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이 삼성 아트 TV와 함께 아트 바젤 홍콩을 찾은 이유
삼성 아트 TV로 이루어진 ‘아트 큐브’를 직접 경험한 하영의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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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TV DOCENT IN HONG KONG
예술을 전공하고 사랑하는 배우 하영이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아트 바젤 홍콩을 찾았다. 삼성 아트 TV로 이루어진 ‘아트 큐브’를 경험하며, 삼성 아트 TV 도슨트 하영이 직접 써내려 간 기록.

홍콩국제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 주룽반도에서 홍콩 컨벤션센터가 있는 완차이 지역으로 가는 다리를 건너며 생각했다. ‘진짜 홍콩에 왔구나.’ 촬영 스케줄이 매일 있던 요즘. 빌딩 사이의 푸릇한 나무들을 보자마자 오기 전의 걱정은 사라지고 기분이 들떴다. 마지막으로 홍콩에 온 건 7년 전. 대학원을 휴학하고 막 연기에 흥미를 느끼던 시기였다. 문득 비디오아트를 공부하며 영상을 깊이 이해하고 싶어 듣게 된 연기 수업을 시작으로 오늘까지 흘러온 시간이 죽 스쳐 지났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미술 전시 일정을 살피는 건 내 오랜 습관 중 하나다. 수년 전 마이애미 여행을 아트 바젤 마이애미 기간에 맞춰 떠났던 것처럼, 아트 페어는 한자리에서 다양한 작가를 알 수 있는 기회라서 더 좋아한다. 나의 첫 아트 바젤 홍콩이 더욱 기대된 것도 그 때문이다.

삼성 아트 TV로 만난 예술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듯 비현실적인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을 좋아한다. 특히 라이트아트와 미디어아트에 매료된 건, 아마 나오시마 지추미술관에서 제임스 터렐의 설치작품을 본 이후였던 것 같다. 학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회화에만 익숙하던 내가 빛과 어둠 속에서 오직 망막에만 의지한 채 작품을 감상하는 경험을 한 뒤로 완전히 취향이 바뀌었다. 아트 바젤 홍콩이 열리는 컨벤션센터에 도착해 마주한 삼성전자의 전시 공간 ‘아트 큐브’는 내 취향과 맞아떨어진 곳이었다. 평소 좋아하던 이건용 작가의 디지털 작업뿐만 아니라 삼성 아트 TV 속 아트 스토어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야 울포크(Saya Woolfalk)의 작품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타지와 공상과학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사야의 작품은 익숙한 듯한 숲의 풍경을 그리는데도 언젠가 꿈속에서 본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북적이는 전시장이었지만 명상의 시간을 갖듯 작품을 감상했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삼성 아트 스토어의 폭넓은 작품 스펙트럼. 삼성 아트 스토어 큐레이터 다리아 브릿 그린과 대화를 나누며, 고전이나 명작만을 디스플레이 해놓았을 거라는 편견이 무너졌다. 해마다 다양한 미술관과 협업해 3천여 점 이상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꼬박 이틀을 아트 바젤 페어장 곳곳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삼성 아트 큐브 전시장에 머물며 느낀 건, ‘나 진짜 예술을 좋아했지’ 하는 새삼스러운 사실이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갖게 된 뒤 어느 순간 연기에만 집중해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렇게 전전긍긍 앓던 마음을 치유 받은 기분이랄까. ‘이 작가의 이런 작품을 알 수 있어 너무 좋다’ 같은 순수한 감정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찾은 화실, 예중과 예고를 다니던 시절 친구들과 매일 놀듯이 그림 그렸던 시간들도. 잊고 있던 행복을 발견한 느낌이었다.글/ 하영 에디터/ 안서경

매일 집에서 만나는 아트
얼마 전 가족과 함께 사는 집 근처에 조그마한 원룸 작업실을 얻었다. 대본 연습도 하고, 모니터링도 하고, 혼자만의 충전을 위해 마련한 공간. 가끔 그림도 그린다. 대본을 보다가 어떤 감정이나 동작일지 막연할 때 구석구석 스케치를 하면 문제가 풀리듯 스르륵 와닿는다. 상처를 받는 신에선 고슴도치의 뾰족한 털을 그리기도 하고. 작가가 글로 쓰면 감정이 해소되듯이 내겐 이미지나 색깔이 말이나 글보다 더 잘 와닿을 때가 분명 있다.
오래된 TV를 두던 자리에 더 프레임을 들였다. 새카만 화면을 보는 게 싫었는데 아트 모드를 켜두면 TV 전원을 꺼 두었을 때에도 좋아하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정서적으로 환기가 되는 것 같다. 가보고 싶은 뮤지엄을 상상하기도 하고, 즐겨 가던 모마(MoMA)에 걸린 작품을 살펴보기도 하고. 그날그날 원하는 무드나 키워드에 따라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 빛 반사가 적은 매트 디스플레이의 자연스러운 질감 덕에 눈이 피로하지도 않고, 모니터링할 때도 훨씬 몰입감이 느껴진다.
배우가 된 지금,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예술이 나라는 하나의 텃밭을 잘 가꿔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의 나라면 이해할 수 없는 감정, 역사적인 사건, 종교와 정치 같은 경계를 다 넘도록 해준 게 예술이니까. 어떤 방향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를 먼 곳으로 데려다 놓을 수 있는 매력 때문에 나는 연기를, 예술을 사랑하는 거겠지. 홍콩에서 돌아와 이 글을 쓰며 그 생각을 내내 했다. 이제 다시 영감을 충전해 연기할 시간! 가뿐한 마음으로 촬영장에 가볼 셈이다.
아트 스토어
※ 아트 스토어 내 모든 작품은 멤버십 가입 후 이용할 수 있음. 월간 멤버십 요금제: 5천500원, 연간 멤버십 요금제: 5만5천원.(부가세 포함)
※ 아트 스토어의 예술작품은 사전 고지 없이 변경될 수 있으며 아트 스토어 서비스는 일부 지역에 따라 지원되지 않을 수 있음.
아트 모드
※ Wi-Fi와 삼성 계정 로그인이 필요함. 모든 콘텐츠를 사용하기 위해선 아트 스토어 구독이 필요함.
Credit
- 글/ 하영
- 사진/ 이신재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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