 일상에서 무엇을 가능하게 할까? 이번 전시는 AI에 사람의 감성과 상상력을 더해, 디자인이 일상과 예술 속에서 개성과 다양성을 어떻게 표현하고 창의성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보여준다. 아티스트들은 각자 하나의 제품을 부여받아 AI와 대화하듯 작업을 주고받으며, 저마다의 감성으로 사랑과 돌봄, 상상력을 풀어냈다.
미디어 아트 전시를 연상시키는 작품 중에서 몇몇은 시선을 빼앗는 몰입감과 미감에 반해 집중해서 보기도 하고, 몇몇은 위트를 찾아보며 감상했다. 갤럭시 XR 안에서 펼쳐지는 환영을 꽃과 눈, 별과 말의 형상으로 표현한 데이비드 발렌티노(Davide Valentino)의 <Carousel Fields Forever>가 시선을 붙든다. 고전 액자의 장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질감의 골드 프레임 속에, 픽셀로 피어난 꽃밭과 코드 문자열이 겹쳐진 디지털 모션 이미지가 펼쳐진다. 도쿄 토미(TOKYO TOMMY)의 <Take a Breath>는 인피니트 AI 공기청정기가 추구하는 깨끗한 공기에서 영감을 받아, 등산객이 산 정상에서 잠시 멈춰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는 순간을 그린 3D 애니메이션이다. 영상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고 싶어졌다.점토를 짜낸 듯 말랑한 질감의 핑크 프레임은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이 화면 바깥으로 흘러나온 듯한 시각적 재미를 더한다. 브루토(BRUTTO)는 우주를 연상시키는 <Outta Space>를 완성했다. 작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 ‘Design is an Act of Love’라는 의미는 이 행성과 우주에 살아가는 다른 존재들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OLED TV(모델명 SH95)의 프레임 디자인은 14점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형태로 고유한 개성을 드러낸다. 코르크로 마감한 프레임, 글로시한 아크릴과 스틸 소재 등 다양한 물성의 프레임들이 화면이 프레임 앞에 떠 있는 듯한 SH95 특유의 ‘플로트 레이어 디자인(Float Layer Design)’과 만나, 하나의 TV를 각기 다른 오브제로 바꿔놓는다.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 감성을 반영한 ‘익스프레시브 디자인(Expressive Design)’의 예다. 포르치니가 꼽은 이 전시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도 바로 이 다양성이다. “한쪽은 글로시한 핑크 프레임이고, 반대쪽은 코르크처럼 완전히 다른 스펙트럼의 소재를 썼죠. 사람은 모두 다르잖아요. 옷 입는 방식, 말하는 방식,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식처럼, 기술을 디자인하는 데에도 그 다양성이 담길 수 있습니다.”
기술은 버튼 하나로 집안일을 덜고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며 일상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바꿔놓는다. 하지만 마음에 계속 남는 순간은 그 기술로 내 삶에 어떤 흔적을 새길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삼성 디자인이 완성한 이 전시는 기술이 충분히 따뜻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저마다의 개성과 아이덴티티를 마음껏 드러내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이 잃지 말아야 할 것과 기술과 함께 이뤄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이기도 하다.
10월 15일부터 25일까지, DDP 아트홀 1층 DDP 라운지. 더 많은 정보는 @design.samsung.
Credit
- 사진/ 삼성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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