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RM이 [바자]와 주고 받은 편지
좋은 아티스트와 뮤지션,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향상심(向上心) 그러나 언제나 적당히 철없고 순수한 소년의 모습으로…. 자신만의 깊이를 보여주는 방탄소년단 RM, 그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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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JOURNEY
좋은 아티스트와 뮤지션,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향상심(向上心) 그러나 언제나 적당히 철없고 순수한 소년의 모습으로…. 자신만의 깊이를 보여주는 방탄소년단 RM, 그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다.

스트라이프 디테일 셔츠, 팬츠, 에비에이터 선글라스, 로퍼는 모두 Bottega Veneta.

셔츠, 인트레치아토 레더 햇, 타이, 장갑은 모두 Bottega Veneta.

셔츠, 팬츠, 레더 타이, 장갑, 인트레치아토 위빙 디테일의 ‘겟어웨이 24 아우어’ 백은 모두 Bottega Veneta.

레더 블루종, 데님 팬츠, 인트레치오 위빙 디테일의 라지 사이즈 ‘까바’ 백, 첼시 부츠는 모두 Bottega Veneta.

스트라이프 디테일 재킷, 저지 톱, 템플이 귀고리처럼 연출되는 에비에이터 선글라스는 모두 Bottega Veneta.

‘트라이베카’ 톱 핸들 백은 Bottega Veneta.

레더 코트, 레이어드한 스웨이드 레더 소재의 인트레치아토 셔츠, 탱크톱, 레더 팬츠는 모두 Bottega Veneta.

와일드한 애니멀 패턴 코트, 셔츠, 데님 팬츠, 로퍼는 모두 Bottega Veneta.
RM으로부터 편지가 도착했다.
하퍼스 바자 지금 제가 이 질문지를 적고 있는 곳은 대한민국 서울이고, 폭염이 시작된 7월의 초입입니다. 답변을 적어 내려가는 당신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당신은 현재 어디에 있고 어느 때에 있는지, 또 어떤 모습인지요? 오늘 하루는 어땠습니까?
RM 미국 LA의 스튜디오에서, 막 첫 곡 아이디에이션을 마치고 테라스에 앉아있습니다. 에너지를 너무 써서 다리가 후덜덜하네요. 오후 7시, 여긴 습도도 낮고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오늘 하루는, 글쎄요. 1년 반 만의 창작이라 설레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네요.
하퍼스 바자 <바자>와 함께한 표지 촬영은 어땠나요?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는 만큼, 초반엔 살짝 어색해하는 듯한 인상을 받기도 했어요.
RM 옛날엔 포토제닉해지고 싶어서 혼자 거울을 보면서 엄청나게 많은 표정과 포징을 해본 기억이 나요. 지금은 사진을 찍히는 일이라는 게 좀 더 무겁고 어렵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힘을 얼마나 빼야 할지 내 무드와 태도는 어때야 하는지…. 그래도 제가 <바자>의 기사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보테가 베네타 스태프 분들도 너무 친절하시고, 목정욱 사진가와의 작업이라 그나마 편안할 수 있었습니다.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고 하나의 브랜드를 대표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도 막상 해내고 나니까 뿌듯합니다. 즐거웠어요.
하퍼스 바자 2년 전쯤이죠.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른을 앞둔 지금, 스무 살 때보다 지금의 나를 더 좋아한다. 이제 나는 1년 반 동안 군 복무를 하게 될 텐데, 이는 모든 한국 남성의 인생에서 큰 사건이다. 그리고 그 후 나는 분명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부디 더 나은, 더 현명한 사람이기를 바란다”라고 말한 적 있습니다. 지금 당신은 그때의 예상과 얼마나 같고 다른가요? 더 나은 사람,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나요?
RM 지난 시간 동안 무언가를 많이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어요.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 전 1년 동안 <Right Place, Wrong Person>이라는 앨범을 만들면서 고민하고 방황한 탓도 있을 거고요. 더 나은 사람,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된지는 잘 모르겠지만 더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은 합니다. 그게 썩 멋진 일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퍼스 바자 2년 전보다 자기 자신을 더 좋아하게 되었나요?
RM 저에게 저 자신은, 여전히 너무 좋다가 너무 싫다가 해요. 그건 똑같습니다.
하퍼스 바자 음악가는 자신의 감성과 생각을 언어적이면서 동시에 비언어적인 결과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죠. 요즘 당신의 머릿속엔 어떤 키워드가 떠다니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언급한 단어나 문장이 언젠가 음악으로 변주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묻습니다.
RM 많은 걸 잃어버린 만큼 다시 많은 걸 쥘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 두 주먹을 꽉 쥐고 있으면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더 쥘 수가 없겠죠. “No man is an island.”라는 속담도 떠오르는데요. 역시 사람은 고립된 섬으로 살아갈 수 없달까요. 섬이고 싶지만 섬일 수 없달까요. 사실 요즘은 제가 섬이고 싶은 지도 잘 모르겠네요.(웃음)
하퍼스 바자 팝스타 RM과 청년 김남준. 이 두 자아는 어떻게 그 균형을 유지하나요?
RM 한 친구가 그랬습니다. 자기는 ‘언더커버’를 가장 끝까지 잘 하는 사람들이 제일 흥미롭고 멋지다고요. 저도 그렇다면서요. 비유하자면 낮에는 경찰, 밤에는 도둑 그런 거겠지요. 그 말이 큰 위로가 됐습니다. 전 둘 다 흥미롭거든요. 예전에는 ‘균형’이라는 단어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이제는 저의 여러 가지 양면적인 요소를 양쪽 끝까지 밀고 나가보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우선순위는 없습니다. 둘 다 잘해보기로! 그러면 저절로 균형도 맞춰지지 않을까 바라면서요. 여기서 지치면 저기서 위로받는 거죠. 혹은 그 반대로도요.
하퍼스 바자 그러면 양면의 RM 혹은 김남준이 가장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RM 공적으로는 언제나 같습니다. 공연할 때, 앨범을 막 냈을 때. 스스로 가장 좋아하고 떳떳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섰다고 느끼기 때문인 듯해요. 사적으로는, 좋아하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스스럼없이 진실한 인간에 가까워진다고 느낄 때입니다. 혹은 아무도 저를 알아보지 못하는 곳에서 제가 원하는 것들을 할 때. 아마도 여행이 그러한 순간에 가장 가까울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또, 오래는 못 즐기고 금방 집에 돌아오고 싶어지긴 해요. 반대로 다시 창작이란 일을 시작하고 나니까 요새는 그 덕분에 살아 있는 것 같다고 느껴요.
하퍼스 바자 혼자서 자기 삶의 지도를 완벽하게 그리는 인간은 없다고 하죠. 최근 당신의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된 말이나 장면은 무엇인가요?
RM 정명훈 선생님의 클래식 공연에 다녀왔는데, 제대로 된 클래식 공연은 아주 어렸을 때 빼고 처음이었습니다. 전혀 다른 분야에 속한 사람들의 열정적인 연주와 색다른 진행 방식이 참 흥미로웠고, 결론적으로 감동받았습니다. 끝나고 선생님께서 ‘like’과 ‘love’의 차이가 무엇인지 물으셨어요. 지면으로 쓰기는 좀 어려운데, 당신은 소리를 다루는 사람이라 ‘like’는 그냥 “I like you”고, ‘love’는 “I looooo~~~~ve you”라면서 성악 발성으로 러ㅡ브를 길게 늘리셔서 발음하셨는데 너무 재미있는 답변이다 싶었습니다. 여러분의 like와 love, 혹은 좋아함과 사랑함의 차이는 무엇인지도 궁금해졌습니다.
하퍼스 바자 당신은 본인 스스로 예술가이고 또 누구보다 신실한 예술 애호가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당신의 내면에 무언가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당신을 이토록 오랫동안 꾸준히 예술세계에 머물게 만드나요? 질리지는 않나요?(웃음)
RM 제일 재미있어요. 뭐니뭐니해도 재미있는 게 최고죠.(웃음) 저는 늘 타인을 궁금해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궁극적 표현 양식이며, 먹고사는 것 다음인 예술의 양태가 흥미로워요. 사람마다 혹은 매체마다 그 예술의 결이 저마다 다른 것도요. 제가 정명훈 선생님의 클래식 공연을 보면서 감동을 느낀 것처럼 말입니다. 요약하자면, 제가 여전히 예술세계에 머무는 이유는 재미와 소명, 사랑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하퍼스 바자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에게도 그렇지만 당신 개인에게 ‘향상심’은 중요한 키워드 같습니다. 저에게 흥미로운 점은, 그 향상심이 단순히 ‘좋은 음악가가 되고 싶다’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로 읽힌다는 것입니다. 좋은 사람은 착한 사람일까요? 좋은 사람에 대한 당신의 정의가 궁금합니다.
RM ‘좋은 사람’의 정의는 모두들 다를 거고, 제가 느끼고 감지하는 것도 다를 거예요. 하지만 좋은 사람들은 스스로 의심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정말 좋은 사람인지, 좋은 어른인지를요. 가끔은 이 모든 걸 초월하고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게 살고 싶다는 충동이 들지만…. 장자나 노자도 ‘도’를 말하기 위해 그 두꺼운 책을 수반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구성하는 의심과 향상심이 좋은 사람의 조건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거기에 소년처럼 적당히 철없고 순수하다면 최고로 매력적일 것 같아요!
하퍼스 바자 스스로의 양면을 끝까지 밀어붙여보기로 했다고 하니 궁금합니다. 당신을 구성하는 씨실과 날실은 무엇인가요?
RM 세상과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마음과 그 반대의 마음. 정과 반. 테제와 안티테제.
하퍼스 바자 처음 RM이라는 음악가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2016년 발표한 당신의 자작곡 ‘Reflection’이라는 곡 덕분이었습니다. “나는 이 영화가 너무 재밌어 / 매일매일 잘 찍고 싶어”와 “나는 자유롭고 싶다 / 자유에게서 자유롭고 싶다”는 구절에 충격적으로 공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자기 영화를 잘 찍고 싶은 이들이라면 모두 그랬을 거예요. 저는 이 곡을 다시 재생하면서 줄곧 궁금했던 몇 가지 질문으로 편지를 끝맺고자 합니다. 당신의 영화는 어떤 장르인가요? 그 영화에 어떤 제목을 붙일 수 있을까요?
RM 저라는 사람의 영화는 코미디나 희극을 가장한 다큐멘터리 같아요. <이럴 줄 알았지>라는 제목을 붙여주고 싶습니다. 뚝섬에 서 있던 그때의 저를 만나면 이렇게 말해줄 것 같거든요. 어찌어찌 지나가더라. 이럴 줄 알았지 않냐. 내가 미래에서 친구 해줄게.
하퍼스 바자 그는 자유에게서 자유로움을 찾았나요?
RM 저는 그냥 자유에게서 자유롭고 싶다, 이렇게 평생 중얼거리며 살 것 같아요. 아,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아직 오지 않았답니다. 감독도, 하느님도 몰라요!
뭐니뭐니해도 재미있는 게 최고죠.(웃음) 저는 늘 타인을 궁금해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궁극적 표현 양식이며, 먹고사는 것 다음인 예술의 양태가 흥미로워요.

재킷, 저지 톱, 팬츠, 에비에이터 선글라스, 그레인 가죽 소재의 ‘안디아모’ 메신저 백, 로퍼는 모두 Bottega Veneta.

‘트라이베카’ 톱 핸들 백은 Bottega Veneta.

인트레치아토 스웨이드 레더 블루종, 탱크톱, 위빙 레더 팬츠, 로퍼는 모두 Bottega Veneta

스트라이프 디테일 셔츠, 팬츠, 에비에이터 선글라스, 로퍼는 모두 Bottega Veneta.

인트레치아토 스웨이드 레더 블루종, 탱크톱, 위빙 레더 팬츠는 모두 Bottega Veneta.

셔츠, 팬츠, 레더 타이, 장갑은 모두 Bottega Veneta.

내추럴 포니 레더 코트, 레이어드한 스웨이드 레더 소재의 인트레치아토 셔츠, 탱크톱, 레더 팬츠는 모두 Bottega Veneta.

인트레치아토 레더 재킷, 레더 셔츠, 타이는 모두 Bottega Veneta.
※ 화보에 촬영된 제품은 모두 가격 미정.

유태근의 작품 <월송야정(月松夜靜)>, 2025, 한지·먹·옻칠·밀랍, 576×214(cm).
Credit
- 사진/ 목정욱
- 헤어/ 한솜
- 메이크업/ 김다름
- 스타일리스트/ 김영진
- 세트 스타일리스트/ 권도형(ONDOH)
- 병풍 협찬/ <월송야정(月松夜靜)> ⓒ 메타포서울, 모리함
- 어시스턴트/ 김진우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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