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ITY
고현정의 눈물, 정우성의 소감
지난주 TV에서 목격한 두 장면을 떠올리며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성차에 따른 이중 잣대를 떠올렸다. 더는 여자를 이유 없이 미워하고 싶지 않다고 다짐하게 됐다.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고현정의 눈물에서 본 것

사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사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정우성의 소감이 남긴 씁쓸함

사진/ KBS 영상 캡처
위의 두 해프닝(?)을 연달아 목격한 지난주 내내 마음이 괴로웠고 혼란스러움에 쉬이 잠에 들지 못했다. 두 장면이 자꾸만 동시에 떠올라 씁쓸했다. 단순 ‘논란’으로 공식 석상에 더는 나오지 못하는 여자 연예인들과 최근 들리는 남자 연예인의 컴백과 재기 소식이 뒤엉킨 채 떠올라서였다. 누군가는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을 논란을 일으키고도 별일 없다는 듯 행동하고, 또다른 누군가는 한 마디 말이나 표정으로 트집 잡히는 일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성별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차이라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었다. 남녀 연예인에 대한 서로 다른 이중잣대 논란은 과거부터 숱하게 지적되어 왔다. 남자 연예인은 음주나 교통사고 뺑소니, 심하면 마약 투여와 성매수로 고개를 숙이지만, 여자 연예인들, 특히 나이가 어린 20대 초반의 여자 아이돌은 칼국수를 몰랐다는 발언이나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해명하고 누군가의 기분을 언짢게 만든 것을 사과한다. 고현정처럼 고분고분하지 않거나 쎈 캐릭터는 루머에 휩싸이거나 활동에 제약이 갈까 두려워한다. 혹은 김숙이나 송은이처럼 아예 스스로가 뛰놀 판을 짜버려야 한다. 여전히 타 남자 연예인과 사귄다는 이유로 써 내려간 어느 여자 아이돌의 사과문에서, 악의적 헤드라인이 난무한 연예 뉴스에서 우리는 여성에게 들이대는 이중 잣대와 그로 인해 내재화하고 학습한 자기검열을 목격한다. 우리는 왜 여자 연예인을 이토록 쉽게 미워하고, 유독 높은 기준으로 재단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쉬이 풀리지 않는다. “연예계는 사회에 만연한 젠더 고정관념이 드러나는 곳이자, 성 역할 고정관념과 판타지가 재현되는 곳”이라는 어떤 여성학자의 분석만이 이에 답을 해줄 뿐이다.
여자를 미워하지 않기로 함
정우성은 단죄하고 고현정은 잘 봐주자는 식의 말을 하고자한 건 절대 아니다. 이 논의는 예술가의 사생활과 예술을 떼어 놓고 봐야 하는가, 도덕적 기준으로 공인을 판단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다른 쟁점이다. 여기서 다루기는 한계가 있다. 그보다 성차별과 여성 혐오를 조장하는 미디어의 행태와 연예인을 바라보는 이중 잣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싶었다. 물론 두 사안을 가지고 구조적 성차별과 여성 혐오를 이야기하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이 아니냐는 비판도 들을 각오는 되어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분명히 존재하는 성차별이 없다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지점에서 2017년에 나온 책 <괜찮지 않습니다>의 저자이자 대중문화 평론가 최지은의 진단은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는 한국 사회를 여성의 외모, 말투, 표정, 행동 모든 것을 세세하게 평가하고 좁은 틀에 맞지 않으면 바로 비난하는 곳으로 진단한다. 틀에 맞지 않는 특정 여성이 욕을 먹거나 비난을 받으면, 같은 여자로 묶여서 함께 욕을 먹지는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으로 종종 여성이 여성에게 더욱 엄격하게 굴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미워하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기에 타인에게 관대해지고 호의적이게 구는 ‘연습’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시에 미디어에서 완벽하지 않은,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앞으로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조언은 뼈아프지만, 충분히 새겨들을 만하다. 더는 여자를 미워하고 싶지 않고, 누구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애꿎은 눈치를 보거나 움츠러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redit
- 사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및 KBS 영상 캡처
2025 가을 패션 트렌드
가장 빠르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셀럽들의 가을 패션
이 기사도 흥미로우실 거예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하퍼스 바자의 최신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