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 키즈 승민과 버버리의 '첫' 만남
초 여름 풍경 속, 말간 얼굴의 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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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THE RAIN
폭우가 지나간 자리. 비는 그쳤고, 공기는 촉촉하며, 짙은 녹음의 내음으로 가득하다. 성큼 다가온 초여름 풍경 속, 말간 얼굴과 소년미를 지닌 스트레이 키즈의 승민을 만났다.

트렌치코트, 체크 셔츠, 팬츠, 로퍼, 우산은 모두 Burberry.

재킷은 Burberry.
하퍼스 바자 오늘 촬영은 어땠나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하는 얄궂은 날씨였는데요.
승민 시작할 때만 해도 비가 많이 내려서 걱정했는데, 중간에 거짓말처럼 날이 개서 오늘 촬영이 꼭 운명처럼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촬영 장소가 마음에 들었어요. 실제로 요즘 제 휴대폰 배경화면이 딱 이런 풍경 사진이거든요.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며) 알프스 산자락 아래 뛰노는 소들…. 이렇게 탁 트인 공간에서 하루 종일 가만히 누워서 동물들 구경하고 맥주 한 캔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마침 제가 좋아하는 배경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서 어찌나 신기하던지. 게다가 버버리와 함께해서 더 좋아요. 평소에 버버리의 아웃도어 의류를 즐겨 입었거든요. 트렌치코트는 말할 것도 없고요 제가 데뷔하고 나서 처음으로 산 명품 아이템도 버버리 카드 지갑이었어요.
하퍼스 바자 스트레이 키즈의 메인 보컬이죠. 지금까지의 활동을 보면 노래에 진심이란 게 확연히 느껴지더라고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꾸준히 보컬 레슨을 받고 있다고 들었어요. 요즘은 무얼 연습하고 있나요?
승민 노래를 처음 배울 때는 계산을 한다고 해야 할까요? 가사지가 있으면 숨 쉬는 구간까지 체크해서 깜지를 만들고, 이 구간에서는 어떻게 부르고 저 구간에서는 이런 감정을 넣어야 하고…. 그렇게 연습했어요. 요즘은 그런 기록 없이, 제 안에서 갈고닦은 것들을 토대로 저만의 해석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노래 잘한다’보다도 ‘뭔가 다르다’는 칭찬을 들었을 때 더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하퍼스 바자 보컬리스트로서 본인의 스타일을 어떻게 정의하고 싶어요?
승민 추상적이긴 한데요. 제가 요즘 추구하는 건, 감정이라는 호수에 노래라는 자그마한 돌로 물수제비를 튀겼을 때 그 노래가 끝날 때까지 물수제비가 이어지는 거예요. 그 잔잔한 파문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으면 해요. 이런 이유로 감정 표현에 있어서도 전보다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슬프면 울고, 화나면 화내고…. 저 원래는 되게 참는 성격이었거든요. 종종 알아차리는 팬들이 있는 걸 보면, 이런 저의 변화가 서서히 노래에도 묻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하퍼스 바자 좋은 가수가 되는 데 있어서 재능과 노력이 각각 어느 정도 작용할까요?
승민 재능 10, 노력 90이라고 생각해요. 해가 지날수록 가수의 태도가 노래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실감해요. 제가 아무 생각 없이 부르면 듣는 사람도 아무것도 못 느끼더라고요.

체크 후드 재킷, 테일러드 재킷, 터틀넥 톱, 팬츠, 로퍼는 모두 Burberry.

트렌치코트, 체크 셔츠, 체크 팬츠, 로퍼는 모두 Burberry.재킷, 티셔츠, 버뮤다 팬츠, 클로그는 모두 Burberry.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트렌치코트는 Burberry.
하퍼스 바자 지금의 승민도 1할의 재능과 9할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나요?
승민 저는 더해요.(웃음) 거의 재능 5, 노력 95 정도랄까요. 저는 하루만 연습을 걸러도 바로 티가 나거든요.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땐 메인 보컬도 아니었어요. 어렸을 때도 노래로 남들 앞에 섰던 기억이 없어요. 흔히 유명한 가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특출나게 노래를 잘 해서 오디션에 나가거나, 학예회에서 눈에 띄었던 일화가 있잖아요. 저는 그냥 좋아하는 만큼 듣고 좋아하는 만큼 애쓰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뮤즈를 들으면서 막연하게 밴드 보컬을 꿈꿨고, 김동률 선배님을 들으면서 문자 그대로 가슴이 찡하다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됐어요. 연습이 참 좋은 게, 벽을 마주하고 하나하나 그 벽을 넘어설 때의 뿌듯함이 있거든요. 실전에서 매번 좋은 결과를 낼 수는 없지만 연습을 통해 나름의 확률을 높여가는 거죠.
하퍼스 바자 뮤즈와 김동률이라니 아날로그 감성이군요.(웃음)
승민 제가 진짜 느린 편이거든요. 휴대폰엔 틱톡도 없고 쇼츠도 잘 안 봐요. 새 물건보다 오래된 것 좋아하고요. 세상이 너무 빠른 것 같아요. 마음을 쏟지 않아도 뭔가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시대잖아요. 번역만 해도 AI에게 맡기면 순식간이죠. 물론 효율적인 시스템이지만 저는 그보단 진정성을 찾는 쪽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애늙은이 같다는 얘기도 자주 들어요. 뭐 어쩌겠어요, 제 취향인데.(웃음)
하퍼스 바자 그래서 일기도 쓰는 거고요?
승민 2017년부터 연습 일지를 썼거든요. 당시엔 오늘 뭘 배웠고 내일 뭘 배워야 하는지 기계처럼 적었는데 이제는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요즘엔 일기장에 제 감정을 써 내려가요. 아무리 자질구레한 내용이어도 나중에 다시 보면 그 무렵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 도움이 되더라고요. 휴대폰 메모장을 활용해도 될 테지만 종이와 펜을 고집해요. 일기를 쓰는 시간이 매일 밤, 책상에 앉아서 5분이라도 제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회이니까요. “오늘은 쓰기 싫다. 그냥 잔다”라고 적을지언정 아무리 피곤해도 두 줄이라도 꼭 쓰고 자요.
하퍼스 바자 어제의 일기를 한 구절 들려주세요.(웃음)
승민 “내일은 아주 중요한 날이므로 팩을 붙였고 지금 너무 졸리지만 이렇게 펜을 들고 있다”로 시작해요. 정말 아무 말 다 적죠?(웃음)

재킷, 팬츠, 체크 스니커즈는 모두 Burberry.

체크 후드 재킷, 테일러드 재킷, 터틀넥 톱, 팬츠, 벨트는 모두 Burberry.

체크 재킷은 Burberry.

스웨터, 카고 팬츠, 벨트는 Burberry.
하퍼스 바자 저는 요즘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지가 그 사람에 대해 꽤 많은 걸 설명해줄 수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최근 승민의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해요.
승민 원래 한 곡에 빠지면 질릴 때까지, 아니 감정이 다할 때까지 그것만 들어요. 그래서 제 플레이리스트는 항상 짧고 간결해요. 요즘은 아리아나 그란데의 ‘Twilight Zone’이라는 노래를 일주일 넘게 듣고 있어요. 제가 원래 상상에 약한 타입이에요. MBTI가 직관형(N)이 아닌 감각형(S)이거든요. 그럼에도 이 곡은 상상을 가능하게끔 만드는 곡이라 신기해요.
하퍼스 바자 안정추구형이고요? 스트레이 키즈 멤버들 왈, 승민은 하나에 꽂히면 끝까지 가는 타입이라고 하더라고요.
승민 불안을 잘 못 견디는 편이에요. 안정 최고.(웃음) 야구든 노래든 하나에 빠지면 어지간해선 싫증내지 않고 쭉 가요. 인간관계도 그래요. 한번 연이 닿으면 그 사람과 끝까지 관계를 가져가고 싶어요. 지금 저의 가장 친한 친구들도 초중고 시절 친구들이에요. 의리 빼면 시체입니다.(웃음) 저는 한번 곁에 둔 사람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요.
하퍼스 바자 모든 사람은 자신이 10대 시절 좋아한 밴드의 티셔츠를 입고 다닌다고 하죠. 다시 말해서, 사람은 10대, 20대 시절 즐겨 들은 음악으로 평생을 사는 것도 같아요. 나중에 돌아보면 어떤 곡이 본인의 주제곡이 될 것 같아요?
승민 제가 만든 ‘그렇게, 천천히, 우리’가 아닐까 싶어요. 제 20대를 가장 잘 표현하는 곡 같아요. 다른 노래를 고르고 싶지만 이 노래가 저에게는 남다른 의미라서요. 무엇보다 가사를 정말 힘들게 썼거든요. 인정받고 싶고, 인정하기 싫은 순간의 제 모습을 꺼내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그만큼 저를 담은 곡이에요. 이 곡 뮤직비디오의 화면 비율이 16대 9가 아니라 4대 3인 이유도 어린 시절 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에요.
하퍼스 바자 이 노래 도입부의 “잘해 보려고/ 앞만 보고 달리다가/ 넘어져 버렸고/ 결국엔 뒤처지고 말았지/ 왜 하필 나만 이래”라는 가사가 본인에겐 “인정받고 싶고, 인정하기 싫은 순간”이었겠죠?
승민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운 말들, 마음속에 담아둔 감정들, 나만 알고 있는 이야기들요. 당시 저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가사에 담았어요. 혼자만의 성장 스토리라고 생각하고 지나갔을 수도 있겠지만 한번 용기를 내봤어요. 저도 여러분과 똑같은 생각을 했었고 여러분도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위로하고 싶었거든요.
하퍼스 바자 음악이 일상이고 일상이 곧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쪽인가요? 아니면 무대 밖에 진짜 삶이 있다고 생각하는 쪽인가요? 오늘의 대화를 추측해보건대 승민이란 보컬리스트는 전자에 해당할 것 같아요.
승민 무대 밖에서 음악을 대했던 마음을 무대 위에서 올곧게 표현하고 싶어요. 꼭 음악이 아닐지라도 제가 좋아하는 일상을 사는 것도 음악에 대한 제 마음을 더 풍부하게 증폭시키는 일이라고 믿고요. 저는 제가 하는 음악과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싶진 않아요. 가수 승민이 곧, 사람 승민일 거예요.

레더 재킷, 셔츠, 팬츠, 벨트는 모두 Burberry.

재킷, 티셔츠, 버뮤다 팬츠, 클로그는 모두 Burberry.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나일론 재킷, 스웨터, 팬츠, 벨트, 로퍼는 모두 Burberry.

재킷, 피케셔츠, 팬츠, 레인 부츠는 모두 Burberry.
Credit
- 인터뷰/ 손안나
- 사진/ 김희준
- 헤어/ 이일중
- 메이크업/ 안성희
-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송현수
- 세트 스타일리스트/ 권도형(Ondoh)
- 어시스턴트/ 장혜린
- 디자인/ 한상영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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