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업스타일의 정석, 프렌치 트위스트의 귀환

올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업스타일, 프렌치 트위스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프로필 by 이슬 2026.04.09

매 시즌 더 로우는 패션계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는 무언가를 선보인다.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마고 백의 새 버전이나 빨간 젤리 샌들처럼. 2026년 봄/여름 컬렉션에는 머리를 비틀어 올린 클래식한 ‘프렌치 트위스트’가 눈길을 끌었다. 이 ‘조용한 럭셔리’ 스타일은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고, 튜토리얼 영상도 늘어났다. 더 로우 컬렉션의 헤어를 담당한 귀도 팔라우는 이 스타일이 주목받는 이유를 ‘익숙함’에서 찾는다. “빗 장식을 더한 프렌치 트위스트는 누군가에게는 할머니의 스타일을 떠올리게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오래된 그림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여성스럽고 현대적인 느낌을 주죠. 집에서도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팔라우가 이 헤어스타일의 부활에 불을 지핀 것은 사실이지만, 프렌치 트위스트의 인기는 더 큰 흐름과 맞닿아 있다. 헝클어진 번 헤어와 편안한 애슬레저 룩이 주류였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패션의 공기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아나와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서 작업해온 헤어 스타일리스트 자와라 워홉은 이렇게 말한다. “패션이 다시 우아하고 정교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어요. 프렌치 트위스트는 그 분위기를 단번에 완성해주는 스타일이죠.” 또 하나의 이유는 활용도가 높고 과하지 않다는 점이다. 머리가 조금 흐트러져 있어도, 젖어 있어도, 막 감은 상태여도 상관없다. 틀어 올리기만 하면 금세 멋스럽게 연출된다. “세련되면서도 힘이 있고, 자연스럽지만 정돈된 느낌이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단순하지만 존재감 있는 아름다움을 원해요.”


패션이 다시 우아하고 정교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어요. 프렌치 트위스트는 그 분위기를 단번에 완성해주는 스타일이죠. - 헤어 스타일리스트 자와라 워홉


왼쪽부터) 제니퍼 로렌스,테사 톰슨

왼쪽부터) 제니퍼 로렌스,테사 톰슨

머리를 올려 묶는 업스타일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 무덤에서는 상아와 나무로 만든 빗이 발견됐는데, 이는 머리를 빗고 고정하는 미용 도구인 동시에 부와 지위를 나타내는 장식품이기도 했다. 머리를 높이 쌓아 올리는 스타일을 유행시킨 건 마리 앙투아네트지만, 현재까지 이어지는 프렌치 트위스트의 이미지를 만든 것은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오드리 헵번이다. 머리를 비틀어 올린 뒤 작은 빗 모양 티아라를 더한 그녀의 룩은 지금도 수많은 핀터레스트 보드에서 업스타일을 대표하는 헤어 레퍼런스로 남아 있다. 프렌치 트위스트 스타일은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 레드 카펫에서도 등장했다. 배우 조이 크래비츠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니키 넬름스는 머리를 틀어 올린 다음 정수리에 다이아몬드 꽃 모양 핀을 더한 후, 얼굴 주변으로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내려 마무리했다.

최근에는 레트로 트렌드의 영향으로 헤어 액세서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가십걸>에서 보던 볼드한 헤드밴드가 재등장했고, 1990년대에 유행했던 집게 핀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겟 레디 위드 미(Get Ready With Me)’ 영상에서도 다양한 헤어 액세서리가 등장한다. 프렌치 트위스트 역시 이런 유행과 맞물려 빗과 핀, 리본 같은 장식을 더해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지금의 프렌치 트위스트는 1960년대처럼 머리카락을 한 올도 흐트러지지 않게 단단히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살려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왼쪽부터) 패멀라 앤더슨,헤일리 비버,조이 크래비츠

왼쪽부터) 패멀라 앤더슨,헤일리 비버,조이 크래비츠

다코타 존슨과 스칼렛 요한슨의 스타일리스트 케이트 영은 오랫동안 프렌치 트위스트를 즐겨 해왔다. 그녀는 최근 두 번의 공식 행사에서 이 스타일을 선보였다. “프렌치 트위스트는 번과 비슷한 장점이 있지만 훨씬 더 세련되게 느껴져요. 우아한 올드 머니 분위기가 드러나죠.” 케이트 영은 실핀으로 형태를 잡아 프렌치 트위스트를 만든 뒤 브로치나 귀고리, 혹은 세로로 리본 장식을 꽂아 마무리한다. 이는 뉴욕에서 열린 마티유 블라지의 2026 샤넬 메티에 다르 쇼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그녀에게 프렌치 트위스트는 특별한 날에만 하는 헤어가 아니다. “낮에는 실핀 대신 큰 빗 하나로 느슨하게 틀어 올린 스타일을 자주 해요.”

지금의 프렌치 트위스트의 매력은 정해진 방식이 없다는 점이다.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심하게 남긴 잔머리가 오히려 쿨해 보이거든요.” 헤어 스타일리스트 바비 엘리엇이 조언한다. 이에 팔라우도 덧붙인다. “예전에는 실핀을 보이지 않게 숨겼지만 이제는 그것도 하나의 장식이에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치이기도 하죠.”

어깨 길이 이상의 머리가 연출하기 쉽지만 짧다고 해서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단발머리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 스타일을 오래 유지하려면 드라이 샴푸나 텍스처 스프레이로 모발에 고정력을 더하면 된다. 하루나 이틀 정도 감지 않은 머리에서 더 자연스럽다. 머리가 부스스하다면 크림이나 젤 타입 제품으로 표면을 정돈하고, 거칠어 보인다면 헤어 오일을 소량 더해 부드럽게 정리하자. “뻣뻣하게 고정된 모발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중요해요.” 워홉의 말이다.

더 로우 쇼에서 팔라우가 선보인 스타일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만큼 정교하지만, 기본 동작은 튜토리얼 영상으로도 충분히 익힐 수 있다. 머리카락을 비틀어 올리는 동작만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완성할 수 있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도, 운동하러 가는 길에도 모두 잘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이다.

Credit

  • 글/ Katie Intner
  • 사진/ Ellen Fedors,Getty Images
  • 헤어/ Hannah Sodique(David Mallett)
  • 스타일리스트/ Kate Young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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